예비 측정

투덜일기 2015. 12. 17. 04:10

올해가 2년마다 돌아오는 건강검진 받는 해인데 1년 내내 차일피일 미뤘다. 근육량을 좀 더 늘인 다음에 받아야지, 체중도 좀 더 줄인 다음에 받아야지, 운동을 좀 더 빡시게 한 다음에 예약해야지... 그러면서. ㅋㅋ


그러다 어느새 12월. 올해 안에 받을까 말까, 1월까지는 연장해서 받을 수 있다는데 괜히 분주한 연말 보내고 나서 연초에 조신한 마음으로 받을까.. 괜히 머리아프게 고민하다가 지난주에 검진센터에 일단 전화를 걸었다. (예약 전화 전화 걸기 싫어서 검진이 미뤄졌을 수도 있다. 어휴...  전화기피증은 점점 더 심해진다.) 연말에 검진자가 몰려서 올해 안에 스케줄 못잡으면 하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할 작정이었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안 몰렸는지, 주말만 아니면 평일엔 12월 말에도 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희소식. 그러나 막상 날을 잡고보니 24일이다. +_+ 크리스마스이브에 건강검진. ㅋㅋ 웃기지만 뭐 상관없다. 기독교인도 아니고 별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막상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생각해보니 걱정이 됐다. 체중이랑 근육량이랑 혈압이랑 이젠 다 정상일까 어쩔까. 2년전엔 혈압 때문에 골치가 아팠었는데... (집에서나 엄니 따라간 병원에서 재면 정상이라규~!!)


건강하게 몸 챙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작년에 등산을 시작했다면, 올해는 스마트폰 앱을 깔아놓고 1월부터 매일 운동을 병행했다. 하루도 안빠졌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스쿼트, 플랭크, 런지, 팔굽혀펴기... 등등이 골고루 들어가 있는 근력운동을 나름 꾸준히 했다. 일본 여행 가서도 했을 정도니 뭐... 


그래서 근육이 얼마나 생겼나  더 궁금한 마음이 들어, 예비 측정 삼아 오늘 구청 보건소 체력측정실에 내 발로 찾아갔다. 거기 가면 예약 안하고도 체성분 분석을 받을 수 있다기에 연초부터 가야지 가야지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연말에나 실천하게 된 것.


역시나 쫄았는지, 아니면 너무 운동을 빡시게 하고 가서(좀 많이 걸은 데다 6층까지도 계단으로 그냥 올라갔다) 혈압은 금방 안 내려갔다. 집에서 재면 정상이라고 우겨서 일단 무시하기로 하고, 체성분 분석기계에 올라갔다. 


ㅠ.ㅠ 키는 0.5센티미터 줄은 걸로 나와서 처음부터 속상했는데 ㅎㅎ 신체나이가 '무려 5살' 어리게 나와서 다시 희희낙락. 체중과 체지방량은 2년 전에도 적정수준이었으니 그렇다치고, 부족했던 근육량이 드디어 '적정 범위'에 들었다. 야호! 운동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로군.


그런데 하체에 비해서 팔근육이 심히 부족하댄다. 평균 미달 수준.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의 근육량도 차이가 심하고... 덤벨 운동이랑 팔굽혀 펴기를 좀 더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짝다리도 조심하라고. 쳇. 혼자서 근력운동을 한 폐해인가? 아니다... 등산 가보면 밧줄에 매달릴 때 팔 힘도 많이 늘었다고 느끼지만, 등산이야 기본적으로 전신+하체 강화운동이지 뭐. 팔 운동 할 때는 좀 설렁설렁 한 게 사실이다. 


째뜬 신체나이가 젊어진 게 어디람! 2년전엔 한살 더 많게 나왔었는데.. ㅎㅎㅎㅎ 남은 일주일간 위험스러운 송년모임이 2번이나 더 있긴 하지만, 조심조심 술과 과식을 멀리하며 잘 버텨봐야겠다. 이렇게 건강에 신경쓰는 걸 보면 확실히 늙었구나 웃기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아픈 것보다는 낫겠거니... 하련다. 졸지에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건강염려증이 막 도지는 것 같기도 하고. ㅠ.ㅠ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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