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의 달 5월

투덜일기 2015. 5. 26. 16:26

정신없이 사느라 잊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만난 프리랜서 친구가 종합소득세 신고했느냐고 물었다. 잉? 난 우편물도 안왔던데? 우편물 안 왔더라도 홈택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신고할 수 있으니 어서 하라는 충고였다. 하지만 뭐든 질질 끌다가 막판에나 겨우 하지 않으면 마감일을 넘기기 일쑤인 내가 행여나 일찍, 공식 우편물도 날아오기 전에 세금신고를 할 리가 없다. 마지막주에 하면 되겠거니 그냥 또 잊고 있었더니 주말 직전에 우편물이 드디어 도착했다.


나는 간편장부 대상자라 세무서에 갈 것도 없고 그냥 인터넷으로 신고하면 되니까 얼마간 끙끙대면 되겠지 했더니, 오지랖 넢은 친구가 주말에 또 문자를 보냈다. 이번에는 신고양식이며 시스템이 다 바뀌어서 더 헷갈린다, 나중에 헤매다 기한 넘기지 말고 얼른 신고해라...  그렇다면 오케이. 조금 전 점심 먹고 분연한(?) 마음으로 홈택스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친구 말이 맞았다. 작년까지는 지들이 다 알아서 기입해놓은 총 수입액의 명목을 눌러, 총액이 맞는지 아닌지 자체 확인할 수도 있고, 항목별로도 링크가 많이 되어있어서 기부금 공제 항목도 영수증만 있으면 본인이 따로 입력이 가능했는데 그런 게 죄다 사라졌다! 게다가 시스템이 죄다 바뀌었는지 원래 회원인데도 재가입해서 로그인하라고 하고, 비회원로그인도 가능하다지만 메뉴가 제한되고 아우 불편해!! 

 

하는 수없이 통장 2개의 1년치 수입액을 다 뽑아 계산해서 맞춰보고, 기부금공제는 그냥 포기했다. 기부금공제를 받으려면 별지 서식 45호를 작성해서 세무서에 제출하라는데, 별도 증빙서류 제출해야하면 인터넷 신고할 때도 작성할 수 있게 해야지 뭐냐!!! 일단 신고서를 제출하고 나서 증빙서류 제출하라는 메뉴가 있긴 하지만 거긴 기부금 공제 서식이 생성되지 않았다. 기부금은 아예 공제해주지 않겠다는 꼼수가 아니고 뭐냣! 5월에 세무서 가면 얼마나 줄을 오래 서서 기다려야하는데... 그러고도 전자신고하라고 한쪽 구석에 있는 컴퓨터로 내몰기 일쑤... 옜다 먹고 떨어져라 하는 마음으로 그냥 기부금 공제는 빼고 신고를 마쳤다.


부양가족 공제도 없지(울 엄마는 막내동생이 부양가족으로 신고하는 게 관례), 자녀공제도 없지, 출산, 입양 공제도 없지.... 이번에 공제되는 거라고는 표준세액공제 7만원이랑 전자신고 공제 2만원뿐이다. +_+ 젠장젠장... 째뜬 알량하게나마 원천징수로 뜯어갔던 세금 환급되는 거나 기다리는 수밖에. 작년 내가 벌어들인 수입을 확고하게 '숫자'로 확인하는 이 맘때는 참으로 마음이 참담하다. 이거 벌자고 노상 밤새고 있는 거구나 내가... ㅎㅎㅎ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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