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서전

투덜일기 2014. 6. 19. 23:46

와우북페스티벌 말고는 '도서전'이라 이름 붙인 대규모 행사장엘 가본지 한참되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노상 말이 '국제'지 프랑크프루트나 시카고에서 봤던 국제도서전과는 정말 비교도 되지 않는 소규모 국내잔치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주로 아동도서 할인전에 그치고 마는 꼬라지를 하도 많이 봐서, 언제부턴가는 아예 안가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었다. (오늘로서 과거형이다 ㅋㅋ)


도대체 몇년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암튼 오늘 도서전 당번이니 놀러오라는 문자를 어제 오후엔가 받고는 웬일인지 혹했다. 진짜로 도서전에 혹한건지 코엑스 갔다가 강남역 올케의 옷가게 들를 생각에 혹했는지 암튼 그건 그냥 잘 모르는 걸로 넘어가기로 하자. 하여간 역시나 수년만이 틀림없는 삼성동 코엑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온통 공사판이잖아!


상경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강북촌년이 오랜만에 강남 번화가에 가면 꼭 그렇게 된다) 티를 팍팍 내면서 도서전이 열리는 전시장을 찾았다가 또 놀랐다. 아니 입장료를 받아??? 언제부터? 미친 거 아닌가? -_-" 그것도 3천원씩이나!! 아 진짜, 티켓값 아까워서 안들어가고 싶었는데 사들고 간 빵이랑 음료수가 아까워서 참았다.


듣자하니 사전등록제로 미리 신청을 했거나, 이벤트 같은 거에 당첨됐거나 코엑스 멤버(? 뭐하는 건지는 모름)거나 출판계, 언론계 종사자들은 공짜로 출입도 가능한 모양이던데 아 뭐야! 하여간에 티켓을 사야하는 나는 짜증이 났다. 공짜로 어서옵쇼 해도 흥행이 될까말까, 고민해야 하는 처지인 것 같은데 아주 잘들 나셨다. 나를 부른 출판계 종사자에게 들으니, 서울 도서전에서 입장료 받은지 꽤 됐단다. 하기야 예전에 무료입장일 땐, 아주 더 도떼기 시장이었고 공짜로 나눠주는 캔버스백이나 기념품 가져가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엄청 많긴 했다. 정신 사나워서 별로 돌아보지도 않았지만, 이번엔 무료 홍보물 나눠주는 데는 별로 없는 듯. 똑같은 물건이나 부채 들고 돌아댕기는 사람 못본 것 같다.


째뜬 혹시 책을 사게될지도 모른다 싶어서 배낭을 매고가긴 했지만, 지인과 헤어지고 나자 입장료 3천원의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ㅠ.ㅠ 결국 가을에 와우북페스티벌 하면 가서 사야지 마음먹었던, 컬러화보 많이 들어간 비주얼용 자료도서를 마구 골랐다. 30퍼센트 할인에다 7만원 넘으면 무료택배 서비스...  에효.. 내가 그렇지 뭐.


지난번 중고책들을 54권 정리하고 잠시나마 뿌듯해했으나 오늘의 지름으로 또 새책이 10권 생겼다. 그나마 시간이 없어서 후딱 전시장을 나왔으니 망정이지 좀 더 돌아다녔더라면 3천원 본전 생각하다 계속 질러댔을지도 모르겠다. 브로셔를 보니 저자와의 대화에서 몇몇 호기심이 가는 인물들이 있긴 하지만, 절대 또 가지 않을 걸 안다. 입장권 한번 팔아준 것도 억울한데!


아무려나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적어두자면 서울도서전은 22일까지. 평일엔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8시. 마지막날 일요일은 5시에 끝난다고. 대체로 신구간을 30% 할인해서 살 수 있고, 반품되어 온 책들을 저가에 판매하기도 한다. 전시 부스를 다 안돌아봐서 무슨 출판사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대형 출판사는  당연히 다 나왔고 (입구에 다 몰려있다) 아동서적 출판사도 빠지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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