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책

책보따리 2014. 6. 3. 15:27

책보따리 폴더에 독서후기는 하나도 안 올리고 뜬금없이 중고로 책팔기 꿍꿍이 이야기다. 


괜히 읽지도 않을 책 사들이기를 완전히 끊지는 못해 그간 한번에 두어권씩 사들인 책을 두서없이 쌓아놓았더니만 어젯밤, 정확히는 오늘 새벽 책장 앞 방바닥에 두 줄로 대충 세워놓았던 책이 와르르 무너졌다. ㅠ.ㅠ 아, 책정리를 너무 소홀히 했구나.


읽은 책 안읽은 책, 내 취향과 상관없이 선물받은 책들이 마구 뒤섞인 책더미에서 갖고 있어도 절대 다시 안읽을 책과 읽어야지 생각은 했으되 안 읽을 게 뻔한 책들을 솎아냈다. 너무 많아 구석에서 먼지만 쓰고 있는 증정본도 좀 챙겼더니 무려 50여권. 처음엔 동네 전철역 나눔문고인가 하는 곳에 전부 기증을 할 생각이었다. 아 근데 전철역까지 가져갈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박스포장을 해서 택배로 부쳐야하나? 우체국 가는 거나 전철역 가는 거나... 하기야 전철역엔 주차를 할 수가 없다. 운동 삼아 캐리어 가방에 넣어가지고 질질 끌고 가볼까? 별별 고민을 다 하다가 문득 하이고 책값으로 치면 저게 다 얼마치인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내가 직접 산 책이 적어도 3분의 2는 될텐데, 한권에 만원씩만 쳐도 대충 30만원! (이런 생각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책이든 뭐든 물건을 처분하지 못한다 ㅠ.ㅠ) 


갑자기 돈 아까운 생각이 들면서 전부 다 기증하겠다는 호기로운 마음이 찌그러들었다. 팔 수 있는 책은 좀 팔아볼까...

얼른 상태가 좋은 아이들만 20권쯤 골라 목록을 만들어 알OO  중고서점에 들어가 매입가를 알아보았다. 흠... 신나게 책 제목들을 입력하다보니 또 다시 느껴지는 부끄러움. 기증한다더니... 알짜배기는 다 팔아먹을 셈이냐! -_=;; 매입가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신간이라도 다 비싼 건 아닌 듯. 나름 효용의 원칙을 세워 2천원 넘는 책만 중고서점에 팔고 그 이하는 원래 생각대로 전철역 문고든, 녹색가게든 기증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중고책팔이용으로 분류된 책이 14권. 책의 상태에 따라 매입가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니 과연 얼마나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얼추 잡아도 3만원은 될 듯. 게으름을 떨치고 무거운 저 책을 낑낑 챙겨들고서 중고책방으로 나가야한다는 난항을 언제 어떻게 해결할지 그건 모르겠으나 (머잖아 아버지 제사가 있으니 그 전엔 치우겠지;;) 벌써부터 반나절 알바라도 한 느낌이다. ㅋㅋ 전철역에 전화해서 책 기증절차가 어떻게 되나 그것도 물어봐야 하지만, 오늘은 일단 마루에 처분할 책을 용도별로 쌓아놓는 걸로 임무 끝. 


근데 50여권이나 솎아냈는데도 왜 책장 앞은 아직도 쌓여있는 책으로 어지러울까. 으휴. 책장을 더 들여야하는데 그건 이사가서 할라고 벌써 몇년째 벼르기만... 그나저나 아 이 놈의 집은 언제 팔리냐고! ㅠ.ㅠ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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