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뭐별거냐'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07.13 선물이~ 왔어요 14
  2. 2011.05.15 이러고 놀았다 11
  3. 2011.05.07 지하상가 득템 15
  4. 2011.04.23 중독이 무서워 10
  5. 2011.04.19 여전히 문방구 11

선물이~ 왔어요

놀잇감 2011. 7. 13. 17:19

(한심하게) 이러고 논다 제2편. 플레이모빌 역시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다는 개미지옥이라는데 아무래도 이미 빠진 것 같다. 위시리스트에 잔뜩 담아만 두고 나중에 스스로 칭찬해줄 일 있을 때 사들여야지 마음먹었던 품목을 선물로 받았다. ㅎㅎㅎ 비 철철 내리는 어젯밤 10시도 넘어서 택배가 와 깜짝 놀랐으나, 부리나케 조립해 갖고 놀며 사진을 찍었다. 오늘도 계속 조물락거리고 있는 걸 본 엄마가 또 늘어난 이 잡동사니는 또 뭐냐고 한숨을 쉬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희희낙락. 




이번에도 이 둘만 고른 걸 보면 확실히 내 눈엔 남자가 안들어오나보다 했는데, 아직 개봉 안한 미식축구 선수도 내 선물이라니 앞으로는 남자애들도 좀 눈여겨봐야겠다. ㅋ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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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놀았다

놀잇감 2011. 5. 15. 15:22
작년에 워낙 조카들이 어린이날이며 생일선물로 줄곧 레고를 원했기에 올해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그래서 레고 선물을 사러 가게 되면 나도 요즘 유행이라는 레고 피규어 랜덤 뽑기를 해보려고 내심 흐뭇하게 벼르고 있었다. 뽑고 싶은 레고 모양 조각을 상상하며 손감각을 연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카들은 나를 배신했다. 그들이 원한 어린이날 선물은 보드게임 아니면 게임팩. ㅠ.ㅠ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어쩐지 나는 산소부족을 느끼며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부러 차몰고 가야하는 그곳에 가고 싶지가 않다. 이마트엘 가야만 레고를 뽑을 수 있다는데... 그저 아쉬워하고만 있는데 막내조카가 나의 안타까움에 불을 질렀다.

나한테는 보드게임 사달래놓고, 제 큰엄마한테선 레고 선물을 받아온 것이다! 그럼 차라리 나한테 레고 사달라고 하고 보드게임은 큰엄마한테 부탁하지!! 그것도 내가 레고 사러 갈 때마다 보며 좋아라했던 토이스토리1 ㅠ.ㅠ


조립하고 나자마자 나도 한참 갖고 놀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 저장했다. 사진으로라도 갖고 있어야지 하며... 그러고 나니 레고피규어 열망이 확 도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간 위시리스트에만 넣어놓고 간간이 구경만 하던 플레이모빌을 전격 주문해버렸다. 5월 기념으로 꽃과 아이들을 주제로 나름 선별해서... 

며칠 전 택배가 온날, 나는 희희낙락 조립을 해선 이리저리 늘어놓고 신나게 놀았다. 물론 사진촬영도 했다. 이야기도 만들었다... -_-; 장난감 사모으는 사람들, 이해는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까지 동참하게 될 줄이야. 뭐든 오타쿠 기질은 없으니 또 몇번 이러다 말겠지만 암튼 며칠째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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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득템

놀잇감 2011. 5. 7. 03:27

지난주에 자빠져 무릎을 깬날 그리도 급히 향한 최종 목적지는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였다. 꽃과 각종 공예품과 잡다한 물건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곳. 옛날엔 주변사람들에게 주는 독특한 선물을 사려고 일년에도 서너번씩 찾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최근 몇년 사이엔 가 본 적이 없었다. 아마 5년은 됐겠다고 짐작하며 길고 긴 한산 지하상가를 구석구석 뒤지고 다녀보니 몹시 피곤하긴 해도 확실히 나름의 묘미가 있었다. 수백만원짜리 가구가 없나, 향기 그윽하고 줄기 길쭉한 꽃들이 없나, 유아복부터, 10대,  6,70대까지를 아우르는 각양각색의 옷들이 없나...

하지만 내가 예전에 독특한 촛대나 장식품, 인테리어 소품을 주로 사던 앤티크숍들은 상권이 엄청 줄었고, 꽃가게도 예전같지 않은 것 같았다. 그저 늘어난 건 옷가게 옷가게 옷가게들. 가장 중요한 쇼핑 목적(동생네 콘솔 위에 놓을 화병 장식)을 제일 먼저 달성한 뒤엔 주로 그냥 눈요기를 하러 다닌 셈이었다. 올케는 하얀 자개로 만든 고가의 샹들리에(관심 없어서 가격 까먹음)를, 나는 할인가 48만원이라는 투박한 원목 책상을 탐냈다. 그런 물건들을 보고 난 뒤의 욕망은 원래 자질구레한 싸구려 물건을 지르는 것으로 달래는 게 제격이다. 마트에서 장 볼 때는 10만원을 훌쩍 넘겨 물건을 사도 품목이 몇 개 안되는데, 지하상가에서는 10만원 이내에서 마음껏 써주마 마음 먹으니 늘어나는 보따리 보따리가 끝도 없었다. ㅋㅋㅋ 그 재미에 마냥 돌아다니고 보니 지하상가를 휘저은 시간이 놀랍게도 무려 3시간에 가까웠다.(창이 없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는 상술은 백화점에만 해당되는 게 아닌듯)

그날의 쇼핑 품목 중 가격대비 만족도를 따져보며 득템했다고 계속 뿌듯한 물건은 바로 이 녀석이다.

 

그 유명한 브랜드 '메이드인차이나' 슬리퍼. ^^
올케가 어느 찜질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신은 걸 보고 사려했으나 없어서 못샀다는데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떡하니 매달려 있었다. 찜질방에선 만원에 팔았다는 걸 거기선 단돈 5천원! 메이드인차이나 브랜드를 마뜩찮아하는 편이지만 이건 재질이 대체 뭔지 낭창낭창 발에 착착 감기고 폭신한 것이 엄청 편하다.
빨간색, 분홍색, 검정색 중에 제일 무난한 게 분홍으로 보여, 별로 분홍색 안 좋아하면서 찜했는데, 올케가 신은 걸 보니 빨간색이 훨씬 예쁘다. 그러고 보니 검정색도 '착화빨'이 이거보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만 몰랐지 한참 유행하다 들어가는 끝물 슬리퍼인 듯. 이걸 사겠다고 그 먼 고속터미널 상가를 또 헤맬 순 없지만 어디선가 발견하면 색색깔로 사다놓고 싶다. ㅋ 한겨울 빼고는 늘 맨발족이라 털신이라면 모를까 다른 계절엔 실내화 안신고 사는데, 요 녀석은 하도 편해서 요새 집안에서 돌아다닐 때 매일 애용하고 있다. 신는 걸 자꾸 까먹기는 하지만...
 



그밖에도 여러가지를 샀으나 두번째로 뿌듯한 건 지난번 깨먹은 유리화병 대신에 역시나 '메이드인차이나' 브랜드라 몹시 저렴한 유리화병 세트다. 내친 김에 보라색 리시안서스도 한 다발 사다 꽂아놓고 일주일 넘게 눈호강을 했다. 장미랑 사촌처럼 닮은 꼴이지만 당당한 장미보다는 좀 소박한 느낌이고 하늘하늘 여리여리 우아한 리시안서스가 나는 참 좋다. 하지만 확실히 비실하게 생긴 거 답게 그리 오래 가는 꽃은 아니다. 진즉에 사진을 찍었으나 보라색은 아이폰이 잘 인식을 못하는지 꽃이 자꾸 파랗게 찍혔다. 조명탓인가? -_-; 암튼 꽃병 개비 기념으로 꽃 좀 자주 사다 꽂고 살아야지...

맨 아래 꽃 한송이 띄워놓은 동그란 유리그릇은 단돈 2천원이다. +_+ 신문지로 겹겹이 어찌나 꽁꽁 싸줬는지 신문지 값도 안나오겠다고 중얼거렸다. 그 옆에 동그란 유리병은 조카가 먹고 난 사과주스병을 달래서 가져왔다. 전생에 넝마주이였는지 예쁜 주스병만 보면 사족을 못쓰고 좋아라 한다. ㅋㅋㅋ 하기야 그런 사람이 나만은 아닌듯, 일본서 파는 앙증맞은 온갖 크기의 음료수병만 따로 모아 파는 데도 있더라. 궁상이 아니라 엄연한 자원 재활용이라고 핏대 세워 주장하노라.

그날 바리바리 싸들고 온 봉다리 많았는데 또 뭘 샀더라? -_-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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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 무서워

놀잇감 2011. 4. 23. 04:05

대학 1학년 때 친구들 몇이 당구에 중독되어 수업 빼먹기를 우습게 알고 대출  부탁을 남발한 적이 있다. '좀 놀아본' 전적이 있는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교 때, 아니면 재수 삼수 시절 당구장 출입 경험이 있어 다 겪은 일이었던 반면, 비교적 '순진함'을 유지하다 대학 입학 후 온갖 잡기와 음주를 처음 접한 아이들은 거의 정신을 못차렸다. 전공필수라 도저히 빼먹을 수 없는 강의에 하는 수 없이 들어와서도 물론 수업은 뒷전이었다. 강의실 뒤쪽에 몰려 앉아서는 나와 앞자리 친구들에게 머리를 왼쪽으로 십센티미터만 옮겨보라는 둥 황당한 주문을 하며, 모든 인간 머리를 당구공으로 상상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밥상에 놓인 반찬그릇만 봐도 어떻게 몰아쳐서 하수에 불과한 자기 점수를 올릴까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매주 영자신문 사설을 읽히고 쪽지시험을 봐 칼같이 성적에 반영하던 전공과목에서 결국 그런 친구들은 대거 F학점을 받았고 학사경고의 충격에 시달려야 했다.

나도 당구장에 심심찮게 따라다녀봤지만 운동신경 둔한 데다 단신의 아픔까지 지닌 몸으로 배우기에 당구는 별로 재미있는 오락이 아니었다. 게다가 담배냄새 자욱한 그곳에서 주판알이나 넘겨주는 신세도 당연히 싫었다. 수십년 후 4구 대신에 그보다 만만한 포켓볼이 유행할 때도 재시도해봤지만, 나로선 도저히 모든 인간의 머리가 당구공으로 보이고 네모나고 평평한 건 죄다 당구대로 보이는 경지에 이를 수가 없었다. 지난번 아이폰 게임 어플 이야기할 때도 고백했지만 오락실이 대유행할 때도 스스로 '중독' 수준이라고 심취하는 게임은 없었다. 그저 나는 게임형 인간이 아니거나, 게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을 뿐이었다. 내가 익힐 정도의 게임이면 꽤나 단순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반복하고 나면 흥미가 사라지기도 했다.

아이폰에 다운받아 놓고 꽤나 미친듯이 하던 '애니멀팡팡'은 게임 클리어 후 거의 외면하고 있으며, '컷 더 로프', '앵그리 버드'도 무료 버전으로 한참 신나게 하다가는 유료어플을 살까 잠시 진지하게 고민하긴 했어도 실천에 옮길 만큼 절실한 마음은 없었다. 그러나 게임 중독을 막아주는 면역 DNA라도 타고난 줄 알았던 건 순전히 나의 착각이었음이 최근 드러났다. 나뿐만 아니라 최근 일부 이웃분들은 다 중독 대열에 들어선 '타일 게임' 때문이다. (여기에서 할 수 있음)


ㄱ 이나 ㄴ 모양으로 같은 색깔의 타일을 찾아 클릭하면 되는 아주 단순한 게임인데, 이웃분들의 간증이 이어진 데서 알 수 있듯 중독성이 정말 심하다! 어찌 보면 단순해서 내게 딱이었던 애니멀팡팡 게임 어플과도 아주 비슷하다. (아이폰 어플로도 존재한다는 것 같다만; 클릭질도 잘 못하는 내 수준에 터치로는 어림없는 수작이라 찾아보지도 않았다). 게다가 재미도 있으면서 반복할수록 점수가 높아져 점점 발전해가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안겨주되, 절대로 (내 실력으론) 완파할 수 없다는 불가능의 매력까지 갖추었으니!! >,.< 

처음 게임을 소개받고 시도해봤을 때는 어리바리 규칙에 적응하느라 무려 30점대의 점수가 나왔다. 피식 웃기면서도 뭔가 오기가 생겨 순식간에 1시간 이상 분노의 클릭질을 해댔더니 점수는 금세 80점대에 진입했다. 100점을 넘기기까지는 아마도 며칠이 걸렸던 것 같은데, 최고점수를 내고 나서도 조금만 방심하면 점수는 다시 뚝 떨어져 내려갔다. 이웃 분들의 최고기록을 들으면 좌절해서 맥이 빠져 그만하자 싶다가도 또 어느새 타일을 깨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허걱. 이를 어쩌나. 인터넷도 중독인데 이젠 인터넷 게임까지.. +_+ 이렇게 일 제쳐두고 놀다가 또 얼마나 마감일을 어기려고.

100점을 전후로 수십점씩 등락을 거듭하던 나는 며칠 전 147점을 기록하고 기쁨에 사로잡혀 캡쳐를 해두고는, 그것이 내 능력의 한계라고 생각했으며 즐겨찾기에서 지워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이웃들은 본인들의 경험인 양 관두라고 말했다. 지웠다가도 금세 다시 이웃 블로그나 트위터를 찾아 다시 타일을 깨고 있게 될 거라고. 안봐도 비디오란 말은 참 잘도 생겨났다. 해서 귀 얄팍한 나는 옳타구나 즐겨찾기를 지우진 말고 하루에 시간을 정해 '적당히' 즐기는 쪽으로 다시 마음을 바꿔먹었다. 근데 이미 심해진 중독증상이 어딜 가겠냐고!

딱 한시간만 잠깨기 용으로 시작했다간 3시간 넘게 반복 클릭을 하다가 새벽을 맞아 급기야 팔은 마비되고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누워야하는 형편이 되었다. 그렇게 누워서 눈을 감고도 망막엔 계속 알록달록 저 예쁜 색깔의 타일들이 아른거렸다. 아까 거기서는 그렇게 먼 데 걸로 깨는 게 아니었는데.. 속으로 막 이렇게 중얼거리는 거다.

이제 결론은 하나. 애니멀 팡팡 때처럼 '진짜로' 내 한계가 어딘지 최고점수를 기록하고 나면 시들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이미 게임고수 이웃분들은 198점, 197점, 196점을 각기 최고점으로 찍었음을 알기에 이 게임의 만점이 200점이란 것도 알게 됐다. 147점이 내 실력의 한계라고 여겼던 것이 무색하게도 나는 이틀 뒤 다시 159점으로 최고기록을 세웠다. 음화화홧, 대체 나의 한계는 어디인가! 신이 나기도 했다. 그러고는 또 다시 이틀 내리 평균점수는 130점대로 추락했다. 이쯤해서 한계를 인정하고 앞으로는 정말로 심심풀이 삼아서만 '자제력'을 발휘하며 즐기는 방법을 모색해봐야겠다고 느꼈다. 30점대에서 시작해서 이 정도도 얼마나 장족의 발전이란 말인가!

중독의 문제는 그런 논리와 이성이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연히 나는 그 이후로도 하루에도 몇 시간씩(일단 타일 게임 사이트를 여는 순간 1시간은 눈 깜박할 새에 지나간다;;) 타일을 깨댔다. 기록엔 이제 별 관심도 없어졌다. 때로는 눈에 힘을 빼고 무작위로 여기저기 클릭해서 최저점수 내기(이 기록은 6점이다 ^^;;) 따위의 놀이도 홀로 하고 앉았다. 그게 또 시들해지면 다시 자신과의 경쟁에 돌입하는 것이고.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여 최고기록은 차츰 높아져 드디어 170점대에 진입하더니만 급기야 어제는 놀라운 기록을 갱신했다. ㅠ.ㅠ


이 이전까지 대여섯번 연거퍼 100점 미만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었기에 나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마침 뉴스에선 청소년들의 게임 셧다운 제도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는데, 나로선 어느 쪽을 지지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타일 게임에서 내가 얻은 성취감과 행복을 감안한다면(나도 노력하고 연습하니깐 되네, 아싸!!) 12시부터 6시까지 아예 청소년은 게임사이트에 접속도 못하게 한다는 건 엄연히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억압이다. 게다가 금지된 것은 원래 더 욕망을 부르게 되어 있어 하고 싶은 놈들은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접속하고야 말 거다. 그러나 일도 팽개치고 잠을 줄여가며 팔이 빠지도록 클릭질을 해대고 있는 타일게임중독자로서의 모습을 떠올리면(시도 때도 없이 타일 깨고 앉아있으면 일은 언제 하려고!),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을 위한 조치라는 그들의 논리가 맞는 것도 같다. 어휴...

사실 이 포스팅은 애니멀팡팡 어플 때 여기다 고백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점수 기록을 몇번 갈아치운 뒤 단기간의 중독에서 벗어난 경험을 되살리기 위한 자구책이다. 한편으로는 다른 청정 이웃들에게도 '전염' 시키겠다는 음험한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지만서도! ㅋㅋㅋ 아무려나 현재 나의 평균점수를 감안하면, 저 최고기록은 그야말로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격이며, 다시는 깨지지 않을 확률이 90퍼센트 이상이다. 그래도 며칠이나 몇 주일, 길게는 몇달 간 계속해서 분노의 클릭질에 힘쓰겠지만 쉽게 좌절하고 싫증도 잘내는 단순무지한 성품을 최대한 불러일으키면 이번의 중독도 결국엔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고 있다. ㅎㅎ 그러니까 이 글은 F학점과 학사경고를 받고서야 비로소 앗 뜨거라 놀라 당구 중독에서 벗어났던 친구들처럼 되지 않기 위한 나름 현명한 노력이다. 이제 또 타일이나 깨러 가야겠다. 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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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문방구

놀잇감 2011. 4. 19. 15:40

블로그 이웃 고비가 하일라이터 계의 최강자라며 고체 형광펜의 존재를 신기해 했다. 나도 익히 본 물건이었다. 조카네 가서 책상에 돌아다니는 주황색 형광펜을 직접 써보기도 했다. 고비의 칭찬 그대로 필기감도 좋고 색감도 좋은 편이었다. 지난번에 문방구 매장에 갔을 땐 제품구경도 했지만 선뜻 구입하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인 스테들러 형광펜을 두개나 사두었기 때문이다. 두어달 지나면 홀라당 말라버리는 흔한 형광펜과 달리 스테들러는 형광펜도 훌륭해서 반년쯤은 거뜬하다. (내가 그리 자주 애용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겠지만) 담엔 나도 사서 써봐야지 마음 먹었는데 고비의 포스팅을 본 거다.

마침 어제 조카네 갔다가 늘 보던 주황색 고체 형광펜을 들고 물었다. 너 이거 다른 색도 써봤니? 조카는 책상위 연필꽂이(연필꽂이만 세 개쯤 된다. 아.. 풍요의 세상이여)에서 주섬주섬 다른 색을 죄다 꺼내 보여주었다. 원래 노랑색은 구몬에서 공짜로 준건데, 좋아서 다른 색깔은 내가 샀어. 아...  @_@



얼른 다 써본 나는 퍼뜩 고비에게 정보를 알려야겠다 싶어서 이 사진을 찍어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러고는 열망에 불타올랐다. 사고싶다, 사고싶다. 세트로 다 사고싶다... -_-a

하일라이터로 쓰려면 사실 노란색 말고는 별로 쓸모도 없고 색이 너무 튀어서 사두더라도 펴~~~영생 다 쓸 일이 없을 게 확실하다. 조카들이 놀러와서 그림그리기 놀이에 다 써버리지 않는한은. 그런데 대체 왜 다 사고 싶으냐고!! 그나마 이렇게 저렴한 문방구만 욕심내는 소박한 취미생활이 얼마나 다행이냐 싶긴 하지만, 쓸데없는 물건은 제발 좀 사서 쟁여두지 말자는 단촐한 삶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나는 늘 우유부단하게 고민한다. 물론 까짓것 얼마나 한다고, 하는 소비욕이 승리를 거둘 때가 많지만 말이다.

4월들어 애용하는 온라인 문방구 사이트의 회원등급이 VIP에서 한단계 떨어져 블루회원이 된 걸 보자 나는 또 막 조바심이 생겨(아니 왜??)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 역시나 꼭 필요한 물건들은 아니었다. 실제로 필요한 건 작은 공책 한권과 스프링노트였는데, 스프링노트는 겉장이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으면서 두께와 종이와 디자인이 모두 맘에 드는 걸 찾을 수가 없어 포기하는 대신 슬며시 연필을 고르고 있었다. VIP회원일 때는 100원 이상의 제품을 사면 무조건 무료배송인데, 블루회원이면 만원을 채워야 무료배송이다. 아쒸... 그래서 소박하게 사들여 엊그제 받은 문방구는 이것.


저 공책은 대체 언제 뭣에 쓰게될까.. 연필도 그간 사들인게 쌓여 분명 안쓰고 구경만 할 게 뻔하고... 신문 재생용지로 만든 연필들은 다 고만고만 차이도 없는데 왜 자꾸 사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색색깔 연필은 끝에 달린 새까만 지우개까지 맘에 드니깐 후회는 없다. 이게 바로 나에겐 만원의 행복이로구나. ㅋㅋㅋ (그래도 여기 없는 공책 한권은 이미 사용 중이니 다 헛질은 아니라고 극구 주장)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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