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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삶꾸러미 2007. 9. 15. 21:43
사람들은 어느 정도 착각의 늪에 빠져 살아야 행복하긴 하다.
신모씨처럼 그 정도가 겉잡을 수 없이 심해질 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며
패가망신을 넘어서 범죄로까지 치닫게 되는 게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자기만 살짝 기대어 사는 사소한 착각은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사소한" 착각의 효과 마저도 사라져 진실이 드러나는 경우엔 크고 작은 실망을 피할 수 없지만 말이다.  바로 오늘 나처럼... ㅠ.ㅠ

그동안 측근들에게 '동안'이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듣고 살아온 터라
"정말로" 그런 줄만 알고 있었거나(여기서 자기기만의 혐의가 포착된다) , 그런 착각의 늪에 빠져온 것이 사실이다.
정신연령도 심히 부족한데 어리게 봐주면야 그저 기쁘지 아니한가.
하지만 측근들은 대개 나를 과거부터 꽤 오래 보아왔기 때문에 조금씩 늙어가는(!) 내 모습에 익숙해져 옛날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 객관적인 잣대로 본다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하나도 안 변하고 옛날이랑 똑같다!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인다!"는 말은 뻔한 거짓임을 나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할머니들이 동창회에 나오셔서 하는, "어머 얘는 여고시절하고 어쩜 이렇게 똑같니.."라는 말처럼, 내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 보인다는 말은 측근들이 보기에 그저 얼굴의 특징적인 느낌들이 크게 '변질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정도일 것이다.
 
어쨌든 근거 박약한 나의 '동안 미신'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논리적으로 수긍은 하면서도
막상 현실에서 누군가 내 착각을 일깨워주면 그 충격의 강도가 꽤나 크다.

오늘 외출은 어째 시작부터 불길하긴 했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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