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급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04 4만원 16
  2. 2008.11.28 유가환급금 12

4만원

하나마나 푸념 2008. 12. 4. 12:25

오전에 세무서에서 전화가 왔다.
유가환급금 신청서 심사하고 있는데, 내가 낸 3건의 원천징수 영수증으로는 두 달치밖에 환급해줄 수 없다는 것이 통화의 요지였다. 원천징수 영수증 3건 가운데 2건은 한 하필 8월에 중복되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라 어디든 소속되어 사업을 영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증빙서류는 낼 수 없다고 설명했더니만
(아으, 동생녀석이 필요하면 그냥 만들어주겠다고 할 때 그러라고 할 것을 그랬나! -_-;;)
<원칙>상 다른 달에도 내가 일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고, 현재 일을 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번역계약서 <따위>는 증빙서류가 안된단다) 원천징수영수증이 발행된 5월과 8월에 해당하는 4만원이 이달 말 안으로 입금될 것임을 통보하고 세무서 직원은 전화를 끊었다.
자다말고 누워서 전화를 받은 나는 기가 막혀서 멍하니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다가 더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 일어나고 말았다.

우라질 놈들.
전액 다 환급해주지 않을 지 모른다는 예상은 했지만... 4만원이라니.
나는 그래도 세무서에서 원천징수 영수증을 낸 8월까지 인정해주겠다고 그럴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8월에 받은 번역료 2건만으로도 연봉의 절반에 달하는 거금이거늘!!
그런데 나의 착각이었던 거다.

ㅋㅋㅋㅋ
4만원.
겨우 4만원이라니 분명 껌값이 아님에도 괜히 신청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렇게 기분 더러울 줄 알았으면 아예 그까짓 푼돈 안받고 만다, 고 대범하게 처음부터 포기했을 것을!!
다른 번역가들이 신청 안한다 그럴때 그냥 나도 묻어가는 게 속편하다고 생각할 것을!!
그랬으면 이렇게 치사한 모멸감 같은 건 안 느껴도 됐을 텐데.
후회스럽다. 
하긴,  믿을 구석 없는 정부가 하는 일에 뭘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누굴 탓하겠나.
우라질 놈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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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환급금

하나마나 푸념 2008. 11. 28. 17:27

마감일을 하루 앞둔 줄 알고 어제[각주:1] 나도 드디어 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환급이 될지 어떨지는 미지수다. 혹시 돈 나오면 절반은 엄마한테 주겠다고 큰소리를 쳤으니, 울 엄마의 기도발을 받아서라도 잘 해결되려나?

유가환급금의 정체를 내가 알게 된 것은 국세청에서 보낸 안내문 때문이었다.
사업소득자는 11월에 유가환급금을 신청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사업등록을 한 것이 아니라 건건이 계약으로 일을 진행하는 나도 과연 환급금 해당자에 속하는지 알아보느라 국세청 사이트에도 들어가보고 주변에 알아보았지만 통 확신할 수는 없었다.

2007년 종합소득금액 24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문구만 보고선, 해당사항이 없나보다 믿었더니
나에게 날아온 안내문에 인쇄된 종합소득금액은 놀랍게도 작년에 내가 신고한 총 수입액보다 훨씬 낮은, 거의 4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었고, 종합소득금액이란 총수입액에서 단순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란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게다가 사업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유가환급금의 대상이 되는 <면세 인적용역제공자>의 범주엔 보험모집인, 방문판매원, 연예인, 저술가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저술가라고? 그렇다면 과연 나는 해당이 되는 것일까? 아닐까?

일단 절친한 대형 출판사 지인에게 다른 번역가들은 유가환급금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으니
놀랍게도 담당자에게 유가환급금과 관련하여 서류를 의뢰하거나 문의를 한 번역가들이 단 한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 시점에서 나는 움찔했다. 나도 해당사항이 없나보구나, 싶었던 것.
그게 아니라면 다른 번역가들은 모두들 게을러서 환급신청을 전혀 하지 않거나, 부동산 임대료 같은 다른 수입원이 있거나, 종합소득금액 2400만원을 훨씬 넘는, 즉 연간 총수입 7, 8천만원을 넘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긴데! *.* (내 관계망에 들어온 번역가들 가운데 그쯤 되는 고액연봉자는 없단 말이닷!)

게다가 사업등록을 하지 않은 이들은 해당 개월의 원천징수영수증을 첨부하고 사업영위확인서도 내야 한다는데, 문구를 보니 <____에 소속되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어쩌구>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거늘, 어느 출판사에 저런 서류를 해달라고 한단 말인가!

최소한 출판사별로 연락해 원천징수증을 받아야 한다는 데 급좌절한 나는 거의 포기상태에 이르렀다.
까짓것 나올지 말지도 모르는데 관두자...
그러나 또 다른 출판계 지인이 나를 독려했다. 이명박정부가 서민을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눈물묻은 돈이라도 돌려주겠다니 악착같이 받아내야 한다고! 일단 환급안내문이 나왔으니 당연히 환급해당자라는 증거이며, 공돈을 준다는데 왜 지레 포기를 하느냐고 되물었다. 원천징수 영수증을 fax로 보내달라고 전화나 email 하는 게 귀찮으면 밥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타박도 들었다. ^^
어차피 내년에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를 위해서도 원천징수영수증은 당연히 받아놓아야 하는 거라고.

채찍질을 받고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결국 연락처도, 담당자도 몰라 가장 골치아픈  의사협회 건은 제외하고
세 건만 간신히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바로 그날로 원천징수 영수증을 fax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원천징수 영수증이 매달 발급된 것이 아니니 과연 12개월치의 유가환급금 24만원이 모두 나올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귀찮음을 극복하고 일단 환급금 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이 나라의 세금행정을 보면 늘 짜증스럽다.
종합소득세 신고 때도, 이미 전자신고서에 기록된 총수입액을 보면 내가 어느 회사에서 얼만큼 돈을 받고 얼만큼 세금을 원천징수 당했는지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왜 일일이 원천징수영수증을 첨부하라고 하는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이번 유가환급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2008년에 일을 하고 있는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거라고?)는 그간 번역료를 받을 때마다 원천징수 세금 3.3%를 제했으니 당연히 출판사에서 세금신고를 했다는 얘긴데(그 확인서가 바로 원천징수영수증이거늘!) 시침 뚝 떼고선 2008년에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확인서를 내라니 이 무슨 우스꽝스러운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확률은 반반이라고 여기며 어제 세무서에 들르기는 했지만 다음달에 환급이 안된다면 무척 마음이 상할 것 같다. 결과는 추후 보고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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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실제 마감일은 12월 1일까지라고 함! [본문으로]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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