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하나마나 푸념 2008. 12. 4. 12:25

오전에 세무서에서 전화가 왔다.
유가환급금 신청서 심사하고 있는데, 내가 낸 3건의 원천징수 영수증으로는 두 달치밖에 환급해줄 수 없다는 것이 통화의 요지였다. 원천징수 영수증 3건 가운데 2건은 한 하필 8월에 중복되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라 어디든 소속되어 사업을 영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증빙서류는 낼 수 없다고 설명했더니만
(아으, 동생녀석이 필요하면 그냥 만들어주겠다고 할 때 그러라고 할 것을 그랬나! -_-;;)
<원칙>상 다른 달에도 내가 일을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고, 현재 일을 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번역계약서 <따위>는 증빙서류가 안된단다) 원천징수영수증이 발행된 5월과 8월에 해당하는 4만원이 이달 말 안으로 입금될 것임을 통보하고 세무서 직원은 전화를 끊었다.
자다말고 누워서 전화를 받은 나는 기가 막혀서 멍하니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다가 더는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 일어나고 말았다.

우라질 놈들.
전액 다 환급해주지 않을 지 모른다는 예상은 했지만... 4만원이라니.
나는 그래도 세무서에서 원천징수 영수증을 낸 8월까지 인정해주겠다고 그럴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8월에 받은 번역료 2건만으로도 연봉의 절반에 달하는 거금이거늘!!
그런데 나의 착각이었던 거다.

ㅋㅋㅋㅋ
4만원.
겨우 4만원이라니 분명 껌값이 아님에도 괜히 신청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렇게 기분 더러울 줄 알았으면 아예 그까짓 푼돈 안받고 만다, 고 대범하게 처음부터 포기했을 것을!!
다른 번역가들이 신청 안한다 그럴때 그냥 나도 묻어가는 게 속편하다고 생각할 것을!!
그랬으면 이렇게 치사한 모멸감 같은 건 안 느껴도 됐을 텐데.
후회스럽다. 
하긴,  믿을 구석 없는 정부가 하는 일에 뭘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누굴 탓하겠나.
우라질 놈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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