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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투덜일기 2015. 8. 3. 23:45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감동적으로 봤다. 영화가 끝나고서... 짬나면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암튼... 아오.. 다들 그랬겠지만 빙봉 때문에 막판에 울었다. ㅠ.ㅠ 눈물의 가치와 슬픔의 역할을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울 일이 많지 않다. 대놓고 널 울게 만들겠어 장담하듯이 빤하게 슬픈 영화나 현실은 어쩐지 피하고 싶고... 



캐릭터들이 다 사랑스럽지만 역시나 주인공은 슬픔이. 단발머리에 동그란 안경, 터틀넥 스웨터... 패션부터 좀 슬프다. 겨울엔 내가 즐겨 입고 또 좋아하는 차림이라 더 감정이입이 돼서 슬펐나? ㅎㅎ


계속 스트레스 상황이기는 하지만 주말엔 그 정도가 극에 달했고 급기야 위경련이 일어났다. 앉아도, 누워도, 엎드려도... 어떤 자세로 있어도 뭉친 속이 괴롭고 아파서 몇시간을 식은땀 흘리며 낑낑대다가 응급실엘 가야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고생을 했다. 하지만 위경련 때문에 응급실 간 사람 따라갔던 경험에 의하면 일단 엑스레이 찍어보고서 진통제였던가 근육 이완제라던가 주사 한 대 놔주고서 의사는 스트레스 상황을 없애야 근본적으로 낫는다고 하나마나 한 소리를 했던 듯. 그래서 그냥 오후부터 무식하게 참다가... 밤중이 되어도 낫질 않으니 자꾸만 병원가자고 다그치는 엄마한테 싫다고, 아파서 말하기도 힘든데 왜 자꾸 말 시키냐고 빽 소리를 지르고는 엉엉 울었다. 어느 순간 아픈데 왜 참고 있지? 그런 생각이 들었던가...


엄마도 스트레스 요인을 아는 지라, 그래 실컷 울어라 쯧쯧쯧 그러고는 자리를 비켜주셨다. 한참을 꺼이꺼이 울다보면 원래 좀 스스로 웃긴 순간이 찾아온다, 그래서 울다가 웃다가 또 다시 아파서 울다가... 그러고 났더니 꽉 뭉쳐서 꼬여있던 위가 놀랐는지 좀 풀리는 게 느껴졌고 서서히 아픔도 잦아들었다. 휴우... 뻘개진 얼굴 식히느라  찬물로 어푸어푸 세수를 하다가, 슬픔이가 나를 살렸네, 그런 생각을 했다. 내 머릿속에서 기쁨이랑 슬픔이랑 서로 껴안고 있을 것 같은 느낌? ㅎㅎㅎ 아직도 밥만 먹으면 위가 뭉치는 느낌이라 좀 두렵지만, 슬픔이를 중심으로 애들이 다 알아서 잘 달래주겠지.. 그러는 중이다. 그리하여 결론은 디즈니 픽사의 위대함?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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