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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투덜일기 2018. 7. 19. 18:33

최근 3-4개월간 정말로 일이 '하나도' 없어 팽팽 놀았다. 이른바 '입질'이라고 하는 번역 스케줄 문의조차 없는 걸 보며 번역가로서의 내 경력은 이제 휴지 조각이 되려나보다 비감에 젖었다. 그뿐인가. 최근 출간된 책엔 이런저런 사연으로 '옮긴이의 말'을 빼고 책이 나왔다. 표지 디자인과 제목 가지고 해외 저작권사에서 트집을 잡다가 결국엔 뭐라도 꼬투리를 빌미로 '양보와 협상'을 하는 의미에서 내 역자후기가 희생을 당한 거다. 와... 진짜... ㅠ.ㅠ

출간일정 빠듯하고 바쁘대서 날개에 인용된 일부 역자후기 영역도 내가 해줬었는데, 그걸 문제 삼아 책 내용과 분위기가 맞는지 봐야겠으니 역자후기 전체 원고를 번역해보내라는 연락이 왔다고 들었을 때 느낀 '빡침'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갑질은 세계 어디서나 있는 건가 싶고... 번역가 나부랭이는 갑도 을도 아니고 병이나 정.. 그 이하의 존재였던 거지. 속상한 건 결국 '옮긴이의 말에서 인용'이라는 글귀만 뺐을 뿐, 어차피 날개에도 언론 홍보자료에도 역자후기 내용이 그대로 사용되었다. 역시나 빠듯한 인쇄 일정을 감안하여 내가 '허락'한 결과다. 표지 디자인 다시 잡을 시간 없다는데 그럼 안된다고 하나!? 젠장..

일감이 끊긴 건 어차피 결국 다 자업자득일 거다. 내가 신용을 잃었든, 내게 주는 번역료가 부담이 되었든, 원고가 마음에 안들었든...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그래도 20년 넘게 불안감 속에서도 막연한 희망으로 어찌어찌 나름 '잘' 꾸려온 인생에 비해 최근 3년은 정말 참담했다고밖엔 할 말이 없다. 개인적인(가족의 무게 탓이다) 삶의 스트레스에 더하여 그 일 때문에도 며칠 내리 극한 짜증 상황에 몰리고 보니 혈압이 널을 뛰었는지 이명과 함께 눈에 실핏줄이 터지기에 이르렀다. 

진화를 거듭해온 인류가 아무리 용을 써봤자 DNA에 새겨진 인체와 모든 장기의 수명은 50살이 한계점이라는 내용을 어느 과학 책에서 보았다. 그 이후로도 무려 50년을 더 산다고 하는 '100세시대'는 그러니까, 타고난 인체의 수명 때문이 아니고 원시시대 인류보다 너무도 월등해진 영양과 의술의 발달 덕분이란다. 작년 올해 들어 나도 여기저기 아프고 병원 찾을 일도 많아진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뜬금없이 젊은 후배나 친구들의 중병 소식이나 부음을 들으며 이젠 정말 자다가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돌입했구나 싶다.

째뜬 우울한 이야기는 이쯤해두고... 여차저차해서 영화 자막 번역 일이 하나 들어왔다. 그간 계속 열받게 재방송만 내보내더니만! 올들어 통 일도 안하는데 자막에서 이름 발견했다고 종종 인사 받는거 그간 진짜 민망했다. ㅠ.ㅠ 단기간 백수 모면했구나 기뻐하며 드디어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ㅎㅎㅎ 컴퓨터 켜지도 않고 지낸 몇달간은 핸드폰으로 sns만 들여다본 듯. 막상 컴퓨터를 켜니 일은 뒷전이고 블로그 구경다니고 있네그려. 

그 또한 민망하지만 '주옥같은' 자막을 만들기 위해서 뭔가 좀 더 긴 호흡의 글은 끼적이는 연습이 필요했던 모양이라고 핑계를 대야겠다. 8월부턴 또 백수신세지만 일이 있는 짧은 기간 행복하게 신나게 일해야지... 라고 결심하면 뭘하나. 시험공부 앞두고 책상 정리하던 버릇 못 버리고 포스팅감이나 또 없나 찾고 있다. ㅎㅎ그러니 어쩌면 7월 내내 포스팅이 잦아질 확률이 높다는 근황 보고가 오늘의 포스팅 결론이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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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일기 2013. 11. 13. 04:21

귀하는 올해 위암검사대상이니 꼭 검진을 받으라는 건강보험공단의 문자를 받은 게 벌써 몇번이던가. 요샌 개인적으로 검진을 받았으면 공단에 연락해 대상자 취소하라는 문자까지... 으음. 하지만 2년에 한번씩 공단에서 날아오는 건강검진 안내표대로 내가 찾아가 검진을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다. 

 

공단의 건강검진을 계속 외면하다가 나중에 큰병에 걸리면 본인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공단부담 병원비의 비율을 확 깍는다는 괴담을 들은 터라 (근데 정말 믿을만한 소문일까?) 올해는 검진을 받긴 해야겠다고 생각은 아직 있는데 벌써 연말이 코앞이다. 젠장. 거금을 들여 대학병원에서 내가 전격적인 건강검진을 받아본 건 따져보니 2009년. 한 2, 3년 됐으려나 생각했지만 4년이나 지났다는 뜻이다. 그때의 결과는 나도 놀라울 만큼 건강한 편이었다. 나보다 체중도 적게 나가는 친구가 과다한 체지방량으로 '마른비만' 판정 받았다고 하길래 나도 그러려니 했지만, 검진 결과 체지방은 적당하되 근육이 모자라서 신체나이가 실제 나이를 한살 정도 넘겼었다. 그 밖엔 누구나 다 있다는,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표재성 위염. 근육량 증가를 위해 체중을 2, 3킬로그램쯤 더 늘리라는 조언이 적혀 있어서 나름 뿌듯하기까지 했던 것 같다.

 

선천적으로(가족력의 편견이 작용했을 거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 고혈압을 조심하라는 건 좀 염려스러웠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검진 전전날 모임에서 잔뜩 먹은 삼겹살 구이때문이었던 걸로 자체 판단. 혈압이 좀 높은 것도 잠을 못자고 가서 그렇다고 자평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재보니 정상이던 걸 뭐;;) 공복에 먹은 것도 없이 소변 짜내는 것 때문에 또 스트레스는 좀 많이 받았느냐고!

 

하여간 위내시경한지 5년 되는 해는 내년이니까 올해 공단검진을 통해야 저렴하게 할 수 있지 싶었다. 내시경 도구가 깨끗한 것으로 이름난 2차 병원도 몇 군데 알아놓았는데 몸관리 좀 더 하고 근육량도 더 늘여서 가봐야지 하다가 어느덧 11월. ㅋㅋㅋ 참 못말리는 게으름이다. 어쨌거나 계속되는 지지부진 게으름병으로 마냥 늘어난 마감일 때문에 연일 스트레스는 만땅이고 잠자는 시간과 끼니까지 막 불규칙해지고 보니, 요샌 위가 쓰라리고 아픈 지경에 이르렀다. 위도 아프고 끝나지 않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는 심하고, 그러니 당연히 혈압도 막 올라가고...  최근들어 이상하게 혈압관리가 안되는 대비마마 때문에 나도 혈압계의 성능도 확인할 겸 수시로 혈압을 재보는데, 모녀 둘 다 아주 혈압이 가관이다. 

 

그렇지만 까칠한 성깔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가끔 위가 부은 듯 쓰라린 느낌이 드는 건 오래 전부터 있던 증상이고 가끔 역류성 식도염도 있지 않나 고민했었는데 4년전 검진에서 말짱하게 나왔으니, 이번에도 잘먹고 잘자고 잘 쉬면 위도 다시 멀쩡해지리라는 걸 굳게 믿는다. 더불어 혈압도 정상으로 내려가겠지. 괜히 지금 건강검진 받으러가면 4년전보다 더 심한 고혈압 위험군으로 치부될 위험도 있으니 차일피일 건강한 몸 만들기 핑계 대다가 올해가 다 갈지도...

 

하여간에 오늘 새벽엔 유독 위가 많이 아파서 올해 가기 전에 내시경을 하긴 해야겠다 쪽으로 더 기우는 중. 아... 푹 자고 싶다. ㅠ.ㅠ.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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