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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집옥재

놀잇감 2016. 5. 16. 17:15


경복궁 집옥재는 궁궐 들어가서도 청와대 가까이 맨 안쪽... 건청궁 왼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고종이 서고로 쓰려고 창덕궁에 지었던 '청풍양식' 건물을 경복궁으로 옮겨왔단다. 

이건 올초 겨울에 찍어두었던 집옥재 사진. 현재는.. ㅠ.ㅠ 저 중앙계단을 막고 월대 옆으로 별도의 나무 데크 경사로를 깔아 출입시키고 있다. 전각 개방한 건 너무 기쁜데, 출입구 가설하느라 건물 모양새는 미워졌다.

엄밀하게 말하면 주르륵 이어진 저 세 채의 전각 중에서도 범상치 않게 벽돌로 쌓아 지은 가운데 건물이 청풍양식이 도입된 <집옥재>이고 오른쪽 전각은 완전 한옥 방식으로 지은  <협길당> , 왼쪽 정자는 <팔우정>이다. 각기 현판도 따로 걸려 있음. 조선말 한옥의 변천사랄지, 청나라 양식이 가미된  한옥 건축의 흐름이랄지 색다름을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건물이라, 팔우정 창문에도, 세 건물을 잇는 복도각에도 '유리'가 설치되어 있다. ^^;

내가 특히 좋아라 구경다니길 좋아한 건물이어서 언제고 꼭 들어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는데, 아 글쎄 뉴스를 보니 이번달부터 이곳이 도서관과 북카페로 재탄생했단다!

봉사하는 날 오전에 쉰목소리로 겨우겨우 한판 안내를 마치고선, 여유 있을 때 슬그머니 집옥재로 달려갔다. 대체 어떻게 꾸며놓았을까...  

뉴스에서 얼핏 보긴 했지만, 서가며 책상이 다닥다닥 흉하게 놓여있으면 어쩌나 근심했는데 우왕... 시원시원한 공간배치 완전 마음에 들어! 가구며 부분 조명, 책상 가운데 놓여있는 앙증맞은 화분까지 다 예뻤다. 서가에 꽂힌 책들은 주로 <조선왕조 실록>, <일성록> 같은 전집류와 역사서인듯. 쓰다듬어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책이 많았다. ^^; 

​책 안보고 그저 멍하니 앉아 창밖만 바라보아도 좋을 듯! 비오는 날은 또 얼마나 운치가 있을까나...

​늘 대청 마루 밖에서 고개를 쭉 빼밀고 겨우겨우 대들보만 올려다보았던 집옥재 우물반자 천장과 단청무늬도 제대로 보이고...!

북카페로 단장한 팔우정 실내에서 밖을 내다보면... 이렇다. ㅠ.ㅠ  아이고 신선놀음이 따로없네그려. 선들선들 시원한 바람이 불어들어오고... 

​'가베'를 시키면 한복 입은 청년이 무려 '동드리퍼'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준다! 5천원이 아깝지 않아! ㅋㅋ 인력 문제인지 일회용 컵에 담아주는 건 좀 안타까웠지만... 커피맛도 괜찮았음. (사진 찍어도 되겠느냐고 허락받고 촬영했음을 밝힘 ㅋㅋ)  

아래는 ​팔우정에서 내다본 경북궁의 북문, 신무문 사진이다. 건춘문과 더불어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신무문.. 저리로 나가면 바로 청와대 정문이라 경비가 늘 삼엄.. +_+

북카페에 비치된 책들은 주로 우리나라 책의 영역본, 일역본, 중역본이고, 아직 수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책이 많지 않았다. 맨부커상 후보로 올라 새삼 회자되고 있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역본이 눈에 띄었음. 

카펫이 깔려 있어서 신을 벗고 <보라색 양단 슬리퍼>로 갈아신고 들어가야 하는데, 마음  같아선 대청마루의 나무를 그냥 밟게 놔두지 싶었으나 뭐 전문가가 알아서 정한 것이겠지. (그러나! 옛날 70년대에 경회루에 카펫 깔아놓고 대통령이 마음대로 사용했을 당시 특히 엄청 마룻바닥이 벌레먹고 상했다고 들었음! 카펫이 능사가 아님을 문화재청과 경복궁 담당자는 꼭 깊이 고민하고 있기를~!) 

북카페든 도서관이든... 시간 많을 때 읽을 책 가지고 가서 실컷 노닥거리다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왕의 서재에서 독서하는 기분을 제대로 느껴보겠어! 2층에 올라가보진 못하지만 이 만큼이라도 개방해서 전각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 건 참 잘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한옥집은 사람 손길 발길이 닿아야 썩지 않는다잖은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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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놀잇감 2015. 4. 28. 18:19

또 다시 1년만에 휴관일의 경복궁 특별 관람.


5월로 다가온 각종 궁궐축제를 앞두고 궁궐마당은 온갖 리허설로 분주했고, 준비 덜 된 답사 진행은 몹시 서툴렀다. 잠도 못자고 다른 급한 일까지 제끼며 달려갔던 터라 마냥 늘어지는 시간 관리엔 짜증이 버럭 났지만...


왕비의 시선으로 교태전 툇마루에서 바라본 아미산 화계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만개한 모습을 사나흘 밖에 안 보여주는 모란의 절정 모습을 몇년만에 처음 보았으니 그걸로 됐구나 싶다. 





언제나 중국인들로 바글거리는 내전 마당도 텅 비어 좋았고, 툇마루에 앉아 올려다보는 줄줄이 이어진 기와지붕들도 좋았다. 궁궐 마당을 자전거 타고 휙 가로지르는 경복궁 담당자가 어찌나 부럽던지! 줄무늬 옷까지 입으니 얼핏 <마지막 황제>의 한 장면도 떠오르고...  마침 하늘엔 금방 비행기가 날아갔나, 가늘게 흰 선이 그려져 있었다.






오랜 복원공사 끝에 드디어 문을 여는 수라간에서 발견한 우물. 옛날 돌과 요즘 돌은 확실히 색깔이 다르다. 



향원정은 이왕이면 중고딩때 사생대회에서 그린 그림 구도로 뙇~



이제야 확실히 모란이랑 작약을 구분할 줄 알겠다. 목본이니 초본이니 하는 이론적인 구분은 만날 들어봐야 헛것이고 이파리가 다르다. 넓고 평평한 잎은 모란, 좁고 반짝이는 잎은 작약. 확실히 꽃도 모란이 더 크고 탐스러운 듯...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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