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리리맘보

놀잇감 2011. 12. 16. 21:19

조카들 재롱잔치에 가보면 부모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비디오카메라를 뻗쳐들고 동영상 녹화를 한다. 엄마들은 열심히 사진 찍고 아빠들은 동영상 찍고 그러는 집도 많다. 요샌 그나마 스마트폰으로 약식 동영상을 촬영하지만, 첫 조카때만 해도 요란하고 큼지막한 촬영도구를 들고 나타나는 부모들이 적지 않았다(처음엔 우리도 그랬는데, 무대 위에서 고집스레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조카를 본 뒤론 유난떨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_-;)

어르신들의 합창발표회가 평일인 탓도 있겠으나 그날 공연을 비디오 카메라로 담는 가족은 한 집밖에 보지 못했다. 반면에 찬조출연을 했던 숙명유치원 아이들이 등장하자 아이들 부모들이 갑자기 나타나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댔다. 장담컨대 그렇게 찍은 아이들 동영상 비디오나 CD를 다시 틀어보는 일은 지극히 드물다. 디카로 찍은 사진은 컴퓨터에 저장만 해놓을 뿐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것과 같다. 어쨌거나 그래도 부모들은 대견스럽고 장해서 아이들의 공연을 동영상으로 사진으로 열심히 남겨둔다.

비디오카메라를 떨쳐들진 않았지만 나도 디카와 아이폰으로 나름 열심히 공연을 녹화한다고 했는데... 집에서 연습까지 하고 갔음에도 동영상을 하나밖에 건지지 못했다. 화음이 가장 아름다워 앵콜까지 했던 <그대 있는 곳까지>를 열심히 디카로 찍었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녹화된 건 내 무릎이더군. ㅠ.ㅠ 그나마도 <닐리리맘보>는 뒷부분만 아이폰으로 찍어 짧기 그지없고 화질도 별로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부른다기에 왜 하필 안어울리게(?) <닐리리맘보>일까 의아했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아이들이 어르신들의 노래를 소개하는 듯한 도입부도 색다르고 구성이 아주 재미있었다. 짧긴 해도 엄마는 현장음이 든 동영상을 보여드리니 뿌듯해하시는 눈치다. 아이들도 어르신들도 귀여워 나도 뿌듯하다. 구경 못간 동생들 보라고 유튜브에 올려 링크했다. 합창단에서도 촬영하던데 나중에 CD라도 구워서 주려는지 원.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