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와 '-데'

놀잇감 2011. 1. 2. 16:40

2011년 첫 포스팅은 과연 언제, 무슨 수다로 하게 될까 내심 궁금했는데 두둥, 우리말 얘기라니 고무적이다. ㅋㅋㅋ 새해연휴고 뭐고 역자교정에 힘쓰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긴 하나, 블로그질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요번 교정을 보면서 그간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우리말을 또 하나 발견했다. 출판사에 친절하게 오타 지적하는 메일을 보내거나 게시판 글 올리는 독자들 가운데는 본인이 잘못 알고 있으면서 나무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데, 지금껏 나도 역자교정하면서 틀리게 고쳐 되돌려 보낸 경우가 있을 정도로 찾아보지도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말이다. '-대'와 '-데' 가운데서 나는 말을 전달하는 경우 종결어미가 대부분 '-대'여야만 하고, '-데'는 '~하던데'나 의문형인 '왜 그러는데?'의 형태로만 옳은 용법이라고 '믿고' 있었으나 아니란다. 켁. 그동안 블로그 돌아다니면서 '~~했데'라고 쓴 걸 보면 눈쌀을 찌푸리며 폄하했는데, 내가 틀렸다는 얘기! 

-대: '-다고 해'의 준말.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예) 저 사람 아주 똑똑하대.
     철수도 오겠대?

-데: 과거 어느 때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으로 그대로 옮겨와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말로 '-더라'의 의미다.
예) 걔가 오늘 약속 못 지키겠데!
     그 사람 집이 시골이데. 

사실 예문을 보아도 하도 오래 잘못 알고 있었던 터라 아래 문장들은 눈에 몹시 설다. -_-; 요는 전달하려는 사실이 직접 경험인가 간접 경험인가의 차이다. 이렇게 여기 적어두기까지 했으니 앞으론 헷갈리지 말아야지. 수십년간 책 읽으며 종결어미 '-데'를 오타라고 생각했던 과거 모든 착각의 순간을 또 한번 반성한다. ㅋ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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