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놀잇감 2009. 4. 10. 21:27

느루 바퀴에 바람이 빠진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산책로 군데군데에 자전거 바람 넣는 도구가 설치되어 있지만, 보통 주입구론 느루에 바람을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어찌나 좌절했던지.
완전히 바람이 빠진 상태라 질질 끌고 가거나 차에 싣고 가야 바퀴에 바람을 넣을 수 있다는 걸 핑계로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계속 어두운 골방 구석에 처박아놓기를 몇달. 먼저 펌프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바람을 넣을까도 생각했지만 어떤 주입구가 맞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지레 걱정이 들어 최상책은 자전거를 산 가게에 싣고 가서 흙받이도 달고 펌프도 사고 바퀴에 공기도 주입하고 몇번 안타긴 했지만 전체적인 점검도 받으리라 별렀었다. 그러고는 오늘 저녁, 밥을 워낙 일찍 먹은 바람에 아직 훤한 하늘을 본 순간 에라 모르겠다 충동적으로 양평동까지 느루를 싣고 다녀왔다!
바퀴에 바람이 하나도 없는 걸 설마 타고 오진 않았겠죠!라고 외치는 사장님에게 절대 아니라고 변명을 하면서도 어찌나 민망하던지. 그렇게 바람빠진 바퀴에 올라타고 자전거를 몰았다간 바퀴 다 찢어진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규~.
아무려나... 모든 종류의 자전거에 바람을 넣을 수 있는 펌프도 사고, 하필 가게에서 떨어져 장렬히 전사한 라이트(자전거 살 때 공짜로 받은 거였다)도 새끈한 걸로 하나 새로 사고, 흙받이도 달고, 귀여운 인형도 하나 사고... 자전거값의 절반에 달하는 돈을 쓰고 돌아왔다. ㅋㅋㅋ 그나마도 원래 흙받이를 다는 공임 만원을 따로 받아야하는 건데, 사장님이 그건 안받으시겠다고 해서 고맙고 죄송했다. 만원 깎아주신 고마움으로 자전거 가게 광고나 해드려야지(겨우 만원 깎아준 것 같고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물건 살 때 절대 못깎고, 또 깎아준다고 해도 내심 불편하다. 얼마나 바가지를 씌웠길래 깎아준다고 하는 걸까 싶어서.. -_-;; 그래서 정찰제를 선호함. 근데 이번엔 정찰 가격에서 깎아주신 거고, 처음에 자전거 살 때도 다들 주는 거라고는 해도 라이트, 미등, 물통꽂이도 거저 받았기 때문에 옛날에 받은 친절까지 합해서 고마웠던 것임). 상호는 RMP 스포츠이고 다혼에서 나오는 각종 미니벨로와 루이가노, 브롬톤은 물론이고 산악자전거도 종류별로 많은 것 같았음. 양화대교 건너서 직진하다가 경인고속도로 고가 밑에서 유턴하면 되는데, 건물 뒤에 주차장도 있어서 굳이 자전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되는 게 난 좋더라. 자전거를 타보니 주변기기며 악세사리들은 또 왜 그리 많은건지, 사실 점검 기다리는 동안 자전거 뒤에 다는 예쁜 가방도 지를까말까 몹시 고민을 했는데, 애써 참았다.
이젠 바퀴에 바람빠져서 자전거 못탄다는 소리는 절대 못하게 됐으니 슬슬 저질체력 좀 단련해보려나...
이런 얘기는 얼른 만방에 알려야 주변의 압력으로라도 느루에 콧바람을 쐴 것 같아 돌아오자마자 득달같이 적고 있다. 내일은 드디어 꽃길 한판 달려봐야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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