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이란 말이 딱이다.
지켜보고 있자니 아주 가지가지 한다.
경찰에서 미국 쇠고기 관련하여 <인터넷 괴담>을 퍼뜨린 당사자들의 신원을 조사하여 내사하고 있으며 명예훼손죄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더라. 그런데 변명거리라고 덧붙인 말이 아이디와 신원정보가 대부분 거짓이라서 확인이 불가능하단다. 네티즌들이 책임감도 없이 가볍게 함부로 탄핵에 가담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려고 애쓰는 모양인데, 웃기지 마라. 나는 그거 서명하려고 몇년동안 쓰지도 않아 다음 메일계정도 중단된 걸 일부러 로그인 해서 서명했다. 니들이 그런 시답잖은 핑계 댈 줄 나는 미리 알고 있었단다.
신원조회 해볼테면 해봐라, 이 놈들아. 죄 지은 게 없으니 무서울 것도 없다.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은 딱 <만 명>(돈과 권력을 소유한)에게만 평등하다는 뜻이란 것도 잘 안다. 명예훼손이니 손해배상이니 법정소송 들어가면 가난한 자들은 소송비용 없어서 지레 포기하거나 오기 부리다가 패소해 가산 탕진하고 빚더미에 올라 앉는다지. 법도 돈 많은 놈들한테는 솜방망이라는 걸 왜 모르겠니. 바로 얼마전에 삼성 특검도 지켜보았고, 휠체어 타고 나타나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내려지는 사법조치들이 하나같이 너그러운 이유를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 초대형 비리에 휘말려 짤린 판검사들도 언론 잠잠해지면 은근슬쩍 초대형 법무법인에 고속으로 스카우트 되어 고액 수임료 받는 변호사로 활약한다는 거 다 안다. 그런 인간들이 전관예우 운운하며 전횡을 휘둘러 돈 많은 사기꾼들 열심히 변호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먹고 알먹는 걸 우리가 왜 모르겠니.

그렇지만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지진 않는 법이란다. 니들이 자꾸 <괴담>이니 <유언비어>니 하는데, 나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입장을 바꾸어 고민해보아도 니들이 <믿어라, 안전하다>하는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단다. 광우병 생기면 그때 수입 중단하겠다고? 혹시라도 그동안 수입된 광우병 쇠고기 먹고 몸속에 광우병 소인을 품고 있다가 잠복기 10년 뒤에 한꺼번에 발병할지도 모르는 피해는 어떻게 할 건데? 광우병 걸려 죽은 사람 나타나면 그때 가서야 계급따라, 직업따라 차별 적용해서 유족에게 보상해주면 다라는 거냐?  작년까지 30개월 미만 살코기에서도 뼈 나오는 바람에 통관을 아예 중단시켰던 이유는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잖아? 그땐 그럼 아무 위험도 없는데 그 생쇼를 했다는 거니?? 그렇게 안전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살만한> 다른 나라들은 아직도 그보다 더한 생쇼를 지속하고 있는 걸까? 니들이 제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나 좀 설득시켜 봐라, 제발! <설마 나라가 나서서 국민에게 해로운 걸 먹이겠냐> 따위의 말도 안되는 변명 좀 하지 말고! 나라가 나서서 법으로 처단해도, 뱃속에 납 집어넣은 굴비와 게가 수입되는 나라라는 거 니들 모르고 있었냐? 아직도 한우로 둔갑한 수입쇠고기 때문에 단속되는 업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고나 있니? 그나마도 단속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적발도 못하는데 그렇다더라. 확고한 기준과 제한이 있어도 돈 되는 일이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윤을 추구하려는 게 장사꾼들의 본능이라는 거 그렇게 유능한 CEO라면 누구보다 잘 알겠네? 걸핏하면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 운운하면서 설마 그것도 모르려고??

거기다가 그 중요한 무역협상을 하면서 협상안 관련 규정인 미국측 관보를 오역해서 내용을 잘못 이해했다고?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협상단 실무자가 몇 명인데 그거 하나 발견 못했단 말이니?  니네 CEO 대통령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기업에서도 말이다, 실무자가 주요서류를 기안하면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중간 관리자가 전결권을 갖는 것도 있지만 퍽 중요한 일은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거쳐 사장까지 결재를 하고 동반 책임을 지는 법이거든! 그리고 하다못해 작은 기업 간의 계약서 하나를 주고받을 때도 오류나 오역이 있으면 중간에서 발견되기 마련이지.
그런데 니들은 얼마나 서둘러부쳤으면 그래 그 중요한 걸 놓치고 못 봤니? 혹시 아예 눈감고 어떤 조건이든 수락할 작정이었던 건 아니니? 많이 양보해서 진짜로 실수했다고 치자. 아니, 하나 같이 영어실력이 딱 <어린쥐> 수준으로 딸려서 그 정도도 못 알아봤다고 치자. 그럼 그 잘못을 시정해야겠다는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야하는 거 아니니? 이윤추구가 최대 목표인 기업이 종종 그러듯 무능한 담당자 두엇을 댕강 잘라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화풀이는 되겠지만 그런다고 궁극적으로 일이 해결 되는 건 아니잖아? 그럴 땐 당연히 하급 담당자 말고 상위 책임자가 나서서 수습해야 하는 거야! 수습이란, 잘못된 계약이지만 더는 어쩔 수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그냥 밀고 나가자고 우기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잘못을 바로잡아야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게 우리 뜻인데, 그게 유언비어고 괴담이라는 거냐, 이 멍청이들아??!!!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써 있으면 더 들어가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이란다. 협박하고 고문하고 주리를 튼다고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수그러들 것 같니? 그 유명한 갈릴레오 얘기를 떠올려 봐라. 교회의 거대 권력 앞에서 늙고 병든 갈릴레오는 목숨을 부지하느라 무릎을 꿇고 지동설을 부인했다잖냐. 법정을 나서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다는 일화는 후대 사람들이 그럴듯해 보이라고 붙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더라. 하지만 그 일화의 요점은,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지. <안전하다, 믿어라> 니들이 아무리 신문광고를 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많은 국민들을 무식하고 편파적인 불순 세력이라 협박한들, 30개월 이상 미쿡소의 광우병 위험부위가 얼떨결에라도 수입될 가능성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단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르짖고 있는데도, 니들은 정말 아직도 모르겠니??
설마... 공부깨나 잘해서 그 자리에 오른 한국의 엘리트들이 속마음까지 진실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그냥 모르는 척 하는 거지? 주요 통상협상과정에서 계약서 조항 하나도 제대로 파악 못하는 인간들이 나라 대표로 나가 앉아 있었다는 사실도 섬뜩한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미쿡 형님들한테 굽실거렸다면 몰라도 똥인지 된장인지 진짜로 구분도 못하는 인간들이 정부관료로 대거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앞이 캄캄하다.
하기야, 니들이 광우병 쇠고기 반대 여론에 제대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반박 못하고 <미국을 믿어라, 정부를 믿어라, 니들은 과학을 모른다> 따위로 어설프게 대적하고 있는 걸 보면 내심으론 진실을 알고 있는 것 같더라.
그렇다면 말이야...
진실은 왜곡한다고 거짓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좀 일찌감치 깨달으렴. 옳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 그릇된 독단을 피해가는 지름길이란다. 옳은 소리가 무엇인지는, 니들도 잘 생각해보면 알 거야.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이라는데, 수족인 니들이 참 고생 많다. 그렇지만 머리가 더 엉뚱한 짓 못하게 수족이 힘을 모아 꼭 붙들고 있을 순 있지 않겠니? 니들이 못 붙들겠다면, 하는 수 없어. 우리가 그 머리를 잘라버리는 수밖에. ^^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니들이 자꾸 협박하면 우리도 협박 밖엔 길이 없다는거 잊지 마라. 우리는 엄연한 주권을 가진 국민이고 싶을 뿐, 언제 해고당할지 모를 한낱 기업의 직원이 되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단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무능력한 CEO는 임기 전에도 갈아치울 수 있을 걸 아마.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은 고맙게도 몇년 전에 니들이 보여줘서 잘 알고 있어!! 그리고 그때 니들보다 지금 우리 수가 훨씬 많다는 거 지금쯤은 잘 알았겠지. 계속 지켜보고 있으마.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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