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민

하나마나 푸념 2007. 12. 10. 14:47
작년 12월에도 분명 똑같은 고민을 여기 적어두었던 기억이 있다.
12월이라서, 한해를 마감해야 하므로 꼭 만나서 밥이든 술이든 나눠먹자는 지인들의 청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

돌이켜보면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한 해도 없었고
연속되는 시간 속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이 '까짓거'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데
왜 꼭들 그렇게 '연말연시'를 외쳐대는 것인지 원.

'송년'과 상관없이 만날 일이 있으면 그냥 만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만나서 먹으면 그만인데...
솔직히 나 역시 한해 자알 살았으니 굳이 꼭 만나서 등 두들겨주고 어깨 토닥여 받고 싶은 이들이 있기는 하다.
올해는 엄마 지킴이 핑계로 집에 콕 박혀 지낸 시간이 많았던 터라
계속 만남을 미뤄온 미안함이 앞서는 지인들도 없지 않으니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연일 달력만 째려보고 있다.

남은 날은 겨우 스무날.
반드시 2007년에 못을 박아 나를 채근할 친구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마음이 바빠지는 12월이다.
인간 관계가 역시 어려운 것인지, 어려울 필요는 없는데 나 홀로 소심하게 어려워하며 고민하는 것인지
일단 모두에게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노라고 말미를 받아놓고는
사방에 전화 걸고 연락하는 게 또 귀찮고 싫어서 진저리가 난다.
촌스럽게 난 왜 전화하는 게 이리도 어려울까.

작년 재작년 말미에도 한 고민을 올해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고
내년, 후년에도 어김없이 우유부단하게 고민하고 있을 내 꼬락서니가 퍽이나 한심스럽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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