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하나마나 푸념 2015. 6. 13. 00:34

​경복궁이 이렇게 한산할 수가. 이것이 바로 메르스 효과.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바글거리던 경복궁 근정전 앞 마당이 텅 비었다. 정기 휴관일처럼 보일 정도다. ^^;

무료해설을 원하던 단체 예약은 모두 취소됐고, 그야말로 자원봉사자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여유롭게 경회루 앞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노닥거려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상황. 그래도 궁궐에 사람 없어 좋을 것 같다며 찾아온 소수의 사람들도 있긴 했다. 하지만 평소 관람객의 최소 7할은 차지했던 아시아권 관람객이 전무하니 경복궁에서 이런 모습도 연출이 되더군. 작년엔 세월호 때문에 여행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던데 올해도 또... 전염병 창궐하는 후진국에 누가 오고 싶겠나. 나라도 여행계획 취소할듯.  

설마 메르스 환자가 궁궐 나들이 오겠어, 그러면서(자가격리 대상자가 울릉도 관광도 간 걸 보면 뭐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도 같지만) 이래저래 한산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딱 좋은 날이었는데, 한 가지 짜증나는 옥에 티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청와대로 오가는 헬기들의 굉음. 경복궁 후원쪽에선  다다다다 두 대씩 날아와 청와대에 내려앉는 모습을 코앞에서 볼 수 있고 그럴 때면 바로 옆에서 얘기를 해도 하나도 말이 들리지 않는다. 아오 시끄러워랏.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를 했다. 아몰랑, 미국 갈거야... 뱅기탈거야... 그러다가 형편이 여의치 않으니깐 헬기 타고서라도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댕기면서 항공마일리지 늘리는 거라고... 뭔 일만 터지면 해외로 도망쳐야 하는데 이번엔 못 가서 어쩌나. 쯧쯧.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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