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등산

놀잇감 2015. 1. 12. 23:56

둘째주 토요일마다 등산고수들을 따라가는 산행의 올해 첫 행선지는 북한산. 독바위역에서 올라가 족두리봉, 향로봉, 탕춘대능선, 불광역으로 내려오는 3시간짜리 '가벼운' 산행이 될거라고 했다. 하지만 작년 경험상 이들 기준의 '가벼운' 산행도 내게는 늘 고강도 등산이었고, 등반 배정 시간이 짧을수록 쉬는 시간이 얼마 없어 더 고역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후덜덜 멀미나는 암능 구간을 얼마나 다녔는지 머리가 지릿지릿. 고소공포증 환자에겐 그저 북한산 둘레길이 딱인데 ㅠㅠ 내눈엔 벼랑처럼 보이는 봉우리로 무작정 올라가라 그럴때마다 아주 오금이 저렸다. 곳곳에 얼어붙은 길이 있어 벌벌 떨며 지나긴 했지만 아이젠을 착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암튼 쾌청한 날씨에 거의 봄볕 같은 햇살과 파란하늘, 툭 트인 시계가 멋졌던 날. 

저 능선 중 맨 왼쪽 봉우리가 족두리봉이다. 향로봉은 그 옆 두번째였던가. 막판엔 정신 혼미해서 기억도 잘 안남. 대체 능선을 얼마나 뺑뺑돌아 온건지... 어린시절 부모님따라 북한산 가서 송추로 올라가 구기동으로 내려오거나, 평창동으로 올라가 우이동으로 내려오며 길고 험한 등산에 징징 울던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북한산... 진짜 만만하지가 않다. ​


잘 못찍어서 길이 선명하지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능선 중간에 '북한산 차마고도'라고 불린다는 바윗길이 있다. 무시무시할거라 예상했으나 폭이 제법 넓어 안쪽으로 바짝 붙어 걸었더니 참을만 했다. ​이른 시간이라 마주치는 사람들이 없어 다행.


멋진 기암괴석 나타나면 휴대폰 꺼내들 여유도 생겼다는게 스스로 대견해서 또 한장...

고수들의 등산을 한 1년 열심히 따라다니면 폐활량도 늘고 근력이 붙어 좀 수월해진다더니만, 오는 3월이면 만1년 되는데 아직도 허덕허덕 힘겹기만 하다.  한달에 한번으로는 단련이 안된다는 얘기. 앞산을 가도 심장이 터져라 빠르게 올라야 연습이 되나보다. 쉬엄쉬엄 아름다운 경치 보며 슬슬 다니면 될 걸, 왜 그렇게 죽자살자 산을 타야하는지 좀처럼 모르겠으나 일단은 따라다녀보는 수밖에. +_+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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