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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6 홍유릉 12
  2. 2011.07.13 선물이~ 왔어요 14
  3. 2011.05.15 이러고 놀았다 11

홍유릉

놀잇감 2011. 7. 26. 07:55

삼계탕 챙겨먹기도 지겨워진 중복날, 동생들과 갈비 먹으러 가자고 의기투합한 김에 주 목적지인 갈비집과 가까이 있다는 홍유릉에 들러 반나절을 보냈다. 지난 가을 융건릉 다녀왔다고 자랑했을 때, 친구가 지척에 있는 홍유릉에도 좀 왔다가 자기네(꽤 유명한 갈비집인데 수년째 통 못가봐서 상당히 미안했다 ^^;) 들러가라고 퉁박을 주었던 걸 내내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오릉이나 융건릉 만큼 규모가 커서 산책길이 꽤 길 것으로 예상했건만 웬걸, 입구에서 빤히 다 보이는 곳에 홍릉과 유릉이 바싹 붙어 있어 서로 5분도 안걸리는 거리라 산책을 운동 삼는 건 애당초 불가능했다. 그래도 왕릉을 에워싼 숲은 깊고 높은 느낌이 들었고 잔디밭도 잘 다듬어져 있었으므로 피톤치드 섭취(?)의 의미로 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잘 쉬다 돌아왔다. 과거 서오릉에선 잔디밭에서 축구도 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으나, 조선 왕릉 세계문화유산 지정 덕분/탓인지 경건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지령이 내려진 모양이어서 이제 이곳에선 공과 글러브를 아예 갖고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다. +_+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대체 어떤 혜택이 있는 건지, 예산이 더 투입되어 좀 더 관리가 잘 되는 이점이 확실히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 세계자연유산 지정과 관련한 잡음을 봐도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세계적인 유산으로 지정을 받은 말든 지켜야할 문화재나 자연이라면 힘써 보호하면 그만 아닌가. 모든 호들갑엔 '야로'가 있을 것만 같아 통 못마땅하다. 암튼 그래서 가져간 축구공은 차보지도 못했고, 야구 캐치볼도 주차장에서 조금 하다 마는 아픔이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 뿌듯한 나들이였다고 인정. 

고종과 명성왕후를 모신 홍릉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금세 보이는 연못엔 연꽃도 피어있고 팔뚝보다 더 긴 잉어가 돌아다녔다. 한쪽 옆에는 내가 '핫도그'라고 부르는 수생식물이 자리를 잡았고.



왕릉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홍릉과 유릉은 고종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고 중국의 제후국임을 거부하면서 건축양식도 다르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었다. 어쨌거나 내가 보기에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홍살문부터 전각까지 이어지는 온갖 석상들이었다. 말과 해치, 양 모양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코끼리와 낙타도 있더라! 맨 안쪽에는 문신과 무신 상도 서 있고... 능 옆에 지어놓은 한옥도 규모가 꽤 대단했다. 

전각에서 비각으로 이어지는 돌계단 틈에 피어난 처음 보는 꽃이 하도 신기해서 검색해보려고 찍어왔다. 혹시 나무님이 꽃 이름을 아실지도 모르겠고. ^^;; 궁궐 가서도 늘 하는 타령이지만 왕릉을 돌아다니면서도 결론은 하나, 이런 정원을 갖고 싶다는 것. 으휴.


오솔길을 따라 순종과 왕후, 계비를 모두 합장했다는 유릉까지 한바퀴 돌고 나니 제일 앞장섰던 큰동생이 대문이 활짝 열린 한옥 안에서 우리를 마구 불렀다. 시원한 대청마루에 아예 드러누워 쉬면서...
보통 관람용 한옥엔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떡하니 적혀 있기마련인데, 여긴 참 관람객 친화적이로군, 하며 신나했다. 잘 깎은 잔디밭도 구석구석 밟아보았고, 사랑채와 행랑채 방문도 여기저기 열어보며 새로 깔고 바른 장판지와 창호지까지 감상했다. 결론은 또 하나로 귀결, 아 이렇게 잘 생긴 한옥에 살고 싶어라!


 

 

분합문을 들어 올려놓은 대청마루에
아예 이렇게 자리를 잡고 놀았다는 얘기다.
입장료 천원(초등학생은 500원^^)이 조금도 아깝지 않아! 여기 너무 좋다! 이러면서...
(올케는 잠시 뒤 쿠션 좋은 제 남편 배를 베고 드러누웠다 ㅋㅋ)
 
그렇게 한 20-30분쯤 있었던가?
관리인 아저씨가 대문으로 들어서더니 우리에게 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었다. -_-; 
원래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라 늘 잠가두는데 일이 있어 잠시 대문을 열어놓았던 것 뿐이라고...
우리는 민망해 하며 얼른 밖으로 나왔지만 한옥의 묘미와 대청마루의 시원함은 이미 즐길대로 다 즐긴 뒤였다. ㅋㅋㅋ
나와서 보니 대문이 두 군데 있고 정문쪽 대문에는 빨간색으로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었다. ;-p 우린 진짜로 몰랐을 뿐이고!


더 볼 것도 할 것도 없어진 우리는 늦게 출발한 막내동생네가 합류할 때까지 눈에 띄는 제일 큰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냥 쉬기로 했다. 오전에 내린 비로 잔디밭은 축축했지만 그늘엔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불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음이라... 

우리에게 그늘을 드리워주었던 이 큰나무를 막내는 '낙엽송'이라 우겼는데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축축 늘어져 넓게 퍼진 가지가 아주 일품이어서 드러누워 올려다보며 므흣했다. 
 

 

요새 건강해지시면서 부쩍 콧바람을 쏘이고 싶어했던 울 엄마, 너무 가깝기는 했지만 주목적은 어디까지나 '복날 갈비 먹기'였으므로 먹기도 전에 흡족하셨는지 표정이 좋다. 휴대폰 들이대며 좀 웃어달랬더니 흔쾌히 협조도 하고.
 
그치만 새삼 사진으로 보니... 내가 아무리 '아줌마'라고 우겨도 어째볼 수 없는 할머니시구나. 역시나 아줌마는 내게 더 어울리는 호칭이었어. 그래도 염색 안한 회색 머리가 징그럽게 새카만 염색머리보다 나는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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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왔어요

놀잇감 2011. 7. 13. 17:19

(한심하게) 이러고 논다 제2편. 플레이모빌 역시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다는 개미지옥이라는데 아무래도 이미 빠진 것 같다. 위시리스트에 잔뜩 담아만 두고 나중에 스스로 칭찬해줄 일 있을 때 사들여야지 마음먹었던 품목을 선물로 받았다. ㅎㅎㅎ 비 철철 내리는 어젯밤 10시도 넘어서 택배가 와 깜짝 놀랐으나, 부리나케 조립해 갖고 놀며 사진을 찍었다. 오늘도 계속 조물락거리고 있는 걸 본 엄마가 또 늘어난 이 잡동사니는 또 뭐냐고 한숨을 쉬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희희낙락. 




이번에도 이 둘만 고른 걸 보면 확실히 내 눈엔 남자가 안들어오나보다 했는데, 아직 개봉 안한 미식축구 선수도 내 선물이라니 앞으로는 남자애들도 좀 눈여겨봐야겠다. ㅋ_M#]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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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놀았다

놀잇감 2011. 5. 15. 15:22
작년에 워낙 조카들이 어린이날이며 생일선물로 줄곧 레고를 원했기에 올해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그래서 레고 선물을 사러 가게 되면 나도 요즘 유행이라는 레고 피규어 랜덤 뽑기를 해보려고 내심 흐뭇하게 벼르고 있었다. 뽑고 싶은 레고 모양 조각을 상상하며 손감각을 연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카들은 나를 배신했다. 그들이 원한 어린이날 선물은 보드게임 아니면 게임팩. ㅠ.ㅠ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어쩐지 나는 산소부족을 느끼며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부러 차몰고 가야하는 그곳에 가고 싶지가 않다. 이마트엘 가야만 레고를 뽑을 수 있다는데... 그저 아쉬워하고만 있는데 막내조카가 나의 안타까움에 불을 질렀다.

나한테는 보드게임 사달래놓고, 제 큰엄마한테선 레고 선물을 받아온 것이다! 그럼 차라리 나한테 레고 사달라고 하고 보드게임은 큰엄마한테 부탁하지!! 그것도 내가 레고 사러 갈 때마다 보며 좋아라했던 토이스토리1 ㅠ.ㅠ


조립하고 나자마자 나도 한참 갖고 놀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 저장했다. 사진으로라도 갖고 있어야지 하며... 그러고 나니 레고피규어 열망이 확 도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간 위시리스트에만 넣어놓고 간간이 구경만 하던 플레이모빌을 전격 주문해버렸다. 5월 기념으로 꽃과 아이들을 주제로 나름 선별해서... 

며칠 전 택배가 온날, 나는 희희낙락 조립을 해선 이리저리 늘어놓고 신나게 놀았다. 물론 사진촬영도 했다. 이야기도 만들었다... -_-; 장난감 사모으는 사람들, 이해는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까지 동참하게 될 줄이야. 뭐든 오타쿠 기질은 없으니 또 몇번 이러다 말겠지만 암튼 며칠째 즐겁다.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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