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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문방구

놀잇감 2011. 4. 19. 15:40

블로그 이웃 고비가 하일라이터 계의 최강자라며 고체 형광펜의 존재를 신기해 했다. 나도 익히 본 물건이었다. 조카네 가서 책상에 돌아다니는 주황색 형광펜을 직접 써보기도 했다. 고비의 칭찬 그대로 필기감도 좋고 색감도 좋은 편이었다. 지난번에 문방구 매장에 갔을 땐 제품구경도 했지만 선뜻 구입하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인 스테들러 형광펜을 두개나 사두었기 때문이다. 두어달 지나면 홀라당 말라버리는 흔한 형광펜과 달리 스테들러는 형광펜도 훌륭해서 반년쯤은 거뜬하다. (내가 그리 자주 애용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겠지만) 담엔 나도 사서 써봐야지 마음 먹었는데 고비의 포스팅을 본 거다.

마침 어제 조카네 갔다가 늘 보던 주황색 고체 형광펜을 들고 물었다. 너 이거 다른 색도 써봤니? 조카는 책상위 연필꽂이(연필꽂이만 세 개쯤 된다. 아.. 풍요의 세상이여)에서 주섬주섬 다른 색을 죄다 꺼내 보여주었다. 원래 노랑색은 구몬에서 공짜로 준건데, 좋아서 다른 색깔은 내가 샀어. 아...  @_@



얼른 다 써본 나는 퍼뜩 고비에게 정보를 알려야겠다 싶어서 이 사진을 찍어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러고는 열망에 불타올랐다. 사고싶다, 사고싶다. 세트로 다 사고싶다... -_-a

하일라이터로 쓰려면 사실 노란색 말고는 별로 쓸모도 없고 색이 너무 튀어서 사두더라도 펴~~~영생 다 쓸 일이 없을 게 확실하다. 조카들이 놀러와서 그림그리기 놀이에 다 써버리지 않는한은. 그런데 대체 왜 다 사고 싶으냐고!! 그나마 이렇게 저렴한 문방구만 욕심내는 소박한 취미생활이 얼마나 다행이냐 싶긴 하지만, 쓸데없는 물건은 제발 좀 사서 쟁여두지 말자는 단촐한 삶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나는 늘 우유부단하게 고민한다. 물론 까짓것 얼마나 한다고, 하는 소비욕이 승리를 거둘 때가 많지만 말이다.

4월들어 애용하는 온라인 문방구 사이트의 회원등급이 VIP에서 한단계 떨어져 블루회원이 된 걸 보자 나는 또 막 조바심이 생겨(아니 왜??)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 역시나 꼭 필요한 물건들은 아니었다. 실제로 필요한 건 작은 공책 한권과 스프링노트였는데, 스프링노트는 겉장이 반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으면서 두께와 종이와 디자인이 모두 맘에 드는 걸 찾을 수가 없어 포기하는 대신 슬며시 연필을 고르고 있었다. VIP회원일 때는 100원 이상의 제품을 사면 무조건 무료배송인데, 블루회원이면 만원을 채워야 무료배송이다. 아쒸... 그래서 소박하게 사들여 엊그제 받은 문방구는 이것.


저 공책은 대체 언제 뭣에 쓰게될까.. 연필도 그간 사들인게 쌓여 분명 안쓰고 구경만 할 게 뻔하고... 신문 재생용지로 만든 연필들은 다 고만고만 차이도 없는데 왜 자꾸 사는지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색색깔 연필은 끝에 달린 새까만 지우개까지 맘에 드니깐 후회는 없다. 이게 바로 나에겐 만원의 행복이로구나. ㅋㅋㅋ (그래도 여기 없는 공책 한권은 이미 사용 중이니 다 헛질은 아니라고 극구 주장)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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