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7.24 옥수수의 계절 6

옥수수의 계절

놀잇감 2016. 7. 24. 23:01

바야흐로 옥수수의 계절이다. 겨울과 봄을 거쳐 햇옥수수가 나오기 전까지도 줄창 중국산 냉동옥수수를 쪄서 파는 좌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계속 사다먹긴 했다. 그러면서도 진짜 옥수수의 계절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일찌감치 찾아온 폭염에 올해는 옥수수가 일찍 익었다며, 6월 말부터 5천원에 3개씩 담아 파는 국산 햇옥수수도 깨나 사다먹었는데 드디어 두둥~ 괴산을 오가며 공동농장 농사를 거들던 후배가 옥수수 수확 시기를 알려왔다. 선주문하면 밭에서 딴 옥수수를 곧장 자루에 담아 보내주겠노라고.

30개들이 한자루 얼른 주문하고 오매불망 기다렸다가, 택배 도탁하자마자 들통에다 찰옥수수를 한꺼번에 다 삶았다. 옥수수를 맛있게 먹으려면 따자마자 푹푹 삶아줘야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그대로! ㅋㅋ

사방팔방 자랑했더니 옥수수 싫어하는 이들이 비웃어댔다. 먹기 지저분하고 이빨에 끼고 별로 맛도 없다나... 아니, 어떻게 그런 옥수수를 모욕하는 발언을! 이북 출신인 가족이라 그랬는지, 우리 집에선 옥수수 지저분하게 먹으면 어려서도 혼이 났다. 한줄씩 가지런하게 깨끗하게 똑똑 떼어먹으면 지저분해질 이유가 없는데!

하여간 옥수수 맛있게 삶는 법은 간단하다. 괴산대학찰옥수수 사먹을 때 그쪽 농장에서 쪽지에 보내준 내용대로 몇년째 계속 실천중. 옥수수를 속껍질 한두장 남겨서 잘 씻은 다음(유기농이라 안씻어도 된다지만 난 꼭 씻는다! ㅋㅋ) 물을 넉넉히 붓고(옥수수가 다 잠기게) 천일염 한줌 넣어 푹푹 끓이는 거다. 2, 30분이면 완성.

귀찮다고 껍질을 다 떼버리고 삶으면 확실히 단맛이 덜해지는 것 같다. 누군가는 옥수수 수염도 잘 씻어서 함께 삶는다고 함. 


​식혀서 일부는 냉동실에 잘 넣어둔 다음, 간식으로 먹고 주식으로 먹고 며칠째 원없이 옥수수를 먹고 있는데도 뭔가 조바심이 든다. 옥수수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맛있는 옥수수 몇 자루 더 사먹어야하는데 싶어서.. 

너무 덥다는 핑계로 국이며 찌개며 끓이는 요리는 하나도 안하겠다 선언해놓고, 옥수수 삶는 건 하나도 안덥고 신이 났다. 오죽하면 들통 인증샷까지 찍었을라고. ㅋㅋㅋ 암튼 이 여름 찰옥수수는 진리!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