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푸념'에 해당되는 글 109건

  1. 2008.01.30 영어병 7
  2. 2008.01.20 그때와 요즘 9
  3. 2008.01.18 싫은 사람2 9
  4. 2007.12.21 허탈 14
  5. 2007.12.17 아이들의 대통령 5
  6. 2007.12.10 태안반도 6
  7. 2007.12.10 같은 고민 8
  8. 2007.11.07 홀리데이 3
  9. 2007.10.28 한 사람 두 얼굴 4
  10. 2007.10.10 은행이 싫어 9

영어병

하나마나 푸념 2008. 1. 30. 17:05
이 나라 사람들은 언제부터 중중 영어병에 걸린 걸까.
잠잠해졌다가 한번씩 영어 공용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영어에 미쳐 날뛰는 사람들은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참 궁금하다.
원칙없이 며칠만에 영어교육 방침을 뒤집었다 메쳤다하는 명바기와 그 추종자들도 마찬가지지만
모두들 영어에 목매달고 죄없는 애들을 잡는 이 세태가 나는 너무도 한심하다.
왜 모든 이들이 남의 나라 말인 영어를 잘해야하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면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된다고?
쓸데없이 모든 분야에서 영어성적을 성공이나 진학, 승진의 척도로 삼는 이상한 문화 때문이 아니고?
온 국민이 영어를 잘하면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그래서 영어를 공용 언어로 쓰고 있는 필리핀은 국가 경쟁력이 그렇게 높은가?
(한국과 GNP가 비슷한 수준이라던 필리핀은 내가 직접 가보니 빈부격차가 너무 심하고 사회 부패도 심화되어
대단히 '못사는' 나라로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영어실력 하나로 그렇게 쉽사리 높아지는 것이었던가? *_*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영어로 밥벌어먹고 사는 축에 들다보니
자녀들의 영어교육 문제로 조언을 구하는 지인들이 더러 있다.
가장 흔한 질문은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에 관한 것.
마누라가 애들 데리고 영어권 나라에 가서 공부를 시키겠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을지..
한 1년만 애들을 휴학시키고 호주나 캐나다, 필리핀 같은 데 가서 영어에 친숙하게 해오면 어쩔지..
묻는 것이다.
내가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으니 내 조언은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생각일수밖에 없지만
내가 보기엔 죄다 '돈지랄'일 뿐이라 지인들에게도 가차없이 그렇게 이야기해주곤 한다.
물론 어학연수의 경우 영어를 낯설어하는 아이들에게 잠시 영어와 친해지는 과정을 만들어주는 데 의미를 둔다거나 집중적인 듣기훈련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언어라는 것이 끊임없는 반복에 의한 학습인데 한국에 돌아오면 그 '약발'이 얼마나 가겠는가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게다가 외국에 한 1년 나가 있는 동안 혹시나 귀국해서 다른 학과목 성적이 떨어질까봐
엄마가 직접 나서든 따로 과외교사를 두둔지 해서 수학과 국어, 과학 따위는 거기서도 한국식 주입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하니,  난 도무지 영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유학비용을 감당하며 조기유학을 선택했다고 치자.
외국대학에서도 좋은 대학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그 나라 사람들 역시 웬만한 대학을 나와서도 좋은 일자리를 잡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대한민국 국적의 외국인이 현지에서 좋은 일자리를 잡는 것이 얼마나 가능하겠나?
극소수는 운좋게도 현지에 남아 일자리를 잡을 수 있겠지만, 결국 대부분 유학의 끝은 한국으로 돌아와 그럴듯한 직업을 찾는 것일 게다.
하지만... 조기유학으로 외국문화와 개인주의 분위기에 익숙해진 데다 한국의 역사나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미묘한 문제들을 알 리 없는 유학파들은 한국의 주류 사회와 엘리트 집단에 편승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영어만 잘하면, 그리고 그럴듯한 외국 대학 졸업장이 있으면 취직이 쉬울 거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같은 얘기다.
한 10여년 전엔 정말로 그런 이들이 '단순히 영어를 모국어처럼 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주요 재벌기업에 스카우트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세상물정 모르고 개인주의 앞세우는 조기유학파는 집단주의의 총체 같은 국내기업의 '조직'에서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
아니, 그들은 하다못해 국내기업의 입사시험 체계조차 뚫기 어렵다. 며칠씩 합숙해가며 실시하는 최종면접에서 팀플레이나 조직 적응도를 파악하는 잣대에서 떨려나고 말기 때문이다.
아 물론... 대단히 든든한 재벌 혈통을 지닌 터라 유학만 끝나면 언제든 대기업 기획실장으로 입사할 수 있는
'배경'이 있다면야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_-;;

외교와 무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이야 영어를 잘하는 게 필수임은 당연하지만
은행 승진과 제조업체 입사 따위에조차 왜 유창한 영어가 필요한 건지 정말이지 나는 모르겠다. 
살면서 조금도 필요한 적이 없었던 수학을 12년간이나 배우며 골머리를 썪어야했던 이유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꼭 해야 한다니까, 필수 교과과정이니까 어쩔 수 없이 수학 때문에 고생을 했고 수학성적은 늘 형편이 없었지만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결별한 수학은 이제 더는 내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
영어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아닌한, 영어 과목 역시 모든 이들에게 그런 정도의 교과과정이어야 하는게 아닌가?

물론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영어권 국가에서 답답함을 느껴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볼 때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의 영어병이 다만 영어권 국가들만 놀러다녔기 때문은 아닐까?
여행에 필요한 영어를 잘하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바람은 그저 내가 여행지에서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따위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과 같은 막연한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
어차피 언어천재가 아닌 바에야 간간이 여행에서 써먹을 요량으로 남의 나라 말을 죄다 잘하겠다는 건
억지스러운 욕심일 뿐이다.

영어병에 걸린 중증 환자놈 하나가 대통령으로 뽑히고 나니
영어로 수업을 하는 몰입교육을 하네마네, 교원충원 계획이 어떻네 저떻네 말이 많은데
나에겐 하나같이 세상물정 모르고 영어교육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신념이 없는 미치광이들의 탁상공론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채널을 돌리다 잠깐 들어보니 영어교육 관련 공청회에 나온 초등학교 영어전담교사가 하는 말이 귀에 꽂혔다.
"우리 말로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수업 내용보다 조용히 시키고 집중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수업에선 영어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놈들의 변명거리는 영어사교육비를 줄일수 있도록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수십년간 12년 영어교육 후에도 입 한 번 벙긋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영어교육을 해온 교사들을
하루아침에(아니 2년만이라던가) 유창하게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로 변신시키거나 물갈이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도 말이 안될 뿐더러,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못따라갈까봐 학부모들이 더더욱 애들을 영어학원으로 몰아넣을 것임을 왜 모르는지 어휴... 놈들의 썩은 머리통을 열어 씻어줄 수도 없고 그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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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국가 중 자살율이 1위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지만
요즘 뉴스에서 들리는 태안주민들의 자살 소식은 더욱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문득문득 시국이 몹시 어수선했던 80년대가 떠오른다.
그때도 자고 일어나면 어떤 젊은이가 또 철길에서 몸을 날렸거나 분신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었다.
너희 젊은이들의 참담한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니 이제는 부디 죽음으로 그 뜻을 알리려는 시도는
그만두어 달라는 내용의 당부가 신문에 실리기도 했던 때였다.
그땐 정말로 독재타도와 민주쟁취만이 살 길이라고 믿었으며 그것이 곧 민중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직격 최루탄에 맞거나 고문을 당해 젊은이들이 걸핏하면 죽어나갔고, 대학가에서 시위에 앞장섰던 친구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영장이 나와 군에 끌려가 사상교육과 함께 모진 얼차려를 받던 시절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피끓는 청춘도 아닌 연로한 어르신들이 생계가 막막하고 답답하여 죽음으로 항변하는
모습을 보면, 죽음을 불사하던 그때의 혈기는 어쩌면 차라리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
장엄한 죽음을 논하며 감히 낭만적이라는 말을 한다는 것자체가 '투사'로 역사에 기록된 그분들에 대한 모욕일까봐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생계형 자살인구", 즉 도저히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차라리 손쉬운 죽음을 택하거나 시답잖은 이 나라의 복지 체계에 회의를 느끼고 그 부당함을 알리기 위하여 죽음을 택하는 어르신들의 선택이 내겐 훨씬 더 가슴 아프고 처절하게 다가온다는 뜻이다.

몇십년이 걸려야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를 만큼 훼손된 자연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하루하루 바다에 의존해 생계를 이었을 사람들은 당장 수중에 단돈 천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는데
태안 주민들과 수백만명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오염지역의 사정이 얼마간 나아졌는지를 자랑하고,
태안 자원봉사자들을 노벨상 후보로 추대를 합네 마네 하는 소식들은
버럭 짜증스럽다.

물론 나는 연일 수없이 몰려든다는 자원봉사의 대열에 낄 엄두조차 내질 않고 뒷전에 물러앉아
구시렁거리고만 있으니 이런 말 할 자격도 없겠으나
외환위기 닥치게 해놓고 윗대가리들이 속수무책으로 망신살 뻗쳐 수그리고 있을 때 국민들 앞세워
금모으게 시키고 졸지에 수많은 가장들 직장에서 잘려 걸거리로 나앉게 만들었듯이,
이번에도 큰일은 엉뚱한 놈이 저지르고 그 뒷수습은 국민들에게 슬쩍 떠맡기는 식의
일처리 방식은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람들이 몰려가 헤진 내복과 옷가지로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고 숟가락으로 파내는 노력도 몹시
필요하고 소중하겠지만 일단은 주민들이 산 입에 거미줄은 치지 않도록, 그래서 비감에 젖은 노인들이 차라리 농약을 대신 먹는 일은 없도록 어서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나서야하는 게 아닐까.
그나마 태안주민들을 위한 긴급생계자금이 수백억 내일 전달된다는 소식이 들리니
또 다시 죽음으로 항변하는 태안주민들의 자살 뉴스는 들리지 않기를 바라고는 있는데
과연 그 자금이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순진한 셈법으로 따져 그 돈을 피해 주민들 인구 수대로 나눠준다고 할 때 과연 몇푼이나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너무 불편해서 괴로운 현실은 슬쩍 보지 않고 피하려는 나의 이기심은 이번 태안 기름유출 사건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절에서 단체로 태안에 자원봉사 떠나겠다는 엄마를 강추위 핑계로 만류한 이유는
어쩌면 왕비마마 무수리로 당연히 따라가야할 내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욕하고 불평하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막상 눈앞에 닥치면 주변을 얼씬거리며 방관자의 선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 나의 태도 역시 그때나 요즘이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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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사람2

하나마나 푸념 2008. 1. 18. 22:21

일단 치 떨리게 ‘싫은 사람’으로 낙인찍은 사람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제 아무리 어여쁜 짓을 한다 해도 꼴 같지 않게 보일 터이지만, 그토록 싫은 사람으로 손꼽히게 된 데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내 눈에 어여쁜 짓을 할 리도 ‘절대’ 없다.

 

원래 뉴스를 좋아하지도 않고, 험악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아무런 여과 없이 등장하는 뉴스야말로
연령등급 표시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
식사 시간 같은 때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요즘 뉴스는 정말로 괴롭다.

꽤 오래 전, ‘띠띠 전’이라는 말이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요즘도 9 되면 가끔 TV 화면에 현재 시각을 알리는 글자가 뜨기도 하던데

그 땐 저녁 9가 되면 5초쯤 전부터 반드시 시보를 알리는 “띠띠띠 띠~~~”하는 소리와 함께 뉴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뉴스 앵커의 첫마디는 언제나 “두환 대통령 각하께서는 오늘....”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9 시보와 앵커의 첫마디를 연결해 “띠띠 전”이라는 말이 파생된 것.

그땐 아직 어려서 그 인간이 그토록 싫은 사람이란 걸 깨닫지도 못했지만...

요즘 뉴스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인간을 보면 이내 “띠띠 전”이 떠오른다.

요새도 촌스러운 9 시보와 함께 뉴스가 시작된다면 아마도 “띠띠 대”이라는 말이 유행되지 않을까. 연일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파격적인’ 조처들이 거의 첫 번째 뉴스거리로 등장하기에 하는 말이다. 아니었던 날은 며칠 전 폭설이 내렸을 때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 그 인간 본인도 세번째 뉴스 정도로는 꼭 나온다. 으으으

너무 싫어서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것인지, 과거 대통령들도 선거 후 이토록 요란하게 설레발을 치며 뉴스에 등장했었는지 참으로 궁금한 노릇이다.

 

게다가 그 인간의 행보는 하나같이 가관이다.

1. 역시나 싫은 사람이 하는 짓거리는 뻔하다는 걸 깨달으며 최초로 코웃음을 쳤던 건

난데없이 일제히 언론에 등장한 ‘당선인’이라는 표기 때문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며칠 동안은 “XXX 대통령 당선자는 오늘...” 어쩌구 하는 말이 들리더니 갑자기 거의 모든 뉴스에서 ‘당선자’ 대신 ‘당선인’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인수위원회에서 그렇게 해달라고 언론에 요구를 했단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그 인간의 지위가 원래 ‘대통령 당선인’이라나?

그렇다면 수십 년간 대통령을 해먹은 인간들과 그 측근들은 헌법 조항을 읽을 줄 몰랐거나 거들떠볼 여력도 없어서 그냥 ‘당선자’라는 말을 사용하도록 내버려두었던 걸까?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골목마다 거리마다 흉측한 인물사진 들어간 플래카드를 걸었으면서, 국민을  '우러러 섬기겠다'는 말의 의미를 과연 그자와 측근들은 알고나 있었을까? 
그 인간의 지지자들에겐 ‘역시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똑똑한 당선자라고 여길 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놈 者’보다 ‘사람 人’을 붙여 어떻게든 목에 더 힘을 주려는 속내가 느껴지면서 혹시 이 인간 ‘각하’라는 호칭까지 그리워하는 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워낙 시대를 거슬러 역행하는 정책을 많이 꾸미고 있다보니 원.

 

2. 수많은 젊은이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진보나 민주주의, 정직이나 정의 따위를 깡그리 무시하고 그 인간을 지지했던 건 그놈의 ‘경제’와 ‘일자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3백만 개’의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그는 며칠 전 “수지가 안 맞으면 기업이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다”는 미친 발언을 당당히 했다. 물론 앞서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이라는 말을 덧붙였다는데, 아무리 법을 바꿔도 수지가 안 맞으면 기업이 비정규직을 쓰게 된다는 말을 기업인도 아니고 대통령이 된다는 자가 어떻게 입에 올릴 수 있을까?

그럼 결국 ‘월 88만원짜리’ 일자리를 3백만 개 만들어놓고 재벌과 대기업만 배불리겠다는 뜻인가?

 

3. 그러더니 이번엔 또 뜬금없이 “미래지향적인 대일관계를 위해 일본에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밥을 먹다 말고 미친놈 소리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인간은 엄동설한이든 뙤약볕이든 날씨 가리지 않고 지금도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겨운 시위를 알고나 있는 것일까?

조국에서 스리슬쩍 외면하고 거부하고 보호해주기를 회피하는 그들을 오히려 외국에선 모셔다가 증언을 듣고 특별법안을 마련해 일본의 과거사 청산과 사과를 촉구하는 마당에!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처절한 외침을 일본이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며 금전적 보상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이유도, 일제 강점기의 수많은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힌 이유도,

과거에 박정희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1965김종필을 비밀리에 일본에 보내 정부와 민간기업 차원에서 돈을 받기로 하고 터무니없이 한국 측에 불리하게 맺은 한일협약 때문임을 그는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일까?

하기야 과거에 박정희 ‘각하’를 깍듯하게 모셨으며 겉모습까지 그를 역할모델로 삼고 있다는 그 인간에게 더 뭘 바랄 게 있으랴마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그저 ‘영토 분쟁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당연히 힘센 일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여 한국이 일본 영토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대개 외부에 알려져 있는 독도 문제를 그 인간은 얼마나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참 귀추가 주목된다.

 

... 이제껏 거슬렸던 것들을 대, 여섯 가지쯤 욕해주려고 시작은 했는데

여기까지 쓰고도 내 머릿속이 더럽혀진 것 같아 더는 못쓰겠다.

그 인간에 대한 욕설로 소중한 이 공간을 채우는 것조차 아깝다.

으으으. 정말 싫은 인간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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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

하나마나 푸념 2007. 12. 21. 02:19
5년 전에 내가 뽑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놈은 절대로 안된다고 소리 높여 부르짖던 사람들이
어제 오늘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까?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
부시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고 나서 줄줄이 미안하다는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던
미국인들의 사진을 싸이에 퍼다놓았던 생각이 났다.
내가 뽑은 인간은 아니지만
그 인간과 딴나라당이 승리했다는 데는 모든 이들의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유감이고 미안하다.
다시 집값, 아파트값 오르게 됐다고 신난 사람들 곁에서 땅 꺼지게 한숨 쉴 무주택 서민들에게 미안하고
돈많아서 과외 잔뜩 시켜 특목고 보내고 큰소리 떵떵 칠 부모를 못둔 탓에 교사들한테 여전히 '공고나 가라'는 폭언을 들어야 할, 가난해서 과외할 꿈도 못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혹시나 요상한 운하 만든다고 파헤쳐져 수십년간, 아니 수백년간 신음할 대한민국 산하에게 미안하다.
 
절반에 가까운 그 사람들은 정말로 몇년 안에 경기가 펄펄 되살아나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 믿을 만큼 그렇게 단순무지할까?
현재 이 나라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가 수십년에 걸쳐 썩어문드러진 냄새나는 구태 때문임을
그들은 정말 모를까?

허탈하고 짜증스런 마음에 온종일 인상만 찡그렸더니 속까지 쓰리다.
지난 5년 내내 그놈은 절대로 안된다고 싸잡아 욕하고 짓밟으려했던 이들의 역할이 이제
나에게 던져졌다는 사실도 기막히다.
앞장서서 행동하진 못해도, 사사건건 딴죽걸고 투덜대기는 또 내가 잘하는 짓 아닌가.
두고 보자 이놈아.
누가 뭐래도 온 나라 파헤치는 대운하는 절대로 안 된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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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를 하는 사촌동생한테 들으니
시기적으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선 기간 동안에는 유치원에서도 모의 대통령 선거를 하기도 하고
투표권이 있는 어른이 된 양 이번 대선 후보들 가운데 누구를 찍을 것인지 토론(?)이나 발표를 하기도 한단다.
그 얘기에 흥미가 동해 예닐곱 살짜리 아이들은 이번 대선 후보들 가운데 과연 누구를 뽑을지 물어봤더니
대답은 퍽이나 실망스러웠다.
대부분 부모에게 의견을 물어와 부모가 선택해준 후보를 언급하더라는 것.
가끔 순수한 시각으로 대선 후보자들의 벽보를 관찰하고 와서 생김새나 이름을 근거로 선택한 아이들이
한 둘 있기는 했지만, 유치원의 투표 결과 또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예쁜 아이들의 입에서 몹쓸 인간 "명바기"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했다. ㅠ.ㅠ
미친 부모들 같으니라구!!

내 조카들과는 만날 때마다 놀기 바빠서 대선 따위의 *쓰잘데기 없는* 화제로 시간을 낭비할 새가
없었는데 문득 궁금해져 어제 오늘 조카들한테도 대선 후보들 가운데 누가 마음에 드는지 물어봤다.
ㅋㅋ
어제 만난 6살짜리 준우가 묘사하는 후보는 누군지 처음에 대단히 혼란스러웠다.
뜬금없이 레고(장난감 레고 시리즈를 뜻한다) 머리를 한 사람이라는 것.
우리는 도무지 누군지 짐작을 할 수가 없어서, 레고 머리가 혹시 단발머리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머리칼이 아예 없는 것인지 반문하며 대머리인지 아닌지 계속 물었는데
때마침 선거 벽보 앞을 지나다 누군지 콕 찝어달라고 했더니만 2번이란다. -_-;;
뚜렷한 이유는 대지 않았고 1번이랑 2번이 마음에 드는데, 2번이 레고머리라서 2번을 뽑겠다나.
왜 하필!!!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역시나 대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는지
정민공주는 오늘 통화를 하다가 대뜸 "고모는 투표할 거야? 누구 찍을지 결정했어?"라고 물었다.
공주는 얼마전부터 통 누굴 뽑을지 몰라서 선거를 안할 지도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는 제 아빠 대신 자기가 투표를 하러 가겠다고 나서기도 했고, 자기가 누굴 뽑을지는 "절대 비밀"이라고 잘난 체를 했던 터라
나는 유도심문을 겸해서 원래 비밀이지만 *6번*을 찍겠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공주는 돌연 "앗싸~!"라고 대꾸했다. ^^;
자기도 6번을 찍고 싶었다나.
이유를 물으니 "그 아저씨가 제일 착할 것 같아서"란다.
그 아저씨가 착한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긴 *척 보면* 안다나... +_+
공주 말이 다른 *애들*은 거짓말만 하게 생겼단다. 헐...
10살짜리가 뭘 안다고.
아마도 지난 제사 때 밥상에서 어른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나누던 이야기들을 귓등으로라도
들은 모양인데 어쨌거나 공주는 자기와 고모가 지지하는 사람이 같으며, 더욱이 할머니까지도 같은 지지자임을 너무도 기뻐하며 통화를 끝냈다.

5살짜리인 지환이는 엉뚱한 폭탄답게 ^^; 그리고 누나를 천하의 라이벌로 여기는 동생답게,
먼저 누나는 몇번을 뽑겠다고 했는지 묻고 나서 "그럼 나는 7번!"이라고 대답했다.
이유는? "그냥... 누나가 6번이니까."
ㅎㅎㅎ

딴나라 선거처럼 통 관심이 없다는 이들이 주변에 태반이긴 하지만
어쨌든 연일 마음이 무겁다.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놀라운 사실이(솔직히 명바기를 싫어하는 이들에겐 놀랍지도 않지만;;;) 드러나 변수로 작용하네 마네 어쩌네 그래도 정신나간 인간들은 사기꾼이라도 여전히 능력있으면 뽑겠다는 맹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오호 통재라.

사기꾼이 투표에서 당선되더라도 특검으로 비리가 드러나 쫓겨나거나 탄핵 당하는 통쾌한
시나리오를 예상해보기도 하지만, 그 쪽에 무게를 싣기엔 이 나라 법조계가 너무 썪었다. ㅜ.ㅜ
집단난투극 끝에 이명박 특겁법이 국회 통과 되면 뭐하나.
특별검사 역할을 제대로 해낼 *깨끗하고 소신 있는* 인사가 과연 남아 있기나 하겠냐 말이다.

어쨌거나...
하나마나 한 선거라고 해서 처음부터 맥이 탁 풀리긴 했지만
5년전 선거에서 노무현씨가 뒤집기로 한판승을 거두는 바람에 다음해 총선에서 보수 집단이 대거 득세했듯
이번 대선의 결과에 따라서 그나마 국민들은 힘겨루기의 균형미를 알고 다음 총선에 대비할 거라고
믿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표장을 찾을 생각이다.

뭐 물론...
지난 총선에서 전격 원내 진입에 성공한 민노당이 별로 해낸 것도 없음을 돌이켜 볼 때
정치꾼들 하는 짓이 다 거기서 거기긴 하다마는...
그냥 손 놓고 구경만 할 순 없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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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하나마나 푸념 2007. 12. 10. 16:36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 정민공주가 함께 떠오르질 않는 걸 보면
아마도 큰동생이 결혼한지 얼마 안 돼 정민공주가 올케 뱃속에 있거나 아예 생기기도 전이었을 때의 일인 듯하다.
주말에 우리 집에 다니러 와서 TV로 뉴스를 보던 올케가 돌연 울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흑흑 흐느꼈다.
그때 나오고 있던 뉴스는 원유 유출 사고 현장 취재였고
기자가 시커멓게 기름에 쩔은 바다새의 배를 누르자 새 입에서 검은 원유가 울컥울컥 새어나왔다.
올케는 그 모습을 보고 새가 너무 가여워서 "어떡해... 어떡해..."라고만 하며 울었던 터였다.

올케가 워낙 정도 많고 눈물도 많은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나는 퍽 놀라워하며
죽어간 바다새를 새삼스럽게 안타까이 바라보았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새를 무서워하는데다 죽은 새는 더욱 보고 싶지 않았고 거기다 끔찍하게 검은 기름을 뒤집어쓰고
죽은 모습을 보는 것이 꺼려져 슬쩍 TV를 외면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사상 최대의 원유유출 사고를 전하는 뉴스를 매일 접하며
나는 차마 화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어, 오래 전 눈물 많은 새댁이었던 올케의 모습을 대신 떠올렸다.
방재작업에 나선 사람들과 망연자실한 어민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눈물겹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사고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 이 상황이 짜증스럽고
속상하다.

태안반도는 내가 태어나 처음 바다를 만난 곳이다.
여덟살 쯤이었던가, 난생처음 바다의 짠물과 결 고운 모래사장과 썰물 때 드넓게 드러나는 신기한 바닥과 굴을 따먹는 재미를 나에게 일깨워준 곳이었던 만리포는 이번 사고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
몇년 전까지 여름마다 찾아갔던 한적한 학암포 해수욕장도 역시 태안반도에 있다.
만리포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모래사장으로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남아 있다면,
학암포는 서해안도 물이 맑아 바닷속이 들여다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소중한 해변인데 앞으로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덜컥 겁이 난다.
생각해 보니 학암포 해변에 드러누워 바다를 지켜보고 있으면 가끔 놀랍도록 커다란 배가 근해를 지나가는 것이 보였던 것 같다. 그땐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라 여기며 언짢아 했었는데 그때 그 배도 유조선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진다.
뉴스에서 매일 떠들어대고는 있지만 나로서는 서해안 생태계에 과연 얼마나 피해가 갈 것인지 상상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막연한 공해 걱정과 추억의 장소에 대한 안타까움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졌을 피해 어민들의 억울함에
비하면 사치스러운 푸념일 게다.
시커먼 기름이 밀려온 해변을 얼핏 볼 때마다 나도 이렇게 가슴이 막막하고 속상하고 화가 나는데
직접 닥친 사람들은 오죽할까.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터져나오는 이런 사건은 제발 안 겪고 살순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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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민

하나마나 푸념 2007. 12. 10. 14:47
작년 12월에도 분명 똑같은 고민을 여기 적어두었던 기억이 있다.
12월이라서, 한해를 마감해야 하므로 꼭 만나서 밥이든 술이든 나눠먹자는 지인들의 청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

돌이켜보면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한 해도 없었고
연속되는 시간 속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이 '까짓거'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데
왜 꼭들 그렇게 '연말연시'를 외쳐대는 것인지 원.

'송년'과 상관없이 만날 일이 있으면 그냥 만나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만나서 먹으면 그만인데...
솔직히 나 역시 한해 자알 살았으니 굳이 꼭 만나서 등 두들겨주고 어깨 토닥여 받고 싶은 이들이 있기는 하다.
올해는 엄마 지킴이 핑계로 집에 콕 박혀 지낸 시간이 많았던 터라
계속 만남을 미뤄온 미안함이 앞서는 지인들도 없지 않으니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연일 달력만 째려보고 있다.

남은 날은 겨우 스무날.
반드시 2007년에 못을 박아 나를 채근할 친구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마음이 바빠지는 12월이다.
인간 관계가 역시 어려운 것인지, 어려울 필요는 없는데 나 홀로 소심하게 어려워하며 고민하는 것인지
일단 모두에게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노라고 말미를 받아놓고는
사방에 전화 걸고 연락하는 게 또 귀찮고 싫어서 진저리가 난다.
촌스럽게 난 왜 전화하는 게 이리도 어려울까.

작년 재작년 말미에도 한 고민을 올해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고
내년, 후년에도 어김없이 우유부단하게 고민하고 있을 내 꼬락서니가 퍽이나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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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하나마나 푸념 2007. 11. 7. 23:48


언젠가 케이블에서 해주는 걸 잠시 스쳤을 뿐 제대로 보지도 않은 영화인데
요 며칠 뉴스에서 왕왕대는 '조직적인 재벌 비리' 폭로 사건을 접하고 자꾸만 이성재가 지강헌 역할로 나왔던
 <홀리데이>가 떠오른다.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처절한 외침과 함께.

거대공룡 재벌의 비리 폭로를 놓고도 이 나라 공권력은 선뜻 아무런 대응조차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뭘 새삼스럽게...'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물증은 없었으되, 아니 물증도 있었고 심증도 있었으되 늘 덮어두었던 부패의 냄새를
이번엔 과연 또 얼마만에 덮을것인가.

대한민국보다 삼성이 더 '쎄다'는 말이 확실히 맞는 말이긴 한가보다.

법조 관련 비리나 대형 부패 사건이 터지면 온 나라와 언론이 들끓지만
전관예우를 받는 판검사 출신의 드림팀 변호사를 갖춘 거대공룡은 결국 또 몇년을 질질 끌다
흐지부지 승리를 거두고 말 것이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절대로 정의의 이름으로 얻는 정직한 심판을 의미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진리를 실천하자는 말일 뿐.

하다못해 전직 대통령들은 감옥에 갇혀 죄수복을 입고 제대로 빼돌리지 못한 재산을 빼앗길 망정
높으신 회장님들은 휠체어 타고 병원다니다 금세 풀려나는 나라가 아닌가.

얼마 전 번역한 책의 지은이가 했던 말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변호사이자 로스쿨 교수이기도 한 그는 세계적으로 꽤나 '정의로운' 사법제도를 갖춘
미국에서도 재판에서 정의를 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으며, 다들 승리를 원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검찰과 사법부가 공모하고, 변호사마저도 가담하여 정의와는 상관없이 각자의 승리를 위해 담합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법조계의 어두운 이면은 어느 나라에나 있는 일이란 얘기였다.

생각해보면
'저기 어딘가에' 있을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며 '역사의 심판'을 소망했던
대다수 민중들은 참 순진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
어차피 역사는 늘 이긴자들의 기록이 아니던가.

이번에도 승자는 예견되어 있는 것 같다.
과연 얼마나 사람들이 잊지 않고 지켜볼 것인가가 관건인 셈인데
장단기기억력상실증 환자 수준인 나를 비롯해 우리들은 또 얼마만에 이 소동을 잊게 될까.
영화 스포일러에 노출된 듯 구경하는 입맛이 아주 쓰고 떫다.

아 글쎄, 돈 없는 게 죄고, 돈 있으면 다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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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철에 접어들었는지 밤마다 기묘하게 울어대는 길고양이들 때문에
어젯밤엔 돌연 표정이 처키처럼 변해서는 잡초 무성한 차고 가장자리에 고양이 살해를 위한 독약 넣은 음식을 가져다놓을까 하는 충동이 일었다.
며칠 전만 해도 고양이 놀이터가 된 차고에서 잡초를 뽑아야 하는 게 미안하다고 해놓고선!
이 얼마나 뻔뻔한 두 얼굴의 소유자인가.

스스로 민망해 슬쩍 돌아보니 원래부터 두 얼굴로 이랬다저랬다 이중인격자로 지내온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얼짱, 몸짱 열풍에 휩싸여 예쁘고 잘생기고 몸매 또한 뛰어나지 않으면 게으른 인간으로 치부해 사람 취급도 안해주는 사회풍토를 입에 거품 물고 개탄하면서,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고 그저 흐뭇하다. 심지어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의 외모가 떨어지면 선뜻 흥미를 느끼고 몰입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_+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다'라는 카피의 화장품 광고를 보면서 몹시 빈정 상해,
돈많고 시간 많은 여유로운 것들이나 고가의 화장품 얼굴에 '처'바르고 피부관리 받으면서 권력층으로 사는 거지 먹고 살기 바빠서 얼굴에 기미 끼는 줄도 모르고  고생하는 이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데 그러냐고
구시렁거렸으면서, 연이은 밤샘에 시커멓고 까칠해지다 못해 뾰루지까지 듬성듬성 솟아오른 얼굴을 거울로 보면서 나도 기능성화장품을 새로 장만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다.

강 건너가서 줄줄이 화려번쩍한 외제차의 물결 속에 주눅들어 욕을 바가지로 퍼부으며 공연히 그들의 싸가지 없는 운전을 욕했으면서, 여전히 미니쿠퍼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무려 3970만원이나 한다는 차값과 유지비를 만날 머릿속으로 계산해보고 있다.

동물은 뭉클뭉클한 느낌의 강아지도 무섭고 싫다며 진저리를 치며, 특히 설치류는 TV 화면에 나오는 것도 못쳐다보는데 바퀴벌레, 돈벌레 같은 게 방에 튀어나오면 과감하게 때려잡는다. 심지어 모기와 개미는 맨손으로도 죽일 수 있다. -_-v

거대 외래 자본 배불리기에 일조하지 않겠다고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햄버거, 피자 따위 끊기로 했는데
주변에 설명하기 귀찮아서 어제도 지인들이 가자는 대로 그냥 냉큼 따라갔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건강에 제일 중요하다고 침을 튀기며 매일 엄마를 닥달하면서
정작 본인은 끼니와 운동 모두 귀찮아 대충 산다. 균형잡힌 식단과 칼로리 계산에 빠삭하긴 한데 집에서만 그럴 뿐 밖에 나가면 아무 생각없이 혼자서만 식탐하느라 정신을 못차린다. 밖에선 또 칼로리 계산해가며 다이어트하고 까탈스럽게 먹는 인간형을 혐오하기까지 한다. 복스럽게 먹는 건 좋은데 왜 늘 과식까지 하고 꺽꺽거리냐 말이다!

아... 내가 생각해도 참 지조없고 짜증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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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 하나는 은행에서 일을 한다.
한인들이 많은 LA 소재 은행이라 그런지 어쩐지 모르지만...
거기 은행은 점점 늦게 열고 일찍 문을 닫는 우리나라 은행과 달리 점점 개점시간이 빨라지고 문닫는 시간도 늦어지더니 얼마전부터는 아예 토요일에도 문을 연단다.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친구는 그곳 시각으로 생새벽인 6시반에 빨리 출근해야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7시반까지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 직급이 높아져서 그런 줄 알았더니, 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전직원이 그렇게 일찍부터 출근해 은행문을 연단다. *_*
미국 전역의 지점들도 거의 그런 편인데, 한국에 송금할 일이 있을 때는 특히 속이 터진단다.
가뜩이나 시차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판국에 걸핏하면 노는 날도 많고 정규 근무시간도 짧아서...

복잡한 것 싫어하는 터라 친구에게 꼬치꼬치 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는 않았지만
창구직원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꽤 높은 관리직에 오른 친구가 지난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겪은 일을
들어보면, 우리나라 은행이 몹시 배가 불렀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은행 폐점시간은 4시 반이어도 이런저런 처리할 일이 많아 야근을 밥먹듯 한다는 측근 은행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대인서비스 면에서 한국 은행들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창구에서 지로 납부도 안받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지폐로 바꾸거나 입금시키려면(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은행이 지정한 시간에 (요일도 정해 있고 시간도 나로선 생새벽인 오전이라고 들었다) 가야 하고,
웬만하면 자기들 손 안거치게 인터넷뱅킹 가입을 적극 유도하면서
필요할 땐 신용카드 만들라, 새로운 펀드 상품이나 고이율 저축 상품 나왔으니 들어라 요구사항은 많기만 하다.
그뿐인가. 나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프리랜서에게 담보 없이 푼돈이라도 대출을 해주겠다는 은행은
절대로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에이든과 헤어진 캐리가 조합주택으로 바뀐 아파트를 사려고
은행창구를 찾았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던 에피소드를 기억하시는 분이 혹시 있으려나?
몇년 전 작업실 때문에 은행 대출을 알아보던 나 역시 똑같은 상황을 접하고 어찌나 참담하고 또 웃음이 나던지... ㅠ.ㅠ)

하여간 나는 서비스가 영 엉망인 은행을 찾는 게 싫어 웬만하면 멀리 하려고 애쓰는 편이고
얼굴만 조금 눈에 익다 싶으면 카드 가입 권유나 금융상품 세일즈에 나서는 은행창구 직원들에겐 특히 대인기피증이 심하게 작용하는 터라
주기적으로 통장 갱신하는 것도 싫어 얼마전엔 주거래통장을 아예 통장 없이 인터넷 뱅킹으로만 거래하는
e통장으로 바꾸었다.
웬만한 공과금도 당연히 자동이체 되도록 해두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은행엘 가야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노친네이신 울 엄마 보필을 위함인데, 나름 '젊은' 내가 가도 은행마다 방식이 달라 혼란스러우니
할머니이신 울 엄마는 오죽하랴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로용지 전용 수납기계에서도 어떤 은행은 '수납은행용' 영수증까지 다 떼고 넣으라는데
대부분은 고객용 영수증만 떼고 넣어야 한다.
게다가 은행마다 이체금액이나 인출 금액의 한도가 다 다르다. 수수료가 은행별로 다름은 물론이다.

그런데 노친네들은 익숙한 아날로그 방식대로 창구 직원이 지로용지를 받아 탕탕탕 수납인과 담당자 직인을 펑펑 찍어주고 영수증을 쪽 찢어주어야 제대로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가 말이다.
혼자 고민하다 지로용지를 기계에 밀어넣고, 또 가끔 다시 기계가 토해낸 지로용지와 씨름을 벌이다 시간 맞춰 다른 용지를 또 집어넣고 어쩌고 자시고 한 뒤에 영수증이라기엔 대단히 미심쩍은 작은 감열지 확인증을
받아들고는, 화장실 갔다가 밑 안 닦고 나온 사람마냥 찝찝하고 미진한 기분으로 은행문을 나서야 하니
울 엄마 같은 사람은 굳이 통장 조회를 해보고 나서도 늘 나에게 잘 된건가 재차 되물으신다.  
으휴...

오늘은 지난 몇달간 귀찮은 지로납부로 되돌렸던 여러가지 집 공과금을 다시 자동이체 신청 하려고
엄마를 대동하여 은행을 찾았던 것인데;; 바쁜 일이 있어 대강 창구직원에게 설명을 한 뒤 먼저 은행을 나섰더니만 아으;;; 글씨 쓰려면 돋보기 써야하고 손까지 떨리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울 엄마에겐 그것마저 벅찬 노릇이었는지, 아니면 은행창구 직원이 멍청한 탓인지 영수증 몇개는 빠뜨리고 자동이체 신청이 된 모양이다.
엄마는 바보같이 그런 것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고 자책이 크신데
내가 보기엔 분명 불친절하고 멍청한 은행직원 탓이 분명하다.
내가 설명할 땐 다 알았다고 하더니!!

내 아무리 은행출입이 싫어도 내일은 또 쌈닭기질 잔뜩 충전하여 은행에 가서 한 판 벌여야겠다.
은행에서 지들이 하는 일이 대체 뭔데?!!
아우...
떡하니 기계만 설치해놓고서도 입출금할 때 꼬박꼬박 수수료 챙겨먹는 것도 얄미워 죽겠지만
돈 많은 놈들 자금관리나 신나게 해주고 서민들 푼돈은 귀찮게만 여기는 은행은 확 폭파시켜버리고 싶을 만큼 짜증난다. 
이렇게 은행을 싫어하기 때문에 돈 모으는 재주가 없는 건지, 돈 모으는 데 재주가 없으니 은행을 싫어하게 된 건지, 영문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앞으로도 내가 주욱~ 은행을 싫어할 거란 점이다.
그런데 또 은행과 완전히 거래를 끊고는 살아갈 수가 없으니 나로선 참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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