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친구 하나는 은행에서 일을 한다.
한인들이 많은 LA 소재 은행이라 그런지 어쩐지 모르지만...
거기 은행은 점점 늦게 열고 일찍 문을 닫는 우리나라 은행과 달리 점점 개점시간이 빨라지고 문닫는 시간도 늦어지더니 얼마전부터는 아예 토요일에도 문을 연단다.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친구는 그곳 시각으로 생새벽인 6시반에 빨리 출근해야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7시반까지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 직급이 높아져서 그런 줄 알았더니, 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전직원이 그렇게 일찍부터 출근해 은행문을 연단다. *_*
미국 전역의 지점들도 거의 그런 편인데, 한국에 송금할 일이 있을 때는 특히 속이 터진단다.
가뜩이나 시차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판국에 걸핏하면 노는 날도 많고 정규 근무시간도 짧아서...
복잡한 것 싫어하는 터라 친구에게 꼬치꼬치 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는 않았지만
창구직원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꽤 높은 관리직에 오른 친구가 지난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겪은 일을
들어보면, 우리나라 은행이 몹시 배가 불렀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은행 폐점시간은 4시 반이어도 이런저런 처리할 일이 많아 야근을 밥먹듯 한다는 측근 은행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대인서비스 면에서 한국 은행들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창구에서 지로 납부도 안받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지폐로 바꾸거나 입금시키려면(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은행이 지정한 시간에 (요일도 정해 있고 시간도 나로선 생새벽인 오전이라고 들었다) 가야 하고,
웬만하면 자기들 손 안거치게 인터넷뱅킹 가입을 적극 유도하면서
필요할 땐 신용카드 만들라, 새로운 펀드 상품이나 고이율 저축 상품 나왔으니 들어라 요구사항은 많기만 하다.
그뿐인가. 나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프리랜서에게 담보 없이 푼돈이라도 대출을 해주겠다는 은행은
절대로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에이든과 헤어진 캐리가 조합주택으로 바뀐 아파트를 사려고
은행창구를 찾았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던 에피소드를 기억하시는 분이 혹시 있으려나?
몇년 전 작업실 때문에 은행 대출을 알아보던 나 역시 똑같은 상황을 접하고 어찌나 참담하고 또 웃음이 나던지... ㅠ.ㅠ)
하여간 나는 서비스가 영 엉망인 은행을 찾는 게 싫어 웬만하면 멀리 하려고 애쓰는 편이고
얼굴만 조금 눈에 익다 싶으면 카드 가입 권유나 금융상품 세일즈에 나서는 은행창구 직원들에겐 특히 대인기피증이 심하게 작용하는 터라
주기적으로 통장 갱신하는 것도 싫어 얼마전엔 주거래통장을 아예 통장 없이 인터넷 뱅킹으로만 거래하는
e통장으로 바꾸었다.
웬만한 공과금도 당연히 자동이체 되도록 해두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은행엘 가야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노친네이신 울 엄마 보필을 위함인데, 나름 '젊은' 내가 가도 은행마다 방식이 달라 혼란스러우니
할머니이신 울 엄마는 오죽하랴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로용지 전용 수납기계에서도 어떤 은행은 '수납은행용' 영수증까지 다 떼고 넣으라는데
대부분은 고객용 영수증만 떼고 넣어야 한다.
게다가 은행마다 이체금액이나 인출 금액의 한도가 다 다르다. 수수료가 은행별로 다름은 물론이다.
그런데 노친네들은 익숙한 아날로그 방식대로 창구 직원이 지로용지를 받아 탕탕탕 수납인과 담당자 직인을 펑펑 찍어주고 영수증을 쪽 찢어주어야 제대로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가 말이다.
혼자 고민하다 지로용지를 기계에 밀어넣고, 또 가끔 다시 기계가 토해낸 지로용지와 씨름을 벌이다 시간 맞춰 다른 용지를 또 집어넣고 어쩌고 자시고 한 뒤에 영수증이라기엔 대단히 미심쩍은 작은 감열지 확인증을
받아들고는, 화장실 갔다가 밑 안 닦고 나온 사람마냥 찝찝하고 미진한 기분으로 은행문을 나서야 하니
울 엄마 같은 사람은 굳이 통장 조회를 해보고 나서도 늘 나에게 잘 된건가 재차 되물으신다.
으휴...
오늘은 지난 몇달간 귀찮은 지로납부로 되돌렸던 여러가지 집 공과금을 다시 자동이체 신청 하려고
엄마를 대동하여 은행을 찾았던 것인데;; 바쁜 일이 있어 대강 창구직원에게 설명을 한 뒤 먼저 은행을 나섰더니만 아으;;; 글씨 쓰려면 돋보기 써야하고 손까지 떨리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울 엄마에겐 그것마저 벅찬 노릇이었는지, 아니면 은행창구 직원이 멍청한 탓인지 영수증 몇개는 빠뜨리고 자동이체 신청이 된 모양이다.
엄마는 바보같이 그런 것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고 자책이 크신데
내가 보기엔 분명 불친절하고 멍청한 은행직원 탓이 분명하다.
내가 설명할 땐 다 알았다고 하더니!!
내 아무리 은행출입이 싫어도 내일은 또 쌈닭기질 잔뜩 충전하여 은행에 가서 한 판 벌여야겠다.
은행에서 지들이 하는 일이 대체 뭔데?!!
아우...
떡하니 기계만 설치해놓고서도 입출금할 때 꼬박꼬박 수수료 챙겨먹는 것도 얄미워 죽겠지만
돈 많은 놈들 자금관리나 신나게 해주고 서민들 푼돈은 귀찮게만 여기는 은행은 확 폭파시켜버리고 싶을 만큼 짜증난다.
이렇게 은행을 싫어하기 때문에 돈 모으는 재주가 없는 건지, 돈 모으는 데 재주가 없으니 은행을 싫어하게 된 건지, 영문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앞으로도 내가 주욱~ 은행을 싫어할 거란 점이다.
그런데 또 은행과 완전히 거래를 끊고는 살아갈 수가 없으니 나로선 참 슬픈 일이다.
한인들이 많은 LA 소재 은행이라 그런지 어쩐지 모르지만...
거기 은행은 점점 늦게 열고 일찍 문을 닫는 우리나라 은행과 달리 점점 개점시간이 빨라지고 문닫는 시간도 늦어지더니 얼마전부터는 아예 토요일에도 문을 연단다.
엊그제 통화를 하는데 친구는 그곳 시각으로 생새벽인 6시반에 빨리 출근해야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7시반까지 출근을 해야한다는 것. 직급이 높아져서 그런 줄 알았더니, 은행간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전직원이 그렇게 일찍부터 출근해 은행문을 연단다. *_*
미국 전역의 지점들도 거의 그런 편인데, 한국에 송금할 일이 있을 때는 특히 속이 터진단다.
가뜩이나 시차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판국에 걸핏하면 노는 날도 많고 정규 근무시간도 짧아서...
복잡한 것 싫어하는 터라 친구에게 꼬치꼬치 무슨 일을 하는지 묻지는 않았지만
창구직원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꽤 높은 관리직에 오른 친구가 지난 20년 가까이 은행에서 겪은 일을
들어보면, 우리나라 은행이 몹시 배가 불렀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은행 폐점시간은 4시 반이어도 이런저런 처리할 일이 많아 야근을 밥먹듯 한다는 측근 은행원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대인서비스 면에서 한국 은행들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다.
얼마 전부터는 아예 창구에서 지로 납부도 안받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지폐로 바꾸거나 입금시키려면(또는 그 반대의 경우에도) 은행이 지정한 시간에 (요일도 정해 있고 시간도 나로선 생새벽인 오전이라고 들었다) 가야 하고,
웬만하면 자기들 손 안거치게 인터넷뱅킹 가입을 적극 유도하면서
필요할 땐 신용카드 만들라, 새로운 펀드 상품이나 고이율 저축 상품 나왔으니 들어라 요구사항은 많기만 하다.
그뿐인가. 나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프리랜서에게 담보 없이 푼돈이라도 대출을 해주겠다는 은행은
절대로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에이든과 헤어진 캐리가 조합주택으로 바뀐 아파트를 사려고
은행창구를 찾았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던 에피소드를 기억하시는 분이 혹시 있으려나?
몇년 전 작업실 때문에 은행 대출을 알아보던 나 역시 똑같은 상황을 접하고 어찌나 참담하고 또 웃음이 나던지... ㅠ.ㅠ)
하여간 나는 서비스가 영 엉망인 은행을 찾는 게 싫어 웬만하면 멀리 하려고 애쓰는 편이고
얼굴만 조금 눈에 익다 싶으면 카드 가입 권유나 금융상품 세일즈에 나서는 은행창구 직원들에겐 특히 대인기피증이 심하게 작용하는 터라
주기적으로 통장 갱신하는 것도 싫어 얼마전엔 주거래통장을 아예 통장 없이 인터넷 뱅킹으로만 거래하는
e통장으로 바꾸었다.
웬만한 공과금도 당연히 자동이체 되도록 해두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은행엘 가야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노친네이신 울 엄마 보필을 위함인데, 나름 '젊은' 내가 가도 은행마다 방식이 달라 혼란스러우니
할머니이신 울 엄마는 오죽하랴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로용지 전용 수납기계에서도 어떤 은행은 '수납은행용' 영수증까지 다 떼고 넣으라는데
대부분은 고객용 영수증만 떼고 넣어야 한다.
게다가 은행마다 이체금액이나 인출 금액의 한도가 다 다르다. 수수료가 은행별로 다름은 물론이다.
그런데 노친네들은 익숙한 아날로그 방식대로 창구 직원이 지로용지를 받아 탕탕탕 수납인과 담당자 직인을 펑펑 찍어주고 영수증을 쪽 찢어주어야 제대로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가 말이다.
혼자 고민하다 지로용지를 기계에 밀어넣고, 또 가끔 다시 기계가 토해낸 지로용지와 씨름을 벌이다 시간 맞춰 다른 용지를 또 집어넣고 어쩌고 자시고 한 뒤에 영수증이라기엔 대단히 미심쩍은 작은 감열지 확인증을
받아들고는, 화장실 갔다가 밑 안 닦고 나온 사람마냥 찝찝하고 미진한 기분으로 은행문을 나서야 하니
울 엄마 같은 사람은 굳이 통장 조회를 해보고 나서도 늘 나에게 잘 된건가 재차 되물으신다.
으휴...
오늘은 지난 몇달간 귀찮은 지로납부로 되돌렸던 여러가지 집 공과금을 다시 자동이체 신청 하려고
엄마를 대동하여 은행을 찾았던 것인데;; 바쁜 일이 있어 대강 창구직원에게 설명을 한 뒤 먼저 은행을 나섰더니만 아으;;; 글씨 쓰려면 돋보기 써야하고 손까지 떨리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울 엄마에겐 그것마저 벅찬 노릇이었는지, 아니면 은행창구 직원이 멍청한 탓인지 영수증 몇개는 빠뜨리고 자동이체 신청이 된 모양이다.
엄마는 바보같이 그런 것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고 자책이 크신데
내가 보기엔 분명 불친절하고 멍청한 은행직원 탓이 분명하다.
내가 설명할 땐 다 알았다고 하더니!!
내 아무리 은행출입이 싫어도 내일은 또 쌈닭기질 잔뜩 충전하여 은행에 가서 한 판 벌여야겠다.
은행에서 지들이 하는 일이 대체 뭔데?!!
아우...
떡하니 기계만 설치해놓고서도 입출금할 때 꼬박꼬박 수수료 챙겨먹는 것도 얄미워 죽겠지만
돈 많은 놈들 자금관리나 신나게 해주고 서민들 푼돈은 귀찮게만 여기는 은행은 확 폭파시켜버리고 싶을 만큼 짜증난다.
이렇게 은행을 싫어하기 때문에 돈 모으는 재주가 없는 건지, 돈 모으는 데 재주가 없으니 은행을 싫어하게 된 건지, 영문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앞으로도 내가 주욱~ 은행을 싫어할 거란 점이다.
그런데 또 은행과 완전히 거래를 끊고는 살아갈 수가 없으니 나로선 참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