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푸념'에 해당되는 글 109건

  1. 2008.10.02 권리침해라고? 10
  2. 2008.08.07 불경기 10
  3. 2008.07.18 교복 8
  4. 2008.07.03 전화 공해 10
  5. 2008.06.26 질주본능 6
  6. 2008.06.01 너 때문에 잠을 못 자 11
  7. 2008.05.18 기우 14
  8. 2008.05.16 마지막 장조림과 우족탕 17
  9. 2008.05.14 아직도 모르겠니 9
  10. 2008.05.09 인내심 테스트 9

좋든 싫든 방송에서 흔히 만나던 사람의 죽음은 마치 먼 친지의 부음을 들은 것처럼 충격적이다.
더욱이 얼마전까지 엄마가 즐겨보시던 재방 드라마에서 매일 얼굴을 보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우울증도 무섭고 남의 말 함부로 해대는 사람들의 입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더는 군말과 억측 없는 세상에서 편안하기를,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런데 황망한 심정으로 곧이어 컴퓨터를 켜자 내 블로그의 게시글에 대한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었다는 다음의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일단은 게시글이 임시 삭제조치 되고, 명예훼손 여부에 따라 영구 삭제될 것인지 복원될 것인지가 한달 안에 결정된다고 한다.
문제의 글은 학력위조 파문과 관련된 개인적인 소회를 적었던 2007년 8월 16일자 <가방끈>.
벌써 1년도 더 된 글이라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어 글관리로 가서 검색해보니 아예 검색도 되지 않아, 나는 버럭 화부터 났다.
제 아무리 본인이 쓴 글이지만 어떻게 1년 전에 쓴 글의 내용까지 속속들이 기억한단 말인가?
무슨 글을 썼었는지 내용이라도 알아야 삭제조치에 동의를 하든, <관련기관의 구제>를 받든 할 게 아닌가!
일단 내 글부터 내놓으라는 글을 다음 고객센터에 올리고 나니, 일반 검색으론 안 보이던 글이
글목록을 하나하나 점검하니 나타났다.  -_-;;
내가 착각했던 것인지, 그새 글이 되살아난 것인지 진실은 알 수 없다.

아무튼 내 입장에서 그 글은 결코 명예훼손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믿는다.
당시 학력위조 파문에 휩싸였던 사람들의 이름을 주르륵 나열했을 뿐 그들을 근거없이 비난한 적도 없다.
글의 주요 내용도 이 나라의 학력중시 경향과 관련한 나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들이었다.
어쨌거나 문제가 된 글의 도입부는 아래와 같고, 아마 권리침해 신고자도 이 도입부를 문제삼았을 것이다.

신정아, 김옥랑, 이창하, 심형래, 정덕희, 윤석화...
요즘 학력위조 문제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언론에 등장한 사람들이다
.
다들 느끼는 기분이겠지만

나는 정교하게 학력을 위조하고 보란듯이 그 지위를 이용한 저들에게 분노하는 마음 보다
여전히 가방끈에 목매다는 이 사회 풍조가 어처구니 없고 슬프다.
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얼마나 학력이 중요하면 검증 잣대로 폭로될 수 있다는 불안한 가능성을 담보로 저런 짓을 해댈까
.

물론 학력위조 파문에 휩싸였던 이들이 소송을 거쳐 더러는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고, 그 과정의 시끄러움과 상관없이 이런저런 절차로 다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다.
하지만 블로그의 글은 기사가 아니다.
온라인과 풍문에서 떠도는 악성 루머를 옮겨놓은 것도 아니고, 당시 뉴스만 틀면 떠들어댈 만큼 사회화 되었던 '사건'을 접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 놓은 글이 명예훼손이고 권리침해라니.

그럼 이런저런 정치 사회 문제들을 블로그에 언급했을 땐, 언론의 <오보 공고>처럼, 그 추이와 결과를 1년 뒤에라도 일일이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말인가? 
나 역시 근거 없는 악성 루머나 인신공격성 악플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부 철딱서니 없는 인간들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으며, 익명성을 이용한 책임감없는 비난과 구설수 문화가 마뜩찮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무리 악감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사석에서 구시렁구시렁 욕을 해대는 건 있을 수 있겠지만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공개된 블로그 공간에서 근거없이 인신공격을 해댈 정도의 몰염치한 인간유형에 속할 마음은 없다. 
그래서 더더욱 내 글을 명예훼손이니 권리침해니 하는 사안으로 신고한 장본인(저 위에 실명으로 거론된 인물 가운데 단 한사람이다)에게 화가 나고 티스토리/다음 측에 열이 받는다. 
아마도 그 장본인은  내 게시글의 내용 따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하수인 누군가가 제 상전의 이름과 <학력위조>라는 말이 동시에 등장한 글들을 검색하여 일괄적으로 권리침해 신고를 했겠지.

약관 동의와 함께 내 게시글에 대한 삭제권을  티스토리/다음 측에 넘겨주었는지 어쨌는지도 나는 지금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발끈한 나는 당장 사이버 권리침해 분쟁 구제 관련기관이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유해정보신고센터 http://www.singo.or.kr/>에 달려가 구제신청을 하려 했다.
그러나 <명예훼손-혐의없음>을 심사받기 위한 신청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인적사항(이름, 주소, 전화번호, 주민번호까지!) 알아야 한단다.
기가 막혀서...
물론 나는 내 글을 신고한 자의 이름 석자밖에 모르는 상태다.
하는 수 없이 한발 물러나, 다음 측에서 보낸 글을 면밀히 정독해보았으니 여전히 이해부족이다.
저쪽에서 한달 내에 추후 신고를 해야 내쪽에서 뭔가 반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뭔지...

물론 까짓것 게시글 하나 삭제에 동의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할 순 있겠지만
이 문제 또한 내겐 힘없는 일개 블로거(게다가 죄도 없는!)에 대한 돈과 힘을 지닌 권력자(그는 분명 나보다 막대한 돈과 권력을 지닌 인물이다!)의 횡포라고 느껴져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의 권리를 침해당하고도 힘이 없어서, 그리고 귀찮아서 아무 노력도 안해보고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이런 하찮은 사건 하나로 블로그를 때려치우는 사태까지 벌어지진 않기를 바라지만,
블로그랍시고 난생처음 시작해 2년여를 가꿔온 이 공간에 대한 회의가 심히 드는 날이다.

정말로 권리를 침해당하고 명예훼손을 당한 억울한 이들이 재조명되는 시류에 편승하여 
힘 있는 저들은 엉뚱한 사람들까지 다시 억울한 일을 당하게 만들려는 것인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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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하나마나 푸념 2008. 8. 7. 17:35

피부로 마구 실감하는 건 아니지만 워낙 심한 불경기라 오히려 IMF 차관을 들여와야 했던 외환위기 때보다
더욱 살기가 어렵다고 난리다. 언론에서 괜히 부추기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조그맣게 장사나 사업을 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일을 하기는 하는데 좀처럼 이윤을 남길 수가 없다니 말이다.

불경기엔 당연히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으니 소비는 위축되고 경기는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위정자들이 내놓는 '경기부양책'이라는 것들이 과연 힘을 발휘하긴 하는지도 사실 나는 관심이 없다. 과거 외환위기 때 국민들이 나라를 살리겠다며 금모으기 행사 같은 걸 벌이기도 했지만, 그 때 돈을 번 건 이스라엘 금업자라던가. 나중에 우리나라에선 웃돈을 주어가며 다시 금을 사들여야했다고 들었다. 뭐든 떠들썩하고 요란하게 벌이는 생색내기엔 언제나 구린 구석이 감추어져 있고, 이면엔 겉보기와 다른 고도의 계략이 존재하는 듯하다.

어쨌거나 불경기에 사람들이 줄이는 비용엔 문화비가 포함되니, 학습지와 아동물을 제외한 출판물은 불경기에 속수무책으로 타격을 받는다. 안 그래도 워낙 망하는 출판사도 많고 새로  생겨나는 출판사도 많은 곳이 출판계이긴 하지만 조만간 또 수많은 소형 출판사들이 떼거지로 도산했다는 소식이 들릴까봐 걱정이다.
몇달 전부터 프리랜서로 출판계에 종사하는 지인들은 재정상태가 어려워진 출판사가 많아 결제가 미뤄지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귀띔을 해주었었다. 꽤 탄탄한 규모의 출판사에서도 편집료나 번역료 지불을 마냥 끌고 있다나.

과거 뒤통수를 치듯 결제문제로 몇몇 출판사와 골머리를 썪은 뒤로는 사실 나도 부끄럽지만 <좋은 책>을 번역하겠다는 욕심보다 <안정적인 결제조건>을 우선으로 계약을 추진하는 게 사실이다. 사장님과 편집자까지 속속들이 친하고 애정을 갖고 있어도 회사가 어려워져 문을 닫게 되거나 몇년씩 지불을 끌면 자선사업 하는 셈 치고 번역료를 포기하지 않는 한 서로 민망한 관계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정말로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으로 무상 번역을 해준 출판사도 있기는 하지만, 가뜩이나 부정기적이고 불안정한 프리랜서의 수입체계에 자선사업을 자주 할 수야 없으니 조직을 떠나 좋아하는 일을 하네 마네 평생 자유를 추구하네 마네 그럴듯한 겉모습을 자랑하긴 해도 결코 재정적인 관계를 소홀히 할 순 없다.

내 나름대로 약삭빠르게 운신했던 덕분에 최근 몇년 사이엔 번역료를 망연하게 <떼인> 경험이 없긴 한데
작년부터 번역료 지불여부와 상관없이 무작정 출간이 마냥 보류, 지연되는 사태가 더러 생기더니
급기야 출간을 아예 포기하는 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굳이 제작비를 들여 출간을 할만큼 책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인데, 작년까지 우후죽순으로 임프린트를 늘려 이름 다른 자회사를 대거 만들어낸 출판사들일 수록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어차피 휴짓조각으로 변할 상업적인 책이니,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인쇄비며 광고비며 인건비며 크게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실컷 공들여 번역해놓고 엎어지는 책들이 늘어나는 건 번역자로서 몹시 입맛이 쓰다. 으휴.

올들어 벌써 두 번째로 <죄송하지만 회사 여건상 책을 출간을 하지 않게 되어 송구하다> 내용으로 출판사가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니 새삼 불경기는 불경기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연한 위기감과 불안감에도 긴장할 줄 모르고 지속되는 일 거부감은 또 어쩐 일인지 원.
오늘은 맥이 빠졌다는 핑계로 또 슬며시 작업할 책을 저만치 밀어놓았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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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하나마나 푸념 2008. 7. 18. 22:53
요즘 대낮에 놀러다니는 경우가 많다보니 교복 입은 여학생들과도 자주 맞닥뜨린다.
내가 깜장치마에 하얀 윗도리를 교복이랍시고 입던 그 옛날에도 여중생과 여고생은 교복입은 태만 봐도 티가 났었다. 여중생들은 1학년의 경우 치마 길이가 거의 발목에 닿을 듯 치렁거렸고(키클 것을 대비하여 길게 맞춰준 거다) 2학년은 그럭저럭 종아리 길이, 3학년은 발육이 좋은 아이들의 경우 무릎까지 깡총하게 올라가는 수도 있었는데 키가 갑자기 커서 치마가 짧아진 순수한 아이들이 꽤 많았던 터라 3학년이 되어도 좀처럼 키가 자라지 않았던 아이들 중엔 간혹 치마 허리춤을 접어서 약간 올려입는 경우도 있었다.
깜장치마의 치마 길이로 여중생들 학년을 얼추 구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여중생들의 펑퍼짐한 윗도리로도 대강은 1, 2, 3학년을 분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저 물자 귀하고 멋부리는 것에 그닥 목숨 걸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나면 학교마다 약간씩 교복의 차이가 생기기도 했고, 일제의 잔재인 깜장 치마와 하얀 상의 교복을 그대로 고수한다고 해도 여고생쯤 되면 허리선도 다아트를 넣어 날씬하게 넣어주고 상의 길이도 짤막해졌으며 학교에 따라 치마폭이 무진장 넓은 플레어스커트로 변하거나 우리 학교처럼 불편한 주름스커트를 입히기도 했었다.
옛날에도 멋내기에 힘쓰는 아이들은 교복 윗도리를 최대한 몸에 딱맞게 줄이고 치마도 교문 밖에선 허리춤을 접어 짤막하게 하고 다녔지만, 최대한 몸에 딱맞게 줄인 우리 학교 최고 날나리의 교복을 생각해봐도 요즘으로 치면 완전 모범생의 교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헌데, 교복을 입어도 <길어보어야>하고 몸짱으로 보여야한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요즘> 아이들의 교복 줄이기 수준은 나로선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개그콘서트를 보면 봉숭아 학당에 요즘 여고생들처럼 길이를 허리선에 딱 맞게 줄이고 앞섶이 벌어지게 꽉 맞는 윗도리에 짧은 체크무늬 치마, 그 안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나오는 개그우먼이 있는데, 요즘 버스에서나 지하철에서 보게 되는 여고생들은 상황이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
몸을 숙이거나 팔을 올리지 않고 그냥 가만히 서 있는데도 단추 사이 앞섶이 볼록볼록 벌어져 그 사이로 하얀 속옷(아마도 흰 티셔츠 같긴 하더라)이 보인다.
상의 교복의 길이는 치마 허리선과 만나지 못하고 1센티미터쯤 떨어져 있다. -_-;;
그 사이엔 속옷인지 티셔츠인지 모를 하얀 옷감이 속살이 나오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그나마 치마 길이는 개그콘서트나 드라마에서 보는 여고생 교복보다는 약간 길어서 얼추 무릎까지는 내려오는 것 같은데, 타이트 스커트의 경우 팬티선이 드러날 정도로 하체에 꽉 낀다. ㅠ.ㅠ

내가 요즘 고등학교를 다녔더라도 종아리가 가장 굵어보이는 부분을 가로지르는 길이로 교복치마를 입고 다니는 만행은 절대 피했을 테고, 이왕이면 날씬해 보이도록 허리선이 디자인된 교복을 골라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추가 벌어질 정도로 몸에 끼거나 버스 손잡이도 못 잡을 정도로 짧아 거동이 불편한 상의는 절대로 입지 않았을 것 같다. +_+
문제는 저렇게 기막히게 교복을 줄여 입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날씬하기 그지없어서 허리가 22인치정도밖에 안되는 놀라운 말라깽이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몸매와 속옷을 드러내지 않아도 그들이 가늘가늘 하늘하늘 허리가 한줌밖에 안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심보인지 원.

반면에 몸매가 좀 평범하거나 넉넉한 아이들은 교복 상의 대신 아예 흰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도 많이 보인다. 학교에서도 그렇게 입는 걸 허락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는데, 교복 안에 받쳐 입었다가 교문을 나서면서 벗어버린 게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째뜬 그런 모습 역시 <늙은> 내 눈엔 안 예쁘다. ㅠ.ㅠ

외국 아이들은 15살만 돼도 짙게 화장을 하고 마스카라를 칠하고 다니지만
우리나라 여학생들은 맑은 피부에 순수한 모습만으로도 예쁘다고 속으로 흐뭇해 했었는데
요즘엔 우리나라 여고생들 사이에서도 쌩얼처럼 보이는 교묘한 화장이 필수라지 아마.
으휴...
내 나이탓이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어쩔 수 없지만, 사실 나는 20대후반 무렵부터 이미 교복 입고 머리 하나로 질끈 묶은 여고생들이 하도 예뻐서(물론 무시무시하게 욕하고 떠드는 이상한 여고생들 말고!) 버스에 그들과 함께 타면 연예인 구경하듯 그들을 바라보며 좋아했더랬다. 집 근처에 여자중학교가 있어서 아침이나 오후에 시간대가 맞으면 구름처럼 떼를 지어 등하교하는 여중생들을 만나는 일이 잦은데, 여중생들은 장난스럽고 소란하기가 거의 초등학생들 수준이라 보면 되지만 가끔 그 중에서도 조신하고 얌전하고 예쁜 여학생을 발견하면 나는 거의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흘끔거리며 기분이 좋아진다.

단정한 교복을 <적당히> 예쁘게 입고 하얀 양말을 신은 모습이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
그들은 정말로 잘 모르는 걸까? *_*
(십수년 전, 늘그막에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예뻐 보여서 큰일이라며 자기가 혹시 변태 아닐까 고민했던 동기놈이 하나 있었는데 ^^;; 같은 여자인 나도 그렇다고 맞장구치며 절대 변태 아니라고 서로 위로했던 적도 있다.)
다리 길어보이겠다고 치마 길이 줄이는 건 정말이지 백번 이해하고 공감하고 지원해줄 수 있지만,
숨도 쉬기 어려울 것처럼 교복 상의를 꽉 끼게 줄이고 길이를 잘라 스스로도 불편해서 안에 티셔츠를 받쳐입은 여고생들에겐 주책스럽게 쫓아가서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그렇게 볼록볼록 단추 벌어지게 얻어입은 옷처럼 줄여 입은 것보다 살짝 살짝 움직일때마다 허리선 드러나게 줄인 교복이 훨씬 더 섹시하고 날씬해보인다규~!!"

에효, 확실히 난 참 쓸데없이 오지랖도 넓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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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집에 있다보면, 울리는 전화의 절반은 쓸데없는 것이다.
어떤 날은 제대로 용건이 있어 걸려온 전화는 한두 통이고 나머지는 죄다 사기전화이거나 텔레마케터의 집요한 세일즈 전화다.

이미 보이스피싱이라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듯한 공공기관 '사칭' 전화들은 아직도 심심치 않게 걸려온다.
서울 지방 검찰청인데 몇월 며칠 출두명령을 어겼으니 다시 나오라는 사기 전화.
우체국인데 소포 배달을 못하였으니 물품 수령을 원하면 9번을 누르라는 사기 전화.
의료보험공단인데 진료비가 과다청구되어 환급금이 있으니 담당자와 통화를 원하면 9번을 누르라는 사기 전화.
**카드회사인데 신용카드가 부정발급된 것 같으니 확인을 요한다는 사기 전화...

그뿐인가.
위약금 다 물어줄 터이니 인터넷전용선 바꾸라고 꼬드기는 텔레마케터.
여주에 좋은 땅이 싸게 나와 연락했다는 부동산중개인.
홍대 근처에 새로 생긴 무슨무슨 건물에 상가 분양을 받으면 앉아서 얼마를 벌 수 있다는 부동산중개인.
대뜸 급매물로 나온 콘도 분양을 안내하겠다는 어여쁜 목소리의 아가씨.
신용카드 계속 사용해주어 감사인사차 전화했다고 해놓고선 슬쩍 보험상품 팔려는 텔레마케터.
아 참, 벨소리 한두번만 울리게 한 뒤 이내 끊어 부재중 전화번호를 남기는 교묘한 스팸 전화도 있다.

유선, 무선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공해 전화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을 때는 거의 노의로제에 시달린다.
발신번호가 낯설면 아예 전화를 안받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나는 직업의 성격상 모르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받는 경우도 많고 좀 규모가 크다싶은 회사에 다니는 지인들은 발신번호가 늘 달라지기 때문에 무턱대고 전화를 따돌릴 수도 없다. 한번은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라 무조건 스팸 전화인줄 알고 안받았더니만, 그건 평생 전화번호 안바꾸고 쓸 수 있는 인터넷 전화의 식별번호였다.

재수없는 인간답게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자그마치 천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 사고에도 연루되었으니 오죽하겠나마는, 이쯤되면 정말이지 세상사람들이 내 정보를 모두 공유하고 써먹으려고 공모하고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아직은 정신적인 피로감 이외엔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지만, 언젠가는 크게 허를 찔려 뭔가 손해를 보게 되지 않을까. 범죄는 날로 교묘해지는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와 당국은 아무리 주시해도 믿을만한 구석이 털끝만큼도 없으니 결국 모든 뒷감당은 개개인이 해야할 터. 이래저래 허수룩한 구석이 많은 나 같은 인간은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을 뿐이다.

가뜩이나 예민해진 마당이라 귓구멍을 파고드는 전화벨 소리에 버럭버럭 짜증이 치밀어
이참에 쓸데없이 방대해진 인간관계도 정리할 겸 확 전화번호를 다 새로 바꾸어버릴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었다. 그럼 그 전화번호가 또 노출되기까진 전화공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_-;
이래저래 나는 자꾸 사회부적응자의 면모를 띄게 되는 듯하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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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

하나마나 푸념 2008. 6. 26. 17:53
작업실과 우체국과 마트에 갈 일이 있어서 잠시 외출을 했었다.
또 오래도록 버려져 있던 작업실의 탁한 공기 속에 관리인 아저씨가 들여놓은 우편물을 풀어
다시 반송 꾸러미를 만들어 우체국으로 향하는 길에 정말이지 나는 그 길로 차를 몰아 어디론가 아주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라디오에선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왔는데, 여름 뺨치는 더위에 에어컨까지 켜고 있으니 얼굴을 잔뜩 가리는 선글라스 하나 걸쳐쓰고 나무향기 그윽한 숲이든 비린내 나는 바닷가든 잠시라도 현실의 짐을 벗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순간이동하고 싶었다.

현실은 너무도 짜증스럽다.
마감일에 쫓기는 와중에 연일 무수리 생활에 쪽잠을 잤더니 얼굴에 빨간 뾰루지가 다섯개나 돋아나 가관이다.
척추골절은 치료가 끝났지만 골다공증이 무서워 몸쓰기를 두려워하는 엄마는 다시 예순여덟살 먹은 큰애기로 돌변했다. 당근과 채찍 요법을 쓰며 엄마를 채근하고 있는데 자꾸 채찍 쪽에 강도가 실린다. -_-;;
낡은 다가구주택은 시세를 알아보니 두채를 팔아도 두 모녀가 살 만한 작은 아파트를 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아무리 두들겨도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 철옹벽 같은 정부는 결국 쇠고기 고시를 강행했고
촛불을 든 사람들은 연일 언론에서 폭력 시위자로 매도당하더니 초등생 애엄마 가릴 것 없이 잡혀갔단다.
대체 이젠 무슨 방법이 남은 것인지 모르겠다.

짜증나는 현실 속에서 나의 질주본능은 결국 비겁한 도피본능이다.
결국 도망치지도 못할 주제에.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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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잠을 못 자!"
어제 촛불집회에서 정민공주가 가장 재미있다고 손꼽은 구호다.
회를 거듭할수록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는 도대체가 저들과 말이 안통하는 걸 실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 크고 많은 목소리를 모아 한입으로 질러대서 막힌 귓구멍을 뚫고라도 국민이 바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아니겠나.

정치적으로 변질이 됐느니 어쩌느니 하지만, 어제 모였다가 밤을 지새우며 청와대로 몰려가려 했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여러 정책이 잘못되었고, 위정자들이 매번 국민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진심을 왜곡, 우롱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나는 믿는다.
어제 저녁 8시 반이었을 게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자유발언도 몇명 못 했고 준비한 공연도 두어개 밖에 안 끝났을 때, 청와대 코앞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100여명의 대학생들 가운데 80여명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사회자가 전하자,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남은 행사를 지켜보기보다 그냥 모두 일어나 연행된 그들을 구하러 가자고 외쳤다. 얼떨결에 벌어진 일이었다. 사회자는 남은 공연과 발언을 준비한 이들에겐 죄송하지만, 모두의 뜻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늘 하던대로 9시 반쯤 촛불문화제가 끝나면 가두행진이 시작되기 전에 안전하게 공주를 데리고 퇴장하려던 나의 계획은 졸지에 무산되고, 우린 수만명의 대열 속에서 전경차로 막아놓은 세종로 방향의 반대인 서소문로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광장에서 만난 지인들과 나란히 걸으며, 정말이지 옛날 생각 난다는 말을 하며 감격스러웠다.
시뻘건 집단주의의 광기가 싫고 겁나서 월드컵 때마다 단체관람은커녕 TV 생중계도 잘 보지 않은 사람이 바로 나다. 그래서 수만명이 시청광장을 메우고 또 서소문로를 완전히 뒤덮은 채 행진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또 참여한 건 그야말로 오래 전 80년대의 경험이 전부였다. 그 옛날의 행진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좀 더 비장하고 두렵고 불안한 느낌이었다면, 여기저기 유모차가 보이고 온 가족이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나오거나 연인인듯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촛불을 들고 가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 속에서 <이명박은 물러나라! 너 때문에 잠을 못자!>라고 외치는 분위기는 확실히 축제 같았다.

중앙일보 건물 앞에서 길이 막혀 다시 광화문으로 되돌아왔을 때, 몇몇 시민들이 사방을 꽉 막고 선 전경차를 흔들며  <차빼라!>를 외쳤지만, 이내 누군가 비폭력 시위를 하려면 전경차를 흔들면 안된다고 나서서 말렸다. 어디로든 돌아서 골목골목 스며들어 집에 가듯 청와대에 가서 만나자며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나는 10시가 넘도록 집에 가려하지 않는 정민공주를 가까스로 설득해 온통 인도로 변한 종로 1가 중앙선을 따라 걸어 지하철역으로 향했고, 계속 남아있고 싶어하던 공주만큼이나 나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명바기가 촛불은 누구 돈으로 사고, 배후엔 누가 있는지 보고하라고 했단다. 귓구멍 콧구멍이 확실히 막힌 놈이다. 미선이 효순이 때도, 노무현 탄핵반대 때도, 촛불을 준비한 자금은 십시일반 모금함을 돌려 걷은 시민들의 돈이었다. 나는 그나마도 주최측의 초와 종이컵을 축내는 게 아까워, 지난번에도 어제도 집에서 제사 지내고 남은 양초를 준비해 갔었다. 물론 집회가 길어져 가져갔던 초가 다 녹아 새 초와 종이컵을 써야 했지만...
모임 장소에 가면 <배후는 너야!> <배후는 이명박 정부>라고 적힌 종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왜 아직도 놈들이 배후, 음모 타령을 하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광우병 쇠고기, 한반도 대운하, 수돗물 민영화, 의료보험 민영화, 치솟는 물가, 기업중심의 경제정책, 국민을 보호할 생각은 안하고 살인적인 무한자유경쟁에 모든 산업과 시장을 맡기겠다는 미친 정부.
하루가 멀다하고 정부가 쏟아내는 기막힌 정책 때문에 국민들이 못살겠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걸 너는 아직도 모르겠냐, 이눔아!

사람들이 왜 청와대로 달려가려 하느냐고?
니 귓구멍에 직접 대고 소리치면 혹시나 알아들을까 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그러는 거다!
명바기는 앞으로 밤잠 좀 설칠게다. 물대포 쏘고 소화기로 뿌려대면 촛불이 꺼질 줄 아나본데, 니들이 잠자는 사자의 코털까지 건드리고 있다는 걸 차츰 알게 되겠지.  

새벽까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하던 시민들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실신하기도 하고 많이 연행되었지만 소수는 여전히 시청에 남아 오늘 집회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폭행시비가 벌어져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게 됐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먼저> 때렸느냐 하는 점이다. 그래서 싸움이 벌어질 때 교묘하게 상대를 자극해 먼저 주먹을 휘두르게 한 다음 한대 맞고 나서 같이 주먹질을 하면 정당방위가 되기 때문에, 주먹 세계(?)에선 절대 먼저 치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경찰측에선 분명 시위대가 먼저 사다리를 놓고 전경차를 넘어 방어선을 뚫었으니 먼저 주먹을 휘두른 셈이라고 주장할 테지만, 내가 보기엔 물대포를 쏘아 먼저 폭력을 휘두른 쪽은 경찰이다. 하기야 인간이 준 사료 먹고 광우병 걸린 소가 아무 잘못 없듯, 방패 들고 일선에 나선 경찰들도 무슨 죄가 있겠냐만은 폭력은 계속해서 감정적인 대응과 폭력을 부르는 법. 성난 사자들과 피로에 지친 경찰들의 격렬한 싸움은 벌어지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어젯밤 촛불을 들고 걸으며 처음엔 경찰한데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벌벌 떨던 정민이가 숫적으로 너무도 우세한 시위대를 보며 안심을 했는지 나중에 한 마디 했다.
"고모, 경찰들도 명바기가 싫을 텐데 불쌍하다. 그냥 우리 청와대 가게 길 비켜주고 같은 편 하면 안 되나?"
"그래도 경찰은 대통령을 보호하는 게 일이라서 길 비켜주면 짤려."
"어차피 명바기가 쫓겨나면 상관없잖아!"
"....."
 
11살짜리 정민이처럼 명쾌한 답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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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

하나마나 푸념 2008. 5. 18. 21:52
어린이날 선물로 11살짜리 공주는 원래 고모에게 mp3를 사달라고 했었다. 작년엔 무려 십수만원 짜리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주어야 했던 고모는 아이팟 셔플 정도 사주면 되겠거니 하며 선뜻 그러마고 대답했지만 공주가 원하는 mp3는 왕족의 취향답게 몹시 고급스러웠고 가격 또한 엄청났다. -_-;; 해서 깨갱 기가 꺾인 고모는 일단 공주가 5학년이 되어야만 사주기로 되어 있던 휴대폰을 대신 사주는 것이 어떨지 공주의 부모와 협상에 돌입했다. 공주의 휴대폰은 원래 할아버지가 5학년이 되면 사주시기로 약속했던 품목이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 후 공주는 눈물을 쫄쫄 흘리며 자기네 엄마 아빠는 중학생 되기 전까지는 휴대폰을 절대로 안 사줄 텐데 자기는 그럼 이제 어쩌느냐고 더욱 슬퍼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차에 겨우 초딩 4학년짜리에게 수십만원짜리 mp3를 사줄 순 없으니, 차라리 mp3  기능이 있는 휴대폰을 사주는 게 좋겠다고 공주 본인 및 부모를 어렵사리 설득한 나는 어린이날을 며칠 지나고 나서야 정민공주와 휴대폰 쇼핑에 나섰다. 물론 휴대폰을 고르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하필 공주는 <하얀색>과 <폴더형>을 원했는데 검정색이 대세인 휴대폰 디자인 가운데 <하얀색>이면서 <폴더형>인 휴대폰은 어린이가 쓰기엔 턱없이 비쌌기 때문이다. ㅜ.ㅜ 단말기 보조금은 없어졌다지만 통화량이 어지간한 어른들이야 이런저런 할인 혜택으로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지만, 값싼 어린이 정액제 요금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휴대폰은 그리 많지 않았고, 협박과 회유를 거듭한 끝에 간신히 공주는 비교적 저렴하되 어린이용 기능이 많은 <하얀색 슬라이드형> 휴대폰을 마지못해 선택했다.

휴대폰을 산 날이 하필 휴일이라 다음날에야 비로소 제대로 개통이 가능했지만, 공주는 매뉴얼도 보지 않고서 이것저것 단말기를 눌러보며 웬간한 기능을 순식간에 모두 익히더니 며칠 지난 뒤 만났을 때는 건방지게 휴대폰을 비밀번호로 잠가두고 자기만 쓸 수 있게 해놓았다. 이유를 물으니 <남들이> 자기 휴대폰 마음대로 만지고 문자 메시지 읽는 게 싫다나. -_-;;

하지만 나는 곧 무시무시한 잔소리를 시작했다. <고모랑 엄마아빠가 5학년도 되기 전에 너한테 휴대폰을 사주기로 한 이유는 어린이날 선물의 뜻도 있지만 우선 세상이 위험해서 별별 사고가 다 나기 때문에 너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혹시라도 지난번 뉴스에 나온 이상한 아저씨처럼 엘리베이터에서 누가 너를 납치하려고 하면 주머니 속에서라도 재빨리 휴대폰을 눌러서 도움을 청해야 하는데 비밀번호로 잠가두면 어떻게 빨랑 아무거나 단축번호를 눌러 도움을 청하겠니? 또 혹시라도 나쁜 언니오빠들이 너를 막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면 급한데 언제 비밀번호를 해제시키고 엄마한테 전화를 할 수 있겠어? 또 혹시라도 교통사고 같은 게 나서 기절해 쓰러져 있으면 사람들이 119를 불러주긴 하겠지만 보호자한테도 연락을 해야하는데, 그때 휴대폰에 저장된 1번이나 2번 단축번호를 누르면 제일 중요한 가족한테 빨랑 연락할 수 있지만 휴대폰이 잠겨 있으면 어떻게 연락을 할 수 있겠니?>

아...
고모라는 인간이 겨우 열한 살짜리 조카에게 이렇게 무시무시한 말을 당연하다는 듯 떠들고 있으려니 스스로도 어찌나 민망하고 속상하던지,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험악하게 변한 것인지 허탈하고 화가 났다. 물론 나의 저런 협박이 하나같이 <기우>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나는 무섭게 굳은 얼굴로 내쳐 공주를 다그쳤다.

어제 보니 공주도 내 말에 확실히 겁을 먹었는지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풀어두고 있었는데, 슬쩍 그걸 확인하고서도 나는 씁쓸하고 참담한 마음을 돌이킬 수가 없었다. 이제 머리가 꽤 굵어진 공주는 자기가 논리적으로 납득하지 않은 이야기는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데, 제가 생각해도 고모의 잔소리가 영 터무니없는 공갈협박이나 기우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는 뜻이다.  세상이 어쩌려고 이 모양인지 원. 점점 끔찍하게 변해가는 세상을 사랑하는 조카들에게 물려줘야하는 것 같아 참으로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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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안 먹으면 될 것 아니겠느냐던 멍청한 어느 인간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쇠고기를 웬만해선 안먹게 될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유기농이라고 표시 되어 있는 채소들을 장바구니에 넣으며서도 과연 유통업체와 상인들을 철썩같이 믿을 수 있을지 속으로 떨떠름한 마당에 수입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를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벌써부터 한우든 호주산이든 쇠고기 매장이 썰렁하다는데, 이런 꼴로 가다간 경제를 살리기는 커녕 소비는 날로 위축되고 축산업 농가는 FTA 비준되기도 전에 다 망해 쓰러질 판국이다. 그게 걱정은 되는데, 나로선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정말이지 모르겠다.
원래 우리 식구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거하게 고기를 먹어줘야 기운이 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산다. 채소와 푸성귀로만 차려진 밥상은 <저 푸른 초원>이라고 야유하며, 고기를 든든히 먹어줘야 계단 오를 때도 힘이 안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소한 달걀이라도 상에 올라야 하고 어쩔땐 일주일에 사흘 이상 고기(생선은 고기가 아니다)를 먹기도 한다. 미역국, 무국엔 반드시 쇠고기를 넣어 끓여야지 그 밖의 조개나 버섯만 넣고 끓였다간 나 혼자 꾸역꾸역 6박7일동안 먹어야 한다. 느끼한 곰탕은 일주일 내내 맛있다고 드시면서도, 멸치로 맛 낸 된장국은 2끼 이상 내놓으면 외면당하는 것이 우리 집안 내력.

연일 광우병 쇠고기 광풍이 몰아치던 지난주말, 엄마는 마지막이될지도 모른다며 장조림을 해먹자고 한우 사태와 메추리알을 사오셨다. 나이로는 4.19 세대지만 그 때도 무서워서 밖에 안나가봤고, 68년 평생 데모란 건 처음이라며 벌벌 떨면서도 딸 성화에 덩달아 직접 청계천 촛불집회를 다녀오시고 보니, 광우병 쇠고기와 정부 해명은 죽어도 못 믿겠는데 결과적으로는 놈들이 밀어붙이기로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수입하고 말 것이라는 게 울 엄마의 결론인 듯했다. 그러고는 그날 저녁, 엄마는 언덕에서 발목을 접질려 복숭아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했고 5주간 기브스를 해야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_-;; 그래서 우리집의 마지막 장조림은 눈물의 장조림이기도 하다.
정말로 칼슘이 많이 우러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엄마 복숭아뼈가 얼른 붙기를 바라는 마음에 냉동실에 아껴두었던 마지막 우족 하나를 꺼내 곰탕을 끓였다. 반나절 이상 곰솥에 우족을 끓이며, 나도 모르게 엄마한테 <마지막 우족탕>이니 맛있게 드시라고 해버렸다.

며칠째 장조림 반찬에 우족탕을 기본으로 내놓는 데도 엄마는 아무 불평이 없다. 푸성귀 반찬을 매일 똑같이 내놓으면 손도 안대는 양반인데, 장조림이랑 곰탕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워서 더 맛있게 느껴지나보다. 사실 장조림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줄곧 한번도 해먹지 못한 음식이었다. 아버지가 짭조름한 쇠고기 장조림을 워낙 좋아하셔서 밑반찬으로 거의 떨어뜨리는 일이 없었는데, 메추리알 삶아서 일일이 까는 것이 귀찮다고 엄마랑 내가 하도 투덜거리니까 최근 몇년동안은 삶은 메추리알을 까는 것이 아버지의 임무가 되었더랬다. 냉장고에 장조림이 떨어지면 며칠 지나지 않아, 이제는 없어진 동네 농협마트 정육점에서 맛있는 사태로 쇠고기를 고르고 메추리알을 두어 판 집어 사들고는 아버지가 휘파람을 부르며 돌아오시면 두 모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귀찮은 티를 팍팍 냈지만, 아버지는 씩 웃으며 어서 메추리알 까게 삶아놓기나 하라고 하셨다.

일요일 저녁, 발은 퉁퉁 부어오르는데 엄마는 식탁에 앉아 삶은 메추리알을 까며 아버지는 메추리알을 살점 하나 안 떨어뜨리고 껍질을 잘 까셨건만 왜 자기는 알이 다 너덜너덜해지는지 모르겠다고 막 신경질을 부렸다. 엄마의 발목을 잡아먹은 장조림이라서 밉게 느껴졌는지, 오랜만에 만드느라 거의 태울뻔하기도 했던 장조림은 내 입엔 뻣뻣하고 별로 맛이 없다.

그러면서 버럭 화가 났다. 가슴이 아파서 차마 못 해먹는 것도 속상한데, 좋아하는 음식도 공포에 질려 못 먹게 만드는 정부라니! 대체 어떻게 해야 쓸개빠진 무뇌아들한테 진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암담하기만 하다. 고기 좋아하는 울 엄마한테 귀찮은 티 안내고 다음엔 더 맛있는 쇠고기 장조림을 해드리고 싶단 말이다,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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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이란 말이 딱이다.
지켜보고 있자니 아주 가지가지 한다.
경찰에서 미국 쇠고기 관련하여 <인터넷 괴담>을 퍼뜨린 당사자들의 신원을 조사하여 내사하고 있으며 명예훼손죄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더라. 그런데 변명거리라고 덧붙인 말이 아이디와 신원정보가 대부분 거짓이라서 확인이 불가능하단다. 네티즌들이 책임감도 없이 가볍게 함부로 탄핵에 가담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려고 애쓰는 모양인데, 웃기지 마라. 나는 그거 서명하려고 몇년동안 쓰지도 않아 다음 메일계정도 중단된 걸 일부러 로그인 해서 서명했다. 니들이 그런 시답잖은 핑계 댈 줄 나는 미리 알고 있었단다.
신원조회 해볼테면 해봐라, 이 놈들아. 죄 지은 게 없으니 무서울 것도 없다.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은 딱 <만 명>(돈과 권력을 소유한)에게만 평등하다는 뜻이란 것도 잘 안다. 명예훼손이니 손해배상이니 법정소송 들어가면 가난한 자들은 소송비용 없어서 지레 포기하거나 오기 부리다가 패소해 가산 탕진하고 빚더미에 올라 앉는다지. 법도 돈 많은 놈들한테는 솜방망이라는 걸 왜 모르겠니. 바로 얼마전에 삼성 특검도 지켜보았고, 휠체어 타고 나타나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내려지는 사법조치들이 하나같이 너그러운 이유를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 초대형 비리에 휘말려 짤린 판검사들도 언론 잠잠해지면 은근슬쩍 초대형 법무법인에 고속으로 스카우트 되어 고액 수임료 받는 변호사로 활약한다는 거 다 안다. 그런 인간들이 전관예우 운운하며 전횡을 휘둘러 돈 많은 사기꾼들 열심히 변호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먹고 알먹는 걸 우리가 왜 모르겠니.

그렇지만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하늘이 가려지진 않는 법이란다. 니들이 자꾸 <괴담>이니 <유언비어>니 하는데, 나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입장을 바꾸어 고민해보아도 니들이 <믿어라, 안전하다>하는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단다. 광우병 생기면 그때 수입 중단하겠다고? 혹시라도 그동안 수입된 광우병 쇠고기 먹고 몸속에 광우병 소인을 품고 있다가 잠복기 10년 뒤에 한꺼번에 발병할지도 모르는 피해는 어떻게 할 건데? 광우병 걸려 죽은 사람 나타나면 그때 가서야 계급따라, 직업따라 차별 적용해서 유족에게 보상해주면 다라는 거냐?  작년까지 30개월 미만 살코기에서도 뼈 나오는 바람에 통관을 아예 중단시켰던 이유는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잖아? 그땐 그럼 아무 위험도 없는데 그 생쇼를 했다는 거니?? 그렇게 안전하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살만한> 다른 나라들은 아직도 그보다 더한 생쇼를 지속하고 있는 걸까? 니들이 제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나 좀 설득시켜 봐라, 제발! <설마 나라가 나서서 국민에게 해로운 걸 먹이겠냐> 따위의 말도 안되는 변명 좀 하지 말고! 나라가 나서서 법으로 처단해도, 뱃속에 납 집어넣은 굴비와 게가 수입되는 나라라는 거 니들 모르고 있었냐? 아직도 한우로 둔갑한 수입쇠고기 때문에 단속되는 업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고나 있니? 그나마도 단속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적발도 못하는데 그렇다더라. 확고한 기준과 제한이 있어도 돈 되는 일이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윤을 추구하려는 게 장사꾼들의 본능이라는 거 그렇게 유능한 CEO라면 누구보다 잘 알겠네? 걸핏하면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 운운하면서 설마 그것도 모르려고??

거기다가 그 중요한 무역협상을 하면서 협상안 관련 규정인 미국측 관보를 오역해서 내용을 잘못 이해했다고?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협상단 실무자가 몇 명인데 그거 하나 발견 못했단 말이니?  니네 CEO 대통령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기업에서도 말이다, 실무자가 주요서류를 기안하면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중간 관리자가 전결권을 갖는 것도 있지만 퍽 중요한 일은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거쳐 사장까지 결재를 하고 동반 책임을 지는 법이거든! 그리고 하다못해 작은 기업 간의 계약서 하나를 주고받을 때도 오류나 오역이 있으면 중간에서 발견되기 마련이지.
그런데 니들은 얼마나 서둘러부쳤으면 그래 그 중요한 걸 놓치고 못 봤니? 혹시 아예 눈감고 어떤 조건이든 수락할 작정이었던 건 아니니? 많이 양보해서 진짜로 실수했다고 치자. 아니, 하나 같이 영어실력이 딱 <어린쥐> 수준으로 딸려서 그 정도도 못 알아봤다고 치자. 그럼 그 잘못을 시정해야겠다는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야하는 거 아니니? 이윤추구가 최대 목표인 기업이 종종 그러듯 무능한 담당자 두엇을 댕강 잘라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화풀이는 되겠지만 그런다고 궁극적으로 일이 해결 되는 건 아니잖아? 그럴 땐 당연히 하급 담당자 말고 상위 책임자가 나서서 수습해야 하는 거야! 수습이란, 잘못된 계약이지만 더는 어쩔 수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그냥 밀고 나가자고 우기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잘못을 바로잡아야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게 우리 뜻인데, 그게 유언비어고 괴담이라는 거냐, 이 멍청이들아??!!!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써 있으면 더 들어가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이란다. 협박하고 고문하고 주리를 튼다고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수그러들 것 같니? 그 유명한 갈릴레오 얘기를 떠올려 봐라. 교회의 거대 권력 앞에서 늙고 병든 갈릴레오는 목숨을 부지하느라 무릎을 꿇고 지동설을 부인했다잖냐. 법정을 나서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다는 일화는 후대 사람들이 그럴듯해 보이라고 붙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더라. 하지만 그 일화의 요점은,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지. <안전하다, 믿어라> 니들이 아무리 신문광고를 내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많은 국민들을 무식하고 편파적인 불순 세력이라 협박한들, 30개월 이상 미쿡소의 광우병 위험부위가 얼떨결에라도 수입될 가능성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단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르짖고 있는데도, 니들은 정말 아직도 모르겠니??
설마... 공부깨나 잘해서 그 자리에 오른 한국의 엘리트들이 속마음까지 진실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그냥 모르는 척 하는 거지? 주요 통상협상과정에서 계약서 조항 하나도 제대로 파악 못하는 인간들이 나라 대표로 나가 앉아 있었다는 사실도 섬뜩한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미쿡 형님들한테 굽실거렸다면 몰라도 똥인지 된장인지 진짜로 구분도 못하는 인간들이 정부관료로 대거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앞이 캄캄하다.
하기야, 니들이 광우병 쇠고기 반대 여론에 제대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반박 못하고 <미국을 믿어라, 정부를 믿어라, 니들은 과학을 모른다> 따위로 어설프게 대적하고 있는 걸 보면 내심으론 진실을 알고 있는 것 같더라.
그렇다면 말이야...
진실은 왜곡한다고 거짓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좀 일찌감치 깨달으렴. 옳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 그릇된 독단을 피해가는 지름길이란다. 옳은 소리가 무엇인지는, 니들도 잘 생각해보면 알 거야.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이라는데, 수족인 니들이 참 고생 많다. 그렇지만 머리가 더 엉뚱한 짓 못하게 수족이 힘을 모아 꼭 붙들고 있을 순 있지 않겠니? 니들이 못 붙들겠다면, 하는 수 없어. 우리가 그 머리를 잘라버리는 수밖에. ^^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니들이 자꾸 협박하면 우리도 협박 밖엔 길이 없다는거 잊지 마라. 우리는 엄연한 주권을 가진 국민이고 싶을 뿐, 언제 해고당할지 모를 한낱 기업의 직원이 되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단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무능력한 CEO는 임기 전에도 갈아치울 수 있을 걸 아마.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은 고맙게도 몇년 전에 니들이 보여줘서 잘 알고 있어!! 그리고 그때 니들보다 지금 우리 수가 훨씬 많다는 거 지금쯤은 잘 알았겠지. 계속 지켜보고 있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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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성질 더러운 인간이 오늘 온종일 인내심 테스트를 받고 있다.
아침부터 걸려오는 <우체국 사기전화> 때문이다!!

"우체국입니다. 등기를 배달했으나 부재중이라 어쩌고 저쩌고..."
녹음된 안내문으로 시작되는 우체국 사기 전화가 걸려온 적은 전에도 있었지만 오늘은 대단히 집요했다. *_*
어제 마신 카페인이 과하여 아침 느즈막히 간신히 잠이 들었는데 미친듯이 30분마다 한번씩 걸려오는 전화는 죄다 사기전화였다. 아아악~~~!!!
하필 엄마는 물리치료 받으러 가시고 울며 겨자먹기로 내가 자다말고 일어나 전화를 받아야 했으므로 확인하자마자 끊기를 십여번.. ㅠ.ㅠ
예전엔 놈들이 떠들어대게 놔뒀다가 끊으면 다시는 걸려오질 않던데 오늘은 거의 환장하시겠다.
아까는 그간 누누이 교육을 시켰음에도 외출에서 돌아온 엄마가 전화를 받아서는 급당황하여 9번을 누르고 상담원과 연결해 영문을 묻기에 막 신경질을 내며 끊으라 말씀드렸는데, 일단 한번 연결됐으니 다시는 전화를 걸지 않을 줄 알았더니 기막히게도 방금 또 전화가 왔다.
나 역시 상담원을 연결하여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버럭 소리치며 X랄X랄했더니 저쪽에서 먼저 전화를 뚝 끊는다.

발신번호를 추적해 신고를 할래도 820000000 같은 이상한 번호만 뜨니 손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열받는다. 마음 같아선 오늘 아예 전화코드를 뽑아놓고 싶지만, 사기꾼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그저 얼굴만 붉으락푸르락 욕설만 퍼부어대고 있다.

아~~~~ 신경질 나!!

검찰청 사칭, 우체국 사칭, KT 사칭, 요샌 사기전화도 다양해졌다. 이노무 빌어먹을 보이스피싱은 근절시킬 생각 안하고 사이버수사대는 대체 뭐하는 거냐! 정작 할 일은 안하고, 촛불집회 배후 세력 조사한답시고 멍청하게 애먼 애들 휴대폰 문자나 수사하고 다니는 경찰이 정말 한심하다. 으으으.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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