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해당되는 글 39건

  1. 2011.07.27 비사이로 막가 7
  2. 2011.07.15 개미 소탕작전 8
  3. 2011.05.31 5월이 간다 3
  4. 2011.04.30 뇌우 9
  5. 2011.04.08 때문이야 15
  6. 2011.04.07 봄비 10
  7. 2010.11.22 비가 와서 7
  8. 2010.05.18 투덜이 시궁창에 빠진 날 7
  9. 2010.04.26 사흘간의 일본 여행 둘쨋날 23
  10. 2010.04.20 사흘간의 일본 여행 첫날 22

비사이로 막가

투덜일기 2011. 7. 27. 03:19

그야말로 70년대 유머가 생각나 제목을 저리 적었다. 저게 세상에서 제일 날씬한 일본 사람 이름이었던가? 헛. 답은 생각나는데 질문이 정확하게 떠오르질 않는다. -_-'

암튼 서울경기 지방에 호우경보가 내렸다지만 희한하게도 내가 딱 왕복 100km를 운전해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오는 동안엔 무서운 폭우가 계속 나를 피해다녔다. 길이 너무 안 막힌 덕분에 약속시간보다 무려 30분이나 일찍 도착해 이리저리 마트를 배회하다 시간 맞춰 커피집엘 가보니 친구는 비옷에 장화까지 신고 앉아 있었다. 내가 주차장으로 들어설 때만해도 환하게 말짱했던 바깥 하늘은 시커멓게 변해 우산으로도 도저히 가릴 수 없는 폭우를 퍼붓는 중이었다. 무섭게 내리던 비는 우리가 커피, 밥, 또 커피를 곁들여 긴긴 수다를 떠는 동안 다시 잦아들어, 느즈막히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 또한 수월했다. 결국 나는 챙겨간 우산을 단 한번도 펴지 않았고, 세찬 빗줄기에 자동세차 하듯 차체에 떨어진 무궁화 꽃잎 좀 씻겨 내려가길 빌었던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귀가하자마자 다시 천둥치며 쏟아지는 폭우가 새벽까지 그치질 않고 있다. 베란다 지붕에 '빵꾸'라도 낼 것처럼 몹시도 요란하게.

폭우속 밤길 운전이 얼마나 위험한 줄 잘 알기에 이런 날 교묘히 시간차 공격을 해준 비가 고맙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래 벼르다 세차하고 나면 꼭 비오는 징크스가 쌓여 이젠 빗물 자연세차도 못하게 '비사이로 막가' 신공까지 불러온 것인가 싶어 킥킥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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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소탕작전

투덜일기 2011. 7. 15. 03:16

하도 오래 된 집인 데다 주변에 나무와 풀이 많아서 온갖 곤충(사마귀, 노린재, 호랑나비 따위 뿐만 아니라 온갖 해충 포함;;)들과 자주 맞닥뜨리기는 하지만 바퀴벌레와 개미는 없다는 것이 나의 자랑이었는데 그 자랑이 무색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주 엄마네 부엌에 개미가 출현 한 거다! 안경을 끼기는 했으나 작은 물체는 돋보기가 필요한 엄마는 '새까맣고 엄청 빠르고 아주 작은 벌레'가 토스터기 주변에 나타나 그걸 잡느라 땀을 한 바가지는 흘렸다고 말했다. 몇 마리 못잡고 다 도망가버렸다나. 엄마는 그 뒤로 검은 점만 봐도, 하나못해 후추가루 한 알갱이만 봐도 다 움직이는 것 같은 노이로제에 시달렸다. 혹 바퀴벌레 새끼가 나타났나 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진상파악을 해보니, 다행히도 개미였다. (개미가 바퀴벌레보다는 깨끗할 거라는 근거 없는 나의 믿음은 과연 옳을까?) 어쨌거나 아주 작은 불개미는 아니고 길이가 한 3mm쯤 되는 개미 녀석들이 최초 출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가 서너시간 쯤 뒤 이번엔 싱크대에서 헤매고 있었다. 정말 어찌나 몸놀림이 빠른지 몇마리 잡기도 전에 달아났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놈들인가 추적해보니 뒷베란다로 올라온 모양이었다.

나는 곧장 개미박멸을 위한 '검색'에 돌입했다. 사용후기에 '노벨평화상'이라도 주고 싶다는 말까지 올라와 있는 과립형 '잠자*'와 '개미박*' 제품이 괜찮은 듯했다. 얼른 약국에 가서 두 종류 개미약을 사와 개미 출몰 지역에 붙여놓았다. 원래 개미는 자꾸 죽이면 일개미 개체수가 줄어드는 걸 염려한 여왕개미가 더 많은 개미알을 낳기 때문에 함부로 죽이면 안된단다. 먹이인 척 유인해 과립형 약을 가져가 서로 나눠먹게 하면 여왕개미까지 모두 박멸할 수 있다고 설명서에 써 있었다. 최초 개미가 발견된 식탁 주변과 싱크대 주변, 뒷베란다 문 근처 다섯군데에 개미약을 붙여놓고 다음날 확인했더니, 문에 붙여놓은 약만 몽땅 사라져 빈통이었다! 다른 약은 거의 그대로인데! 해서 같은 자리에 새 약을 더 붙여놓고 계속 개미가 출몰하는지 지켜보았는데 우왕~ 정말 이틀만에 개미가 완전히 사라졌다! (하기야 나타난 것도 순식간에 갑자기 나타났으니 걔네들이 운 나쁘게 길을 잃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먹을 것도 없는 데서 우왕좌왕 방황하는 것 같긴 했음)

안심하고 있으려는 찰나, 아 글쎄 그제는 내 방에서 엄마가 또 개미 한 마리를 발견하곤 말했다. 엄마가 진짜 노이로제에 걸렸나보다. 자꾸 까만 점들이 움직이네.... 하지만 그건 엄마의 착각이 아니라 새로운 종의 개미였다! 다른 집이라서 개미 종류도 다른지 엄마네 집 개미의 절반도 안되는 크기였다. ㅠ.ㅠ 이미 퇴치 경험이 있어서 크게 당황하진 않았지만 하필 개미가 나타나는 곳이 내방 문틈이라 앞으로 잠은 다 잤구나 싶기도 하고, 개미 사라질 때까지 컴퓨터방에서 잘까 고민을 했다. 어쨌거나 또 다시 개미약을 문앞에 붙여놓고 주의 깊게 관찰을 했더니 이놈들은 워낙 몸집이 작아서 그런지 비실비실 움직임도 느리고 벽을 기어오르다간 이내 미끄러져버렸다. 그러니 미끄러운 플라스틱 통안으로 기어오르는 건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인 듯했다. 결국 약통 입구를 놈들이 들어가기 좋게 낮추고 각도를 문턱과 똑같이 만들어준 다음 불까지 끄고 지켜보자(불이 환하면 점으로 착각하게 만들려는지 놈들이 안움직이더라!) 드디어 놈들이 한마리씩 약통으로 기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 투명한 개미 약통을 살피니 조금 과립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했다. 여전히 개미는 문턱 아래로 한 마리 기어다니고... 이 종의 개미에겐 약이 효과가 없는 것인가 두려워했던 것도 잠시, 만 하루가 지나자 결국 이번 개미도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캬... 신기하다고 할밖에!

생각해보니 난데없이 개미들이 종별로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 건 폭우 때문인 것 같다. 원래도 우리 마당엔 온갖 크기의 개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앵두도 딱 한번 따고 안따먹어 죄다 바닥에 뒹굴었으니 폭우 내리기 전까지는 아마 먹이도 충분했을 거다. 게다가 벚나무인 줄 알았던 옆집 나무 세 그루 중 하나는 살구나무여서 열매가 꽤 많이 열렸기에 익으면 따먹으려고 별렸더니 나보다 먼저 새들이 죄다 파먹어 그 잔해까지 우리 마당으로 떨어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하도 비가 많이 오니 땅속 개미굴은 다 물바다가 됐을 테고 먹이는 빗물에 쓸려 다 사라지고.. 그러다보니 먹이를 찾아 떠난 일개미 원정대가 벽틈을 타고 이층까지 올라온 게 아니었을지. 그런데 사악한 인간은 약을 쳐서 또 씨를 말려버리려 들었고...

뉴스를 보니 폭우 때문에 전국에 피해가 말이 아니다. 곧 제철이라 오매불망 맛볼 날을 기다렸던 달콤한 복숭아는 출하를 며칠 앞두고 다 썩어버렸대고 물에 잠긴 게 아니라 아예 진흙에 덮여버린 논도 부지기수란다. 가뜩이나 살인적인 물가인데 만만했던 채소값도 하늘까지 치솟을 예정이래고... 이재민들이 또 수백명이라는데 이 마당에 개미타령 하고 있으려니 문득 부끄럽다. 시작하지 말았어야 하는 얘기였나. 암튼 아무리 장마라지만 이제 비 좀 그만 내려서 비 피해도 더는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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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간다

투덜일기 2011. 5. 31. 17:26

일년 열두달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5월이 간다. 찌뿌드드 잔뜩 내려앉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와 함께. 뭔가 아쉽다. 하기야 내눈에 최고로 예쁜 연초록의 시기는 어느 틈에 지나버렸다. 어제 보니 밤마다 유독 그윽하고 달콤한 향기를 뿜던 아카시아꽃이 다 말라 떨어져 부서진 누런 팝콘처럼 땅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마저 이 비에 다 씻겨 사라지겠다. 그러고는 초록이 한층 더 짙어지겠지.

날씨도 초록도 기분도 가장 싱그러워야할 5월은 올해 축 처져 보냈다. 계획은 원래 어기려고 있는 것이라는 쉰소리로 변명을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하려고 했던 것, 하고 싶었던 것, 해야할 것들을 그냥 흘려보냈다. 이렇게 마냥 힘빼는 삶도 가끔은 필요하다, 스스로 속닥이며 충전을 바랐으나 눈금은 오르지 않았다. 조바심 내지 말아야지, 하며 또 그냥 늘어졌더니 한달이 후딱 가버렸다. 이젠 정리가 필요할 때.

마감이 닥쳐야 손발이 움직이는 버릇은 아무래도 평생 가져가야할 악습인 듯하다. 또 다시 돌아온 세금신고의 계절. 해마다 개악되는 게 틀림없는 오리무중 세무신고 프로그램과 홀로 싸우다 결국 어제 세무서에 찾아가 해결 안되는 문제를 직원에게 물어본 다음에야, 마지막날인 오늘 전자신고를 마쳤다. 그래도 마감 안 어긴게 어디냐고 자평. 늘어져 뒹구는 동안 그나마 잘한 일이 있다면 독서. 한달간 7권 읽어, 드디어 올해 월평균 세권을 넘겼다. 영화는 두 편. 전시관람은 전무. 타일깨기 기록은 194점. 일은 당연히 뒷전. 

마감 독촉전화가 무서우면서 왜 그게 채찍질은 안되는지 의아한 나날이다. 작업 계획표는 두달째 어긋나고 있다. ㅎㅎㅎ6월의 화두는 다시 심기일전. 일부러 콘서트를 두 개나 가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씩씩하게 잘 놀러다닐 때 일도 잘한다. 방구석에 처박혀 노상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다고 일을 잘하는 게 아니다 나는. 놀 욕심에 힘이 나는지 어디 두고보자. 어쨌든 이렇게 5월이 간다. 그러니까 꿍얼꿀얼 이 변명은 치열하게 살아야하는 5월을 이렇게 보내서 미안하다는 사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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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우

투덜일기 2011. 4. 30. 05:45

토요일에 비가 꽤 온다는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요란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것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밤중부터 뒷베란다 섀시를 두들기는 빗소리가 매우 요란한 비가 내리며 간간이 천둥벼락이 쳐댔다. 천둥을 유독 무서워하는 사람은 아닌데도 공연히 겁이 났다. 번개가 치는 순간 두꺼비집이 내려앉는 건 아닌가, 찌르르 벼락이 전선이나 케이블을 타고 들어와 컴퓨터를 태워버리는 건 아닌가 갖은 상상을 다 하느라 통 집중이 되지 않았다. 멀리서 그르르릉 천둥의 전조가 시작되면 몸이 먼저 긴장을 했다. 그러다가 천둥이 치면서 내리는 비를 뜻하는 말이 뭐였더라, 뭐였더라 생각이 나질 않아 또 한참 정신 끄나불을 한 자락 풀어놓았다가 끝내 방금 떠올렸다. 그렇다. 뇌우(雷雨). 몇시간 만에 생각해낸 주제에도 기뻐하다 보니 빗줄기도 얇아졌는지 소리도 덜 요란하고 천둥번개도 잠잠하다. 그러면 뭐하나 온 새벽을 다 황망히 허비하고 나서 머리는 이미 멍해진 시간인 걸. 파랗게 밝아오는 새벽에 느껴지는 묵직한 피로감은 때로 쾌감일 때가 있다. 몸과 정신을 꽤 잘 쓰고 나서 마땅한 휴식을 취할 준비가 됐을 땐 그러하다. 그럴 때 이부자리에 누워 몽근한 잠에 빠져들면 온 세상이 내 것처럼 뿌듯하고 행복하다. 그러나 오늘은 아직 그런 행복을 느낄 자격이 없다. 멍해진 머리를 다시 바짝 조여야 한다. 어렵사리 뇌우 하나 떠올렸다고 기특해할 게 아니라 그걸 잊은 머리에 꿀밤을 먹여야 하느니라. 아, 입이 방정인가. 빗소리가 다시 굵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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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야

투덜일기 2011. 4. 8. 12:47

차두리가 이상하게 엇박으로 몸을 움직이며 "간 때문이야~"라고 노래를 불러대는 CF를 볼 때마다 비싯 웃음이 난다. 그 제약회사는 그 광고에 힘입어 매출이 엄청나게 올랐다니, 확실히 성공한 광고 사례다. 차두리의 매력과 중독성 강한 CF송 덕분이기는 하겠지만, 내 생각엔 어린시절부터 누구나 "@@때문이야!"라고 핑계대는 화법에 익숙해서 광고가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게 아닐까 싶다. 친구랑 놀다가도 "너 때문에 망쳤잖아!"라거나 "쟤 때문에 안 놀아!", 부모나 동생에게 "엄마(너) 때문에 TV 못 봤잖아!"라고 했던 기억 누구나 있지 않을까.

어제는 종일 비 내린다고 괜히 분위기 잡다가 정말로 호박 부침개 부치면서 빈속에 먼저 캔맥주를 따서 벌컥벌컥 마셨더니 전도 술도 어찌나 맛이 있던지 헬렐레 기분까지 좋아졌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간만에 마신 술에 적응이 안됐는지 금세 알딸딸, 결국엔 초저녁에 뻗고 말았다. 밀린 일 할당량은 어쩌라고 술을 마셨던고 나중에 후회해봐도 소용없는 일. 벌개진 얼굴로 누워 속으로 외쳤다. 비 때문이야! 호박 부침개 때문이야! 맥주 때문이야!

물론 시작은 나 때문이다. ㅋㅋ
 

광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차두리의 간 영양제 광고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반대로 요즘 볼 때마다 내가 기분나빠하는 광고가 하나 있으니, 바로 ㅇ사의 브랜드 광고다. 아리따운 아이돌 여가수들이 떼로 몰려나와서 엄마를 하녀 부리듯 "엄마, 시원한 물 한잔 부탁해~!", 세수하고 나서는  "엄마, 수건 좀 부탁해!"라는 식으로 온갖 잔심부름을 시키며 "부탁해~!"라고 외치다가 그럼 엄마는 누구한테 부탁하느냐고 묻는 줄거리다. 엄마는 ㅇ사에 부탁하면 된다나. 악!!!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볼 때마다 진짜 짜증난다. 신경숙의 소설이 워낙 잘 나가니까 그 제목을 패러디했다는 건 알겠으나, 내 맘에 안드는 건  안드는 거다. 물론 아직도 자식을 하늘 떠받들듯 공주 왕자 모시듯 보필하는 엄마들이 세상엔 많겠지만 이건 뭐, 물 한잔도 엄마에게 시켜먹으라고 대놓고 부추기는 것도 아니고 뭐냐고! 나의 조카들은 대여섯 살만 되면 물은 자기가 알아서 따라먹을 수 있더구만, 왜 다 큰 멀쩡한 지지배들이 겨우 손톱 칠하느라고 엄마를 부려먹는지 원. 혹시라도 그 광고 때문에 애들이 새삼스레 엄마를 더 부려먹게 될까봐 염려하는 건 지나친 생각일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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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투덜일기 2011. 4. 7. 12:01

방사능 성분이 섞였네 마네, 외출을 삼가야 하네 어쩌구 언론에선 호들갑을 떨지만 어쨌든 나는 올해도 봄비가 반갑다. 새벽까지 기다려도 내리지 않더니만 어느새 똑똑 옥상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잠을 깼다. 자동차가 가끔씩 젖은 골목길을 지나며 내는 소리는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지지직 전이 익어가는 소리 같다. 비가 오면 부침개가 떠오르는 이유가 빗소리와 전부치는 소리의 음역대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하는 이야기를 TV에서 본 것 같다. 그 뒤론 비와 부침개와 술한잔을 연결해 생각하는 조건반사가 더욱 심해졌다.

어쨌거나 해마다 하는 나의 봄비 타령은 곧 꽃 타령이다. 어제 나가보니 개나리 목련은 죄다 피었고 올해도 가지치기를 건너뛴 앵두나무에도 담장 너머로 가지를 뻗어 우리집 베란다까지 손을 뻗은 이웃집 벚나무에도 꽃눈이 다닥다닥 이제 곧 빵 터트릴 태세를 갖췄다. 지금 두 나무를 그림으로 그린다면 나뭇가지를 분홍색으로 덧칠해야 할 만큼. 봄꽃은 꼭 그렇게 무심한 내 옆구리를 쿡 찌르듯이 갑자기 피어나는 느낌이다. 분명 조금씩 조금씩 꽃눈을 키워왔을 텐데도 눈 뜬 장님이었던 내 탓이긴 하지만, 어쩌면 뚯밖의 횡재처럼 반가운 봄꽃을 보려고 일부러 눈감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며칠만 더 눈 질끈 감고 있으면 튀밥 같고 솜사탕 같은 앵두꽃, 벚꽃이 요것봐라 하면서 짠 피어 있을 거다. 오늘 내린 봄비에 그날이 좀 더 당겨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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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추억주머니 2010. 11. 22. 03:38

일기예보를 안 봐서 비온다는 소식을 모르고 있었는데 새벽에 난데없이 요란하게 비가 내린다. 아파트도 그렇고 콘크리트로 지은 요즘 집에 살면서 밖에 비오는 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유독 빗소리에 민감한 이유는 오래된 우리집 뒷베란다 쪽으로 덧씌운 섀시 때문이다. 알루미늄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지붕을 후두두둑 때리는 빗소리가 좀 요란해야지. 빗줄기가 가늘면 제 아무리 예민한 귀를 지녔대도 나 역시 비오는 걸 못 알아차릴 때가 많지만, 지금처럼 빗줄기가 굵을 땐 옛날 '슬레이트' 지붕을 덧댄 기와집에 살 때처럼 반사적으로 창밖을 내다보게 된다. 보안등에 비친 빗줄기가 확연히 보일 정도로 확실히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요란한 빗소리를 들으면 어린 시절 다섯식구가 셋방을 전전하며 살 때 가끔 자다말고 물난리를 겪는 경우가 있었던 게 기억난다. 어딘가 깨진 기와 때문에 천장에서 똑똑 떨어진 물이 이불을 흠씬 적신 다음에야 한밤중에 깨어난 부모님이 삼남매를 깨워 이부자리를 한 구석으로 치우고는 물 떨어지는 곳에 대야를 받쳐 놓아야 했다. 어린 우리야 잠자리를 구석으로 옮기고는 곧장 잠이 들었지만나 부모님은 걸레로 물기를 닦고 나서도 대야가 넘칠까봐 밤새 불침번을 서셨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이면 아버지는 곧장 지붕에 올라가 기와 깨진 곳을 확인하셨는데, 그런 일이 워낙 다반사인지 집집마다 마당 한구석엔 기왓장이 몇장씩 쌓여있었다. 어린 눈엔 그냥 쓸모없이 굴러다니는 것 같은 기와를 가져다가 소꼽놀이라도 할라치면 어른들에게 혼이 났다. 그래도 몰래 한장쯤 기와를 훔쳐다가 냅다 깨뜨려서 망까기와 비석치기에 쓸 괜찮은 판판한 돌멩이를 만들어 나눠 갖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 옛날 빗물 떨어지는 천장 아래 대야와 양은 그릇을 받쳐놓으며 부모님은 어두운 얼굴로 한숨을 쉬셨지만 어린 나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똑똑 번갈아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그저 재미있기만 해서 자꾸 손을 갖다 대며 물놀이를 하려 들었다. 중학생 때부터는 지붕이 새는 집에 살아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양은 그릇에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가 재미있는 건 여전해서 처마 밑에 일부러 양동이를 가져다놓은 기억도 있다. 혹시 빗물을 받아서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함이었던가? 빗물을 받아 며칠 두었다가 어항에 넣어주었던 것도 같고...

아파트에 살면 다달이 관리비 내는 것으로 집안팍의 유지관리와 관련된 모든 수고를 남에게 일임할 수 있으니 그건 제일 편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집은 몇년에 한번씩 해야 하는 외관 페인트칠도 그렇고 지붕 방수도 그렇고, 매년 해야하는 정화조 청소도 그렇고 일일이 사람을 불러다가 의뢰를 해야한다. 일년에 한번쯤은 사다리 타고 지붕에 올라가서 사방에서 날아온 낙엽이 혹시 배수구를 막고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하고. 그 모든 일을 주관하시던 아버지가 안 계시니 이제 그런 것들도 모두 내 책임인데, 과태료 운운하며 구청에서 매년 업체 연락처가 적힌 안내장을 보내오는 정화조 청소 말고는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던 터라 사실 비만 오면 불안불안하다.

아직은 아래층에서도 어디 비새고 물샌다는 얘기도 없고 방방마다 멀쩡하긴 한데 원래 문제 생기기 전에 올해쯤 미리미리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장마철 지나고도 수시로 비가 많이 왔던 지난 여름 내내 지붕에 올라가서 낙엽 치우고 배수구 확인했어야 하는데 어쩌냐고 계속 불안해하시는 왕비마마에게 막내녀석 다니러 오는 날 시키면 된다고 큰소리 뻥뻥 치고는 매번 까먹고 그냥 넘어갔다. 여름도 잘 지났으니 올 겨울은 무사히 넘어가주지 않을까. 

갑자기 내린 비는 소나기였나보다. 옛 추억에 골몰해 자판을 두들기는 사이 빗소리가 잦아들었다. 쓸데 없는 생각 그만하고 일이나 더 하라는 배려인가. 흐흐흐. 암튼 이렇게 월요일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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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시궁창에 빠진 건 아니지만 빠진 거나 다름 없다.
조금 전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카 배웅하러 버스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기다리며 둘이 장난을 치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달려오던 작은 트럭 하나가 도로에 고여 있던 구정물을 나에게 끼얹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ㅠ.ㅠ
비오는 날 인도로 물 튀기는 자동차야 가끔 있는 법이라 대강은 예상하고 우산으로 가로막은 적 있지만
우산을 내려 가릴 사이도 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궁창물을 끼얹고 가는 차는 살다살다 처음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온몸으로 구정물을 막는 바람에 정민공주는 무사했다는 것 하나.

너무 놀라고 기막혀서 꺅 비명만 내질렀을 뿐, 빌어먹을 트럭의 번호판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놈이 속도를 늦췄더라도 안경까지 구정물로 뿌얘졌으니 제대로 분간이나 할 수 있었을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비오는 날 행인에게 물 튀기는 건 엄연히 범법행위인데 현행범으로 잡지 못한 게 죽도록 안타깝다! 바로 횡단보도 앞이라 운이 좋았더라면 신호등에 걸린 놈의 앞길을 막아서서 사과와 함께 세탁비를 받아낼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 십수년 전 장마철에 회사 동료들과 점심먹으러 가다 지나가는 차가 튀긴 흙탕물 뒤집어 쓰고 세탁비 받은 적 있다)

머리칼에서 구정물이 뚝뚝 떨어지고, 웃도리 아랫도리 할 것 없이 흠씬 젖어 신발 속에도 물이 찔꺽거리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고 기가 막혀서 길바닥에 선 것도 잊은 채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래도 의연한 척 조카를 버스에 태워 보낸 다음 징징거리며 집에 올라오자마자 빡빡 씻었는데도 어쩐지 온 세상의 더러움과 먼지와 병균이 고여있었을 것 같은 도로의 시궁창물 때문에 조만간 피부라도 부풀어오를 것 같은 불쾌감이 사라지질 않는다.

시궁창에 빠졌다가 기어나온 것 같은 행색의 옷은 세탁기에 돌리는 중이고, 운동화도 빨아 엎어놓았는데 생각은 자꾸만 그 소형트럭으로 향한다. 알고 튀겼든 모르고 튀겼든,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 앞을 전속력으로 지나가는 만행을 저지른 그 놈에게 저주 있으라! 앞으로 오만년간 하는 일마다 재수 없을지어다! 다음번 장대비 오는 날 똑같이 시궁창물에 빠질 지어다! ㅠ.ㅠ 그래도 마음이 안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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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를 연상시키듯 비도 내리고 있겠다, 여행후기나 마저 올려야겠다.

비바람 속에 첫날을 보내느라 제풀에 지친 모녀는 전날 밤 일본 말도 모르면서 TV를 틀어놓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날 일기예보를 살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일본열도 아래쪽은 죄다 우산 그림이었다. 6시부터 울린 모닝콜에 눈을 떠 커튼을 젖혀보니 당연히 주룩주룩 내리는 비. 아침 먹기 전 온천욕 한판의 욕심은 내리는 비와 함께 꼬리를 감추었다. 비오는 날 뽀송뽀송하고 푹신한 이불에서 뒹굴거리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가 말이다! 고소한 부침개 냄새마저 풍겨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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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를 더 미루면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을 거라는 조바심에 틈틈이 적어놓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이러다 또 발동 걸리면 일 미뤄두고 포스팅에 열을 올리겠지만서도, 사진 크기 일일이 줄이고 올리는 게 번거로워서라도 하루씩 정리하는 게 좋겠다. 겨우 사흘간의 여행이 심리적으로는 일주일 이상 길게 느껴졌으니, 아마 후기도 쓸데없이 투덜투덜 주절주절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간만의 여행이었기도 하니까.


뭐니뭐니해도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따라가서 제일 싫은 건, 내 마음대로 구경하지 못하고 가이드가 정해준 시간에 맞춰 헐떡거리며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도 일부러 꾸며놓은 거리 안쪽으로 그냥 동네 구멍가게 같은 잡화 식료품점에서 나 어릴 때 '미깡'이라며 사먹던 옛날식 밀감도 발견했고, 시골스러운 쌀집도 구경하며 신기했는데, 별로 내키지 않는 다음 코스를 위해 억지로 버스에 올라야 했다. 으휴.

동해에 인접해 일몰이 절경이라는 신지코 호수가 다음 행선지였으나, 비바람치는 오후에 일몰은 무슨 일몰. 가운데 소나무섬을 만들어놓았으니 그거라도 구경하라는 말에 버스에서 내려 한 다섯발자국 가다가 사진 한방 찍고는 그냥 돌아섰다. 그래도 이 사진속의 두 연인은 젊어서 비바람 무릅쓰고 한참이나 다녀오더라마는...

동해바다 내려다보러 올라간 그 다음 전망대도 당연히 나는 시큰둥했고, 어서 온천료칸에 가서 푹 쉬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말로만 듣던 코스정식 카이세키 요리에 대한 기대도 허기와 함께 부풀어올랐고... 대체로 요번 일행들의 목적은 온천료칸 체험인듯 했으므로, 시답잖은 관광 코스는 한둘 정도 빼고 푹 쉬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혹시라도 불만을 품은 사람이 나중에 여행사에 항의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그 바람을 실천에 옮길 수는 없었다. 괜찮은 온천 료칸 골라서 푹 쉬는 여행을 계획하려면 그저 호텔팩이나 자유여행밖에는 방법이 없는듯.

<명탕순례>랍시고 우리가 첫날 간 곳은 타마즈쿠리 온천. 돗토리현 공항에 내리긴 했어도 이미 어느 시점엔가 시마네현으로 넘어가 그곳 주소는 시마네현이라고 했다. 온천 역사가 1300년이나 된다고 해서 저녁이나 아침에 짬 내서 온천마을 산책도 할 작정을 품고 떠났으나, 여행 가서 내가 그런 부지런을 떨어본 역사가 없으니 당연히 패스~. 게다가 반나절 만에 이미 에너지가 모두 방전된 듯한 왕비마마를 모시고선 그저 온천욕이나 할밖에 아무것도 계획할 수가 없었다.

첫번째 숙소인 마츠노유 료칸

료칸 안뜰 -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물이 온천욕탕이다


원래 내가 꿈꾸었던 온천료칸 체험은 역사가 몇백년씩 되는 소규모 전통 료칸에서 기모노를 차려입은 오카미상의 깍듯한 시중을 받아보는 것이었으나 ㅠ.ㅠ 그런 곳은 단체손님을 받지 않는 듯, 패키지 상품으론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항공권과 숙박 예약만 대행해주는 자유여행 상품은 더러 있었으나, 일본말도 못하면서 왕비마마를 모시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진즉에 포기한 뒤, 그나마 좀 괜찮은 온천료칸 상품을 검색해본 터였다. 숙소 건물에 들어가자 마자 풀냄새 같은 다다미 냄새가 느껴지더니 방에 들어가자 확실히 다다미방의 향취가 느껴졌다. 바로 이거야, 싶은. 온천료칸에 가면 저녁 먹기 전에 먼저 온천욕부터 하는 거라는데, 우리는 체크인 시간이 늦어 곧장 저녁을 먹어야 했다. 내가 꿈꾸었던 카이세키 요리 또한 다다미방으로 가져와서 차려주는 것이었으나, 식당으로 내려가야 했으니 또 한번 실망...

이것이 카이세키 요리


그렇다고 대규모 식당에서 객실손님 전체가 와글와글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행을 위해 따로 마련된 소규모 연회실 같은 곳에서 각자 한 상씩 차려진 저녁밥을 먹는 식이었고,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종업원들이 깍듯하게 시중을 들기는 했다. 열심히 외운 오미즈(찬물)이며 오차(녹차)를 달라고 입도 떼기 전에 눈치 빠르게 따라주시고... 일본인들의 친절함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매번 납작 엎드리듯 무릎 꿇고 시중드는 건 어째 영 불편하더라.
암튼 지역특산물인 게요리, 쇠고기 스테이크, 스키야키, 사시미, 소바... 온갖 진미가 나오는 것으로 기대했던 코스정식의 겉모습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꽤 그럴듯하다. 그런데 맛이!!

우리나라 활어회와 달리 일본 사시미는 약간 숙성한 맛을 최고로 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바닷가에 가까워서 특선요리가 생선이란 것쯤은 짐작했음에도, 첫날 저녁을 다 먹고 나서 나는 허기를 빵과 과일로 달래야했다.
나말고도 열심히 큼지막한 카메라를 가는 데마다 들이대는 여학생이 있기는 했지만, 괜스레 자꾸 사진찍는 게 민망해서 얼른 한장 누르고 마느라 저 사시미 위에 덮인 종이도 걷지 않아 좀 민망하다. 아무려나 네다섯 점 올려 있던 생선회는 비려서 먹다 남겼고, 게다리는 차가웠으며 특히 제일 위 가운데 놓여있는 정체불명의 요리는 생선과 가지, 두부를 연잎 같은 데 싸서 찐 거였는데 어찌나 비린지 단박에 비위가 상할 정도였다. ㅠ.ㅠ 왼쪽 위 뚜껑 덮여 있는 스키야키는 어찌나 짠지 아래 있던 날 달걀을 풀어 넣어도 간이 맞질 않고 나머지 밑반찬은 차거나 비리거나 밍밍해서, 첫날 저녁 제대로 먹은 건 하얀밥과 미소시루와 쇠고기 몇점이 다였다. 카이세키 요리 엄청 맛있다고 들었는데 이곳만 실망스러운 걸까? 우쒸...

식탐녀의 상한 마음을 그나마 달래준 건 방으로 돌아와 발견한 푹신한 이불 두 채였다. 다녀와서 알아보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소규모 료칸도 식당은 별채에 마련해두고, 아침 저녁 밥 먹으러 다녀오는 사이 이불을 개고 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듯하다.
이불을 보니 하루만에 너무 피곤해서 온천이고 뭐고 한숨 먼저 자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애써 몸과 마음을 추스려 유카타로 갈아입은 뒤 온천으로 내려갔다. 굳이 목욕탕에 귀중품을 가져갈 이유가 없겠지만, 어쨌든 일본 온천에는 열쇠로 잠그는 라커 없이 그냥 바구니 아니면 나무로 짜놓은 칸막이에 옷을 벗어놓는다. 들어갈 때 자기 번호만 눈여겨 보면 그만이다.
온천 성분 같은 거 전혀 모르긴 하지만, 완전히 말간 물은 적당히 따뜻했고 대강 씻었는데도 머리칼과 살결이 매끈거리는 느낌이었다. 료칸에 딸린 온천탕이므로 규모는 당연히 그리 크지 않고, 탕이 종류별로 마련되어 있는 일반 목욕탕 정도를 상상하면 될듯하다. 까마득한 옛날에 온양온천이랑 강화도 해수온천에 가본 적 있는데, 거기나 여기나 느낌은 다 비슷했다. 노천탕도 있었지만, 춥고 피곤해서 우린 나가볼 엄두도 내지 못해 그건 좀 아쉬웠다. 물이 다르다고 칭찬을 거듭하며 모녀는 다음날 새벽에도 한번 더 온천욕을 하자고 작심했지만 ㅋㅋㅋ 막상 다음날 아침이 되자 당연히 온천욕 대신 잠을 더 욕심냈다. 아무렴, 잠이 더 중요하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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