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사장님이 제발이지 광부들의 애환이 서린 <막장>이라는 말을 함부로 비하의 뜻을 담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말이 화제가 됐음을 잘 알고 있지만,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니 정말 <막장이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 나온다. 아니, 막장이라는 말도 아까워서 더 심하게 부패하고 냄새나고 끝간데 없이 타락한 곳을 지칭하는 말을 떠올리고 싶은데 어휘력이 모자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점입가경이라더니 어쩜 이 나라 정치하는 놈들의 수준은 점점 그 모양일까. 최소한 4년간은 희망을 꿈꾸지 말아야함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불이 나는 속을 어찌 달래야할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구렁텅이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방법은 귀막고 눈 가린 채 세상을 외면하는 것뿐인가.
<반지의 제왕>은 책도 영화도 빠져들게 좋았지만 이상스레 <해리포터> 시리즈는 정이 가질 않았다. 출판사의 돈 벌 욕심 때문이겠지만 너무 잘게 쪼개 나온 번역본도 싫었고 그렇다고 언제 끝날 지 모를 시리즈 원서를 읽을만한 열의도 생기지 않았다. 전 지구적인 해리포터 열기가 나로선 뜨악하고 의아할 뿐이었달까. 당연히 영화도 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해리포터를 만나게 되면 호기심에 지켜보아도 역시나 채 5분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몇번째 시리즈인지도 모를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영화관에서 보고 돌아왔다.
판타지 소설을 리뷰하거나 번역하는데 참고하려고 약간 책을 들춰보았을 뿐이라 바로 전 시리즈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모르는 와중에 영화를 봐야한다니 황당하기까지 했는데, 사전지식이 없어도 생각보다는 영화보기가 어렵지 않았다. 누가 착하고 누가 악한지는 척 봐도 알 수 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런데 놀랍게도 세상 꼬라지가 하도 가관이다 보니, 영화 속의 런던 상황이 지금 이 세상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둠의 마왕이 세상을 휘저어 악의 세력이 득세하고 있어, 여기도 해리포터 같은 <선택받은> 마법사가 나타나지 않는 한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내용 전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골목마다 폐허처럼 문을 닫은 상점들과 암울한 거리가 딱 죽어가는 이 나라의 소상인들과 서민들의 거리처럼 느껴졌다. 소설 시리즈는 종결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영화의 다음 내용이 궁금하면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선이 악을 이겨 해피엔딩일 게 뻔한 데(혹시 아닌가?)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의 세계로 위안을 받겠다는 순진한 희망을 품기엔 나 같은 삐딱이에게 너무 무리다.
세상이 엉망으로 돌아가든 말든 나몰라라 맛난 거 먹고 재미나게 수다떨고 영화보고 시시덕거리고 나니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린 기분이다. 효력은 얼마 안 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잠깐씩 세상을 잊으며 살다보면 악몽같은 세월이 흐르긴 하겠지. 가끔 황당하게 정의로운 마법사의 출현을 꿈꾸기도 하면 더욱 힘이 나려나. 문득 해리 포터 시리즈가 그토록 전폭적인 인기를 얻은 이유가 혹시 전지구적으로 팍팍하고 암담한 현실 때문이었나, 의문이 들었다. 마법이 아니고선 도저히 현실을 희망으로 되돌릴 방법이 안보이니 하는 말이다.
점입가경이라더니 어쩜 이 나라 정치하는 놈들의 수준은 점점 그 모양일까. 최소한 4년간은 희망을 꿈꾸지 말아야함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열불이 나는 속을 어찌 달래야할지 알 수가 없다. 이런 구렁텅이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방법은 귀막고 눈 가린 채 세상을 외면하는 것뿐인가.
<반지의 제왕>은 책도 영화도 빠져들게 좋았지만 이상스레 <해리포터> 시리즈는 정이 가질 않았다. 출판사의 돈 벌 욕심 때문이겠지만 너무 잘게 쪼개 나온 번역본도 싫었고 그렇다고 언제 끝날 지 모를 시리즈 원서를 읽을만한 열의도 생기지 않았다. 전 지구적인 해리포터 열기가 나로선 뜨악하고 의아할 뿐이었달까. 당연히 영화도 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해리포터를 만나게 되면 호기심에 지켜보아도 역시나 채 5분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몇번째 시리즈인지도 모를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영화관에서 보고 돌아왔다.
판타지 소설을 리뷰하거나 번역하는데 참고하려고 약간 책을 들춰보았을 뿐이라 바로 전 시리즈에 어떤 내용이었는지 전혀 모르는 와중에 영화를 봐야한다니 황당하기까지 했는데, 사전지식이 없어도 생각보다는 영화보기가 어렵지 않았다. 누가 착하고 누가 악한지는 척 봐도 알 수 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런데 놀랍게도 세상 꼬라지가 하도 가관이다 보니, 영화 속의 런던 상황이 지금 이 세상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둠의 마왕이 세상을 휘저어 악의 세력이 득세하고 있어, 여기도 해리포터 같은 <선택받은> 마법사가 나타나지 않는 한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내용 전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골목마다 폐허처럼 문을 닫은 상점들과 암울한 거리가 딱 죽어가는 이 나라의 소상인들과 서민들의 거리처럼 느껴졌다. 소설 시리즈는 종결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영화의 다음 내용이 궁금하면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당연히 선이 악을 이겨 해피엔딩일 게 뻔한 데(혹시 아닌가?)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의 세계로 위안을 받겠다는 순진한 희망을 품기엔 나 같은 삐딱이에게 너무 무리다.
세상이 엉망으로 돌아가든 말든 나몰라라 맛난 거 먹고 재미나게 수다떨고 영화보고 시시덕거리고 나니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린 기분이다. 효력은 얼마 안 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잠깐씩 세상을 잊으며 살다보면 악몽같은 세월이 흐르긴 하겠지. 가끔 황당하게 정의로운 마법사의 출현을 꿈꾸기도 하면 더욱 힘이 나려나. 문득 해리 포터 시리즈가 그토록 전폭적인 인기를 얻은 이유가 혹시 전지구적으로 팍팍하고 암담한 현실 때문이었나, 의문이 들었다. 마법이 아니고선 도저히 현실을 희망으로 되돌릴 방법이 안보이니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