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을 사느라 오밤중까지 북적북적 선물코너가 요란한
O마트에 다녀오면서
요새 어린이는 예전보다 불행한 삶을 살기 때문에
그 보상으로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린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린이날 전날이 되면(어린이날은 휴일이니까)
수업도 거의 안하고 대강 노래나 부르면서(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이딴 노래)
놀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엄마들이 들고 오는 과자며 사탕, 아이스크림 같은 걸 받는 게
큰 선물이었다.
그러니깐 몇몇 엄마들이 반 아이들 머릿수대로 '자야'(라면과자), '왔다바'(쵸코바였던듯), '줄줄이 사탕' 같은 걸 사갖고 와선 교실에서 나눠주었는데;;
언젠가 울 엄마도 친구 엄마랑 둘이 함께 '쮸쮸바'를 반친구들에게 돌려서 내가 기분이 아주 으쓱했던 것 같다.
그날 집에 갈 때 가방엔 남은 과자봉지와 사탕 따위가 들어 있어서
착한 누나답게 동생들에게 가져다주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런데 초등학생 조카를 보니, 어린이날이 되면 엄마들이 아예 돈을 많이씩 걷어서
전체 반 아이들에게 시계나 보조가방 같은 걸 사준다고 했다.
서로 고르겠다고 난리치면 안되니깐, 여자애들 남자애들로 무조건 나눠서 다들 똑같은 걸로..
그런데 그게 모든 엄마들이 다 돈을 내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 큰 아줌마들이 전화를 돌려서 무조건 내라고 하는 액수만큼 내야한다고 했다. -_-;; 무서운 아줌마들..
내가 그 얘길 하며 마구 분개했더니만
어제 만난 후배네 조카 학교는 한술 더 떠서
엄마들이 아예 단독으로 반아이들 선물을 30-40개씩(그나마 인원수가 적어 다행이겠다) 다 맞춰서 선물해야 한단다.
후배의 동생은 그래서 우산을 30개 맞췄고
다른 엄마는 줄넘기를 30개 사기로 하는 식으로...
켁..
그럼 어린이날 선물을 30종류나 받게 되는 거냐고 물으니, 모든 엄마들이 선물을 마련하는 건 아니니까 30종류는 아닐 거란다.
거기다 또 선생님 선물비는 따로 내야 한다고... +_+
아...
요즘 출산율 낮아지고 교육비 무서워서 도저히 애들 못 키운다며
아이들 많이 낳는 게 부의 상징이라고 빈정거리는 건 정말 진실이겠더라.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철철이 선물값도 엄청나고, 이런저런 파티도 해줘야 한대고
(울 올케도 정민공주 1학년 생일 때 전체 반아이들 다 초청하고 엄마들까지 떼거리로 몰려와 생일잔치 치르는 바람에 병났는데, 1학년때만 다들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해서 참았더니 요즘도 계속 그렇게 하는 엄마들이 많은데다, 심지어 요샌 생일 당사자가 초대된 친구들에게 답례품을 돌리는 '풍습'까지 생겨 더 골치라고 했다. 어휴.. 엄마들까지 아이들 생일잔치에 따라가는 건 순전히 탐사용이고--가정형편이나 교육열의 따위가 자기 애와 어울려 놀아도 되나 안되나 검사한단다--학습지나 학원 정보를 캐내기 위함이라는 얘길 듣고 보니, 나는 올케에게 그냥 확 '개무시'하라고 조언해줬다. 아.. 또 화난다)
애가 학교에서 좀 뒤떨어지면 선생한테 확실하게 '약'을 써줘야 한다나 뭐라나.
게다가 가끔씩 교장선생이 엄마들 단체로 불러다 놓고 반반마다 에어컨을 바꾸라거나
TV를 대형 벽걸이형으로 바꾸라거나 요구를 하기도 한단다.
세상이 완전 미치지 않고서야!
다른 직업은 몰라도 교직만은 인간의 자질을 제대로 보고 뽑았으면 정말로 좋겠는데
교육꼬라지는 나날이 우습게 돌아가고
애들 가르치는 건 순전히 엄마들과 사교육의 힘에 맡기는 시대가 되었으니
어쩌면 좋을꼬.
아동 심리치료를 하는 친구 말을 들으면
애들은 그저 뛰어놀며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또 해결하고 협상하고 그래야한다는데
방과후 초등학교 앞에 주욱~~ 늘어선 노란색 학원차와 엄마들 자가용을 보면
자폐아가 폭주하고, 여러가지 사회적응 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가 다 있다.
그나마 울 정민공주는 학원따위 안다니니깐 공부 스트레스를 거의 안받을 줄 알았는데
아까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한테 '인생게임'이란 보드게임을 (물론 본인이 원한 거다) 선물
받고는, 재미있게 놀라는 내 말에
'내 인생은 엄마한테 혼나는 것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갖고 놀아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겨줬다. 헐... *_*
겨우 10살짜리 입에서 '인생'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놀라운데, 하물며 저런 말을 하다니;;;
어린이날 기념으로 거금 들여 선물을 사주고도 고모의 마음이 아주 씁쓸했다.
나의 어린시절은 그저 행복하게 뛰어놀던 추억밖에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정민공주도 다 커서 뒤돌아보면 그렇게 행복한 추억으로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몹시 염려스럽다.
세상이 어쩌려고 이렇게 돌아가는지 원...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날 단 하루만 어린이가 행복해지라는 건 아닐 터인데
요즘 아이들은 정말로 어린이날 단 하루만 어린이 대접을 받고 사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린이다운 건 수십만원짜리 선물이나 어린이날 특별공연이나 놀이공원 소풍이
없어도 그저 신나고 행복한 건데 참...
(머리를 쥐어짜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계속 말줄임표로 말이 끝나는군.)
O마트에 다녀오면서
요새 어린이는 예전보다 불행한 삶을 살기 때문에
그 보상으로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린시절..
그러니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어린이날 전날이 되면(어린이날은 휴일이니까)
수업도 거의 안하고 대강 노래나 부르면서(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이딴 노래)
놀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엄마들이 들고 오는 과자며 사탕, 아이스크림 같은 걸 받는 게
큰 선물이었다.
그러니깐 몇몇 엄마들이 반 아이들 머릿수대로 '자야'(라면과자), '왔다바'(쵸코바였던듯), '줄줄이 사탕' 같은 걸 사갖고 와선 교실에서 나눠주었는데;;
언젠가 울 엄마도 친구 엄마랑 둘이 함께 '쮸쮸바'를 반친구들에게 돌려서 내가 기분이 아주 으쓱했던 것 같다.
그날 집에 갈 때 가방엔 남은 과자봉지와 사탕 따위가 들어 있어서
착한 누나답게 동생들에게 가져다주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런데 초등학생 조카를 보니, 어린이날이 되면 엄마들이 아예 돈을 많이씩 걷어서
전체 반 아이들에게 시계나 보조가방 같은 걸 사준다고 했다.
서로 고르겠다고 난리치면 안되니깐, 여자애들 남자애들로 무조건 나눠서 다들 똑같은 걸로..
그런데 그게 모든 엄마들이 다 돈을 내는 것도 아니고, 목소리 큰 아줌마들이 전화를 돌려서 무조건 내라고 하는 액수만큼 내야한다고 했다. -_-;; 무서운 아줌마들..
내가 그 얘길 하며 마구 분개했더니만
어제 만난 후배네 조카 학교는 한술 더 떠서
엄마들이 아예 단독으로 반아이들 선물을 30-40개씩(그나마 인원수가 적어 다행이겠다) 다 맞춰서 선물해야 한단다.
후배의 동생은 그래서 우산을 30개 맞췄고
다른 엄마는 줄넘기를 30개 사기로 하는 식으로...
켁..
그럼 어린이날 선물을 30종류나 받게 되는 거냐고 물으니, 모든 엄마들이 선물을 마련하는 건 아니니까 30종류는 아닐 거란다.
거기다 또 선생님 선물비는 따로 내야 한다고... +_+
아...
요즘 출산율 낮아지고 교육비 무서워서 도저히 애들 못 키운다며
아이들 많이 낳는 게 부의 상징이라고 빈정거리는 건 정말 진실이겠더라.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철철이 선물값도 엄청나고, 이런저런 파티도 해줘야 한대고
(울 올케도 정민공주 1학년 생일 때 전체 반아이들 다 초청하고 엄마들까지 떼거리로 몰려와 생일잔치 치르는 바람에 병났는데, 1학년때만 다들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해서 참았더니 요즘도 계속 그렇게 하는 엄마들이 많은데다, 심지어 요샌 생일 당사자가 초대된 친구들에게 답례품을 돌리는 '풍습'까지 생겨 더 골치라고 했다. 어휴.. 엄마들까지 아이들 생일잔치에 따라가는 건 순전히 탐사용이고--가정형편이나 교육열의 따위가 자기 애와 어울려 놀아도 되나 안되나 검사한단다--학습지나 학원 정보를 캐내기 위함이라는 얘길 듣고 보니, 나는 올케에게 그냥 확 '개무시'하라고 조언해줬다. 아.. 또 화난다)
애가 학교에서 좀 뒤떨어지면 선생한테 확실하게 '약'을 써줘야 한다나 뭐라나.
게다가 가끔씩 교장선생이 엄마들 단체로 불러다 놓고 반반마다 에어컨을 바꾸라거나
TV를 대형 벽걸이형으로 바꾸라거나 요구를 하기도 한단다.
세상이 완전 미치지 않고서야!
다른 직업은 몰라도 교직만은 인간의 자질을 제대로 보고 뽑았으면 정말로 좋겠는데
교육꼬라지는 나날이 우습게 돌아가고
애들 가르치는 건 순전히 엄마들과 사교육의 힘에 맡기는 시대가 되었으니
어쩌면 좋을꼬.
아동 심리치료를 하는 친구 말을 들으면
애들은 그저 뛰어놀며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또 해결하고 협상하고 그래야한다는데
방과후 초등학교 앞에 주욱~~ 늘어선 노란색 학원차와 엄마들 자가용을 보면
자폐아가 폭주하고, 여러가지 사회적응 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가 다 있다.
그나마 울 정민공주는 학원따위 안다니니깐 공부 스트레스를 거의 안받을 줄 알았는데
아까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한테 '인생게임'이란 보드게임을 (물론 본인이 원한 거다) 선물
받고는, 재미있게 놀라는 내 말에
'내 인생은 엄마한테 혼나는 것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갖고 놀아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겨줬다. 헐... *_*
겨우 10살짜리 입에서 '인생'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놀라운데, 하물며 저런 말을 하다니;;;
어린이날 기념으로 거금 들여 선물을 사주고도 고모의 마음이 아주 씁쓸했다.
나의 어린시절은 그저 행복하게 뛰어놀던 추억밖에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정민공주도 다 커서 뒤돌아보면 그렇게 행복한 추억으로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몹시 염려스럽다.
세상이 어쩌려고 이렇게 돌아가는지 원...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날 단 하루만 어린이가 행복해지라는 건 아닐 터인데
요즘 아이들은 정말로 어린이날 단 하루만 어린이 대접을 받고 사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어린이다운 건 수십만원짜리 선물이나 어린이날 특별공연이나 놀이공원 소풍이
없어도 그저 신나고 행복한 건데 참...
(머리를 쥐어짜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계속 말줄임표로 말이 끝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