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라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 탓도 있지만
새해가 시작된지 나흘이나 지나고 나서야 새해 달력을 방에 걸었다.
달력을 보면 그 집안의 종교와 취향, 생활 수준까지도 알 수가 있다는 말이 있다는데
듣고보니 정말 그렇다.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하시기 전에는 달력이 늘 남아돌았다.
아버지가 교직원으로 계시던 대학의 학교 달력은 물론이고, 각종 은행 달력, 여행사 달력,
가끔 쓸만한 명화달력에 다이어리까지 주변에 마구 나누어줄 정도였던 것 같다.
물론 과거 내가 회사 다니던 시절에 받아온 달력들도 여럿 되어
내 방엔 그나마 마음에 드는 달력을 골라 걸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어디든 적을 두지 않은 준백수의 생활을 하고 있고, 아버지도 정년퇴직한지
몇년 되시다 보니, 생기는 달력이라곤 거래은행과 약국, 학교 달력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과 대기업에선 종이 재질을 달리한 고급 달력을 소수 제작해 VIP에게만 나눠준다는데
물론 우리집이 그런 VIP 대접을 받을 리 만무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주렁주렁 방방마다 여기저기 달력을 걸어놓는 걸 싫어하는 편이지만
모든 방에 벽걸이 달력 하나, 탁상 달력 하나를 놓아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부모님은 그간 들어온 새해 달력을 12월부터 이중으로 걸어두고는
내가 방에 걸어두고 싶어할 만한 근사한 달력을 못 구한 걸 못내 섭섭해 하셨다.
아니, 달력 하나 갖고도 까탈스러움을 떠는 나를 못마땅해하셨다는 게 옳다.
하지만 나는 몇해 전부터 방이든 작업실이든 공짜로 나눠주는 달력을 걸거나 놓아둔 적이 없었다.
작년엔 고흐 달력을 선물로 받았고
재작년엔 내가 서점엘 가서 일부러 예쁜 벽걸이 달력을 사왔더랬으며
탁상달력은 아예 몇년째 거의 대주다시피 선물한 지인이 있었고 ^^;;
메디컬 드라마 er이 좋아 만든 작은 모임에선 몇년 내리 아예 탁상달력을 직접 맞춰 나눠갖기도 했더랬다.
그래서 어쩌면 올해도 뜻밖의 선물로 달력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새 달력 걸기를 미뤄왔던 것인데
내 바람이 너무 컸던 모양으로 그런 낌새가 보이질 않는다는 걸 깨닫고 며칠 전 얼른 인터넷으로 주문한 달력이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올해도 방엔 고흐 달력을 걸어놓을까도 생각했지만, 몇년 전과 작년에 걸어두었던 그림과
겹치는 것 같아 이번엔 아주 단순한 디자인으로 길쭉하게 한 달이 들어 있는 앙증맞은
벽걸이 달력을 골랐고, 탁상 달력도 손글씨체가 귀엽게 들어간 걸로 장만하고 보니
몹시 뿌듯하다.
보험회사와 인터넷 서점에서도 탁상달력을 보내주긴 했지만, 뭣 하나라도 책상엔 예쁜 걸 놓아두고 싶어서 아부지 쓰시라고 벌써부터 선심을 쓰고는 며칠 동안
잠자는 방이며, 컴퓨터방, 작업실에 새 달력이 없어서 좀 민망했는데 이제야
새해 맞이 준비를 제대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굳이 돈 주고 달력을 사들이는 나의 행태를 어른들은 참 별스럽다고 생각하시며
돈X랄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해마다 1월이 열리면 마음에 꼭 드는 달력에 가족들과 지인들의 생일이며 기념일을 적어두는 연례행사가 나에겐 참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대감도 있긴 하되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각종 원고마감일을 적을 때
달력이나 스케줄러라도 예뻐야 그나마 부담감으로 인한 손떨림이 덜 한 것도 같다. ^^;;
암튼... 방이며 작업실에 2007년 달력을 걸고 세워놓으니
이제야 나만의 시무식을 끝낸 듯하다.
올 한해도 열심히 살자.
새해가 시작된지 나흘이나 지나고 나서야 새해 달력을 방에 걸었다.
달력을 보면 그 집안의 종교와 취향, 생활 수준까지도 알 수가 있다는 말이 있다는데
듣고보니 정말 그렇다.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하시기 전에는 달력이 늘 남아돌았다.
아버지가 교직원으로 계시던 대학의 학교 달력은 물론이고, 각종 은행 달력, 여행사 달력,
가끔 쓸만한 명화달력에 다이어리까지 주변에 마구 나누어줄 정도였던 것 같다.
물론 과거 내가 회사 다니던 시절에 받아온 달력들도 여럿 되어
내 방엔 그나마 마음에 드는 달력을 골라 걸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어디든 적을 두지 않은 준백수의 생활을 하고 있고, 아버지도 정년퇴직한지
몇년 되시다 보니, 생기는 달력이라곤 거래은행과 약국, 학교 달력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과 대기업에선 종이 재질을 달리한 고급 달력을 소수 제작해 VIP에게만 나눠준다는데
물론 우리집이 그런 VIP 대접을 받을 리 만무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주렁주렁 방방마다 여기저기 달력을 걸어놓는 걸 싫어하는 편이지만
모든 방에 벽걸이 달력 하나, 탁상 달력 하나를 놓아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부모님은 그간 들어온 새해 달력을 12월부터 이중으로 걸어두고는
내가 방에 걸어두고 싶어할 만한 근사한 달력을 못 구한 걸 못내 섭섭해 하셨다.
아니, 달력 하나 갖고도 까탈스러움을 떠는 나를 못마땅해하셨다는 게 옳다.
하지만 나는 몇해 전부터 방이든 작업실이든 공짜로 나눠주는 달력을 걸거나 놓아둔 적이 없었다.
작년엔 고흐 달력을 선물로 받았고
재작년엔 내가 서점엘 가서 일부러 예쁜 벽걸이 달력을 사왔더랬으며
탁상달력은 아예 몇년째 거의 대주다시피 선물한 지인이 있었고 ^^;;
메디컬 드라마 er이 좋아 만든 작은 모임에선 몇년 내리 아예 탁상달력을 직접 맞춰 나눠갖기도 했더랬다.
그래서 어쩌면 올해도 뜻밖의 선물로 달력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새 달력 걸기를 미뤄왔던 것인데
내 바람이 너무 컸던 모양으로 그런 낌새가 보이질 않는다는 걸 깨닫고 며칠 전 얼른 인터넷으로 주문한 달력이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올해도 방엔 고흐 달력을 걸어놓을까도 생각했지만, 몇년 전과 작년에 걸어두었던 그림과
겹치는 것 같아 이번엔 아주 단순한 디자인으로 길쭉하게 한 달이 들어 있는 앙증맞은
벽걸이 달력을 골랐고, 탁상 달력도 손글씨체가 귀엽게 들어간 걸로 장만하고 보니
몹시 뿌듯하다.
보험회사와 인터넷 서점에서도 탁상달력을 보내주긴 했지만, 뭣 하나라도 책상엔 예쁜 걸 놓아두고 싶어서 아부지 쓰시라고 벌써부터 선심을 쓰고는 며칠 동안
잠자는 방이며, 컴퓨터방, 작업실에 새 달력이 없어서 좀 민망했는데 이제야
새해 맞이 준비를 제대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굳이 돈 주고 달력을 사들이는 나의 행태를 어른들은 참 별스럽다고 생각하시며
돈X랄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해마다 1월이 열리면 마음에 꼭 드는 달력에 가족들과 지인들의 생일이며 기념일을 적어두는 연례행사가 나에겐 참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대감도 있긴 하되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각종 원고마감일을 적을 때
달력이나 스케줄러라도 예뻐야 그나마 부담감으로 인한 손떨림이 덜 한 것도 같다. ^^;;
암튼... 방이며 작업실에 2007년 달력을 걸고 세워놓으니
이제야 나만의 시무식을 끝낸 듯하다.
올 한해도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