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밥>이 먹기 싫다는 말은 순수한 의미 그대로의 <밥>이지 <한 끼니>가 아니다. 하루 세끼 꼬박 반찬까지 여러 종류로 챙겨서 밥을 먹기엔 수랏간 무수리로도 좀 지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점심은 주로 간단히 먹는 편이고 대부분 떡만두국, 우동, 칼국수를 번갈아 해먹다가 간간이 떡볶이로 좀 오버하는 때도 있고 아주 가끔은 빵으로 떼운다. 그러나 반찬 없이 밥먹으면 그 밥심이 2시간 밖에 안가는 인간이 빵 조각 간단히 집어먹고서 버젓하게 <끼니>라고 부를 수는 없는 법이라 나름 영양소까지 감안해서 한 끼니를 해결하므로 <떼운다>고 말하기엔 좀 섭한 감이 있을 정도다. 감자수프 한 그릇에 프렌치토스트 2조각, 바나나 한개 정도면 꽤나 배부를 수 있음. ^^; 아무튼 이어지는 식탐녀의 식탐 포스팅.
무늬만 <감자수프> 재료: (2인분) 감자 2개 (작은 건 3개), 양파 반개, 우유 1컵(넉넉히), 소금 약간. 호두
1. 감자와 양파 껍질을 까서 빨리 익도록 숭덩숭덩 잘라 그릇에 담아 전자렌지에 5, 6분 쪄 익힌다.
2. 익은 감자와 양파, 그리고 역시나 전자렌지에 데운 우유 1컵을 믹서기에 넣고 기호에 따라 소금을 약간 넣어 슈리릭 간다.
3. 수프를 그릇에 쏟아 담고 호두를 몇 알 얹어서 식기 전에 먹으면 끝. (뜨겁게 한다고 냄비에 쏟아 다시 끓여본 적 있는데 맛엔 큰 차이 없다. 설거지감만 많아질 뿐)
생크림도, 버터도, 밀가루도 넣지 않은 걸죽한 수프지만 순 재료 맛만으로도 맛있다고 장담한다!
<프렌치 토스트>
재료: (2인분) 호밀빵 4조각, 달걀 2개, 우유 적당히, 버터나 올리브유, 계피가루, 귤쨈
1. 달걀 2개를 넓은 그릇에 풀고 우유를 달걀 양의 절반 쯤 붓는다. (계피가루를 이 단계에 넣고 해도 된다)
2. 호밀식빵을 달걀우유물에 담갔다가 버터나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부쳐낸다. 처음엔 버터로 해먹어서 더 고소하긴 했는데 열량 생각하니 끔찍해져서 요샌 올리브유로 선회했다.
3. 접시에 담아 취향에 따라 계피가루를 좀 뿌린 뒤 쨈을 발라 먹는다. 바나나를 잘라서 같이 먹어도 맛있음
<귤쨈> 노나또님이 귤쨈 만들어 브런치 해드셨다는 포스팅 보고 '무슨 집에서 쨈을 다 만드시나!'라고 놀랐는데, 설날때 나눠온 귤이 냉장고에서 자꾸 썩어나가는 걸 보니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 버리게 생겨서 나도 시도해봤다. 어린시절 울 엄마처럼 딸기를 몇관(?)씩 사다가 엄청나게 만드는 양이 아니므로 1시간이면 대충 완성되는 듯. 완성품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뿌듯했다.
재료: 귤, 설탕
1. 귤을 까서 냄비에 담고 대강 으깬다.
2. 과즙이 꽤나 많이 흥건하게 나오므로 설탕을 적당히 넣고 나무주걱으로 죽어라 저으면서 계속 끓인다.
3. 식으면 더 끈적해질 게 틀림없으므로 과즙이 거의 다 졸아들었을 무렵 팔 아파서 불을 껐다.
4. 끓는 물에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식혀 냉장고에 보관한다.
좀 덜 달게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수정과 만들고 남은 백설탕이 확 쏟아지는 바람에 정석으로 달콤하게 만들어졌다. 유기농설탕이나 황설탕을 넣으면 색이 좀 탁해지겠지만 건강엔 더 좋을듯. 째뜬 우리집엔 건강에는 나빠도 맑은 주황색의 귤쨈이 반병 생겨났다. 계피가루 뿌린 프렌치 토스트랑 꽤 잘어울린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