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서질

놀잇감 2009. 4. 14. 00:09

어젯밤 기분전환이 필요해서 또 낙서질을 했다. 당연히 낙서질 하면서는 기분이 좋았고 행복해져 자랑용 사진까지 찍었는데 지금은 벌써 그 효과가 확 떨어져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 종일 왕비마마와 냉전중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화가 나면 나는 아예 말을 하기가 싫고 누구와도 상종하기 싫어 혼자 있어야 침묵 속에 서서히 화가 풀린다. 화 났을 때 말을 하면 어떤 폭언을 하게 될지 나 자신도 무섭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때 자꾸만 말을 시키면 더욱 화가 치민다는 사실을 왕비마마는 도대체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집안에 겨우 둘 뿐인데 말 안하는 게 제일 싫으시다나. 그러면 나는 갑자기 좀머씨가 된 것 같다. "그냥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두란 말이야!!"
암튼 바닥까지 떨어진 기분을 어떻게든 되살려볼 요량으로, 시방 낙서질한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도 별로 기분이 나아진 것 같진 않다. 마지막 방편은 이렇게 속좁음을 여기에라도 고백하고 민망한 자랑질을 하는 것이라 여기고 있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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