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놀잇감 2008. 8. 19. 20:31
드디어 봤다.
어제 <누들>을 보면서도 손에 땀을 쥐었던 나는 간이 덜렁덜렁거리는 걸 느끼며 순간순간 자지러지다 몇번은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선악의 양면성에 대해서 깊은 사색을 이끄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만든 놀라운 장면들은 정말이지 '폼'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커 포스터를 퍼오려고 했는데 문득 무서워졌다. -_-;


크리스천 베일, 히스 레저,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먼, 마이클 케인, 아론 에크하트까지 멋지고 연기 잘하는 남자들 모둠 세트 같은 배역진이라니! (슈렉2에 나온 잘난척 대장 왕자의 완벽 재현으로 느껴진 지방검사 하비 덴트 역할의 아론 에크하트는 처음부터 좀 느끼해서 별로였지만, 연기력은 인정해줘야할 듯)

늘 희화되었던 잭 니콜슨의 보라색 악동 조커를 히스 레저는 어쩜 그렇게 섬뜩하게 변모해 놓았는지, 그가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우울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는 설에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들을 별로 탐탁지않게 여기는 편이면서도 배트맨 시리즈는 늘 예외로 치며 좋아라하는데(유치함의 극치로 손꼽히는 배트맨&로빈도 나는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봤다 ㅋㅋ), 그간 본 배트맨 시리즈 중에서 이렇게 물리적으로 환하면서 강렬한 어둠의 포스를 뿜은 영화가 있었던가. 언제나 범죄가 들끓는 고담시는 내 기억 속에서 늘 어둡고 음험하여 배경은 거의 밤이었는데(내 착각일 수도 있겠으나;;), 여기선 환한 대낮 장면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불안한 어둠을 더욱 강조하는 듯.

사상 최고, 최강이라는 영화홍보를 어지간한 과장으로 여겼는데, 아... 군말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섬뜩하면서도 멋진, 대단한 영화다.
Posted by 입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