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간 중 영화를 보고싶다는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 지지난주부터 볼만한 영화를 눈씻고 찾아봐도 없기에
이 영화가 개봉하기를 기다렸다.
사실 아무것도 기대하진 않았었다.
얼토당토 않게 한국형 웨스턴무비라니? -_-;;
차라리 엄청 돈을 쏟아붓고도 얼마나 유치하고 허술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지 똑똑히 봐주마, 하는 심정에다 요즘 아저씨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화면에서 보면 약간은 가슴이 설레는 정우성을 보는 <맛>에 2시간이 넘는 긴 상영시간을 참아주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기대가 적으면 실망도 적은 법이라는 공식을 애써 적용하려던 안타까운 마음도 슬쩍 작용하긴 했었는데, 그런 사전의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는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조금 더 짜임새 있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스토리를 왜 고 정도밖에 못 끌어냈을까.
어린시절 TV에서 봤던 <내이름은 튜니티>가 자꾸 생각나는 장면들은 또 뭐냐.
김지운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마카로니 웨스턴에 심취했었나?
만주벌판을 휘젓는 마적들 헤어스타일이 레게파마가 없나, 닭벼슬 머리 모자가 없나...
이병헌의 거무스름한 눈화장은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조니 뎁을 따라한 것 같잖아?(물론 그렇게 시커먼 스모키 메이컵은 아니다^^;;)
.....
으휴...
눈에 거슬렸던 부분을 꼽으라면 아직 135가지는 더 찝어낼 수 있을 거다.
그에 비하면 이병헌이 입고 나오는 새끈한 검정 수트와 눈부시게 하얀 셔츠는 그저 폼생폼사 하려는 <예쁜 발악>으로 느껴질 정도.
전체적으로 영화가 길기도 했지만,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 추격씬에서 나는 그만 거듭 시간을 보며 언제 끝나나 하품을 해대야 했고, 딸딸이 오토바이를 뒤쫓는 늘씬한 말들의 속도전이 하도 억지스러워서(구식 오토바이가 제 아무리 굉음을 뿜으며 달려도 키 큰 말한테는 상대도 안되는데 그걸 아닌척 찍으려니, 내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ㅠ.ㅠ) 킥킥 웃음이 났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금요일 오후 객석을 거의 채운 관객들 수에 놀라며, 개봉 이틀째라지만 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보는 걸까 이상하다고 구시렁대기는 했지만, 내심 뿌듯하고 흐뭇한 부분은 분명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짜임새도 허술하고, 의상이며 설정이며 배경이며 죄다 개연성과는 거리가 먼 황당함이 물씬물씬 풍기는데다 잔혹한 살인과 폭력과 유혈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얼굴을 가리고 부르르 떨어야 하는 때도 많았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고, 좋은놈이라면서 그리 좋은놈도 아니며 발음이 부정확해 자주 대사를 씹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는 하지만, 늘씬한 정우성이 늘씬한 말을 타고 총알 떨어지는 일 절대 없이 '악당'들을 용감하게 무찌를 때는 나도 모르게 바보처럼 미소를 실실 흘리게 되는 걸 어쩌랴. ^^
게다가 나에겐 워낙 싫어하는 남자배우 부류에 드는 이병헌마저도 여기선 뭔가 묘한 매력을 풍긴다. 아마도 서비스차원에서 잠깐 보여주는 듯한 근육질의 상반신은 솔직히 짜증스러웠지만(울퉁불퉁 근육남 싫어!), 부하들이 두툼하게 누빈 군용 깔깔이 외투 같은 걸 걸치고 다니는 반면 혼자서만 얇디 얇은 줄무늬 검정색 수트에 눈부시게 하얀 셔츠를 받쳐입고 눈빛을 묘하게 번득이는 순간 나는 속으로 '뭐야, 정우성보다 이병헌이 더 멋지잖아!'라고 외치며 낭패감에 젖었었다.
이상한놈 송강호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터무니없는 스토리와 구성으로 제 아무리 돈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송강호의 연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이 영화는 분명 <죽 쒀서 개 주는> 형국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을 듯.
그러니까 나의 결론은?
<한국형 웨스턴무비>라는 꼬리표에서 예상되는 온갖 결점과 허무맹랑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
정우성과 이병헌 때문에라도 눈요기감으로는 꽤 쓸만하다는 것. ㅋㅋ
대신에 절대로 큰 기대를 안고 가지는 말 것. 꼬투리 잡을 생각을 미리 접는다 해도 도무지 이해해줄 수 없는 장면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주말 예매율이며 현재 추세로는 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과연 이 영화 관객이 얼마나 들까 나도 몹시 궁금하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를 기다렸다.
사실 아무것도 기대하진 않았었다.
얼토당토 않게 한국형 웨스턴무비라니? -_-;;
차라리 엄청 돈을 쏟아붓고도 얼마나 유치하고 허술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지 똑똑히 봐주마, 하는 심정에다 요즘 아저씨스러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화면에서 보면 약간은 가슴이 설레는 정우성을 보는 <맛>에 2시간이 넘는 긴 상영시간을 참아주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기대가 적으면 실망도 적은 법이라는 공식을 애써 적용하려던 안타까운 마음도 슬쩍 작용하긴 했었는데, 그런 사전의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는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조금 더 짜임새 있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스토리를 왜 고 정도밖에 못 끌어냈을까.
어린시절 TV에서 봤던 <내이름은 튜니티>가 자꾸 생각나는 장면들은 또 뭐냐.
김지운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마카로니 웨스턴에 심취했었나?
만주벌판을 휘젓는 마적들 헤어스타일이 레게파마가 없나, 닭벼슬 머리 모자가 없나...
이병헌의 거무스름한 눈화장은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조니 뎁을 따라한 것 같잖아?(물론 그렇게 시커먼 스모키 메이컵은 아니다^^;;)
.....
으휴...
눈에 거슬렸던 부분을 꼽으라면 아직 135가지는 더 찝어낼 수 있을 거다.
그에 비하면 이병헌이 입고 나오는 새끈한 검정 수트와 눈부시게 하얀 셔츠는 그저 폼생폼사 하려는 <예쁜 발악>으로 느껴질 정도.
전체적으로 영화가 길기도 했지만,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 추격씬에서 나는 그만 거듭 시간을 보며 언제 끝나나 하품을 해대야 했고, 딸딸이 오토바이를 뒤쫓는 늘씬한 말들의 속도전이 하도 억지스러워서(구식 오토바이가 제 아무리 굉음을 뿜으며 달려도 키 큰 말한테는 상대도 안되는데 그걸 아닌척 찍으려니, 내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였다. ㅠ.ㅠ) 킥킥 웃음이 났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금요일 오후 객석을 거의 채운 관객들 수에 놀라며, 개봉 이틀째라지만 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보는 걸까 이상하다고 구시렁대기는 했지만, 내심 뿌듯하고 흐뭇한 부분은 분명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짜임새도 허술하고, 의상이며 설정이며 배경이며 죄다 개연성과는 거리가 먼 황당함이 물씬물씬 풍기는데다 잔혹한 살인과 폭력과 유혈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얼굴을 가리고 부르르 떨어야 하는 때도 많았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고, 좋은놈이라면서 그리 좋은놈도 아니며 발음이 부정확해 자주 대사를 씹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는 하지만, 늘씬한 정우성이 늘씬한 말을 타고 총알 떨어지는 일 절대 없이 '악당'들을 용감하게 무찌를 때는 나도 모르게 바보처럼 미소를 실실 흘리게 되는 걸 어쩌랴. ^^
게다가 나에겐 워낙 싫어하는 남자배우 부류에 드는 이병헌마저도 여기선 뭔가 묘한 매력을 풍긴다. 아마도 서비스차원에서 잠깐 보여주는 듯한 근육질의 상반신은 솔직히 짜증스러웠지만(울퉁불퉁 근육남 싫어!), 부하들이 두툼하게 누빈 군용 깔깔이 외투 같은 걸 걸치고 다니는 반면 혼자서만 얇디 얇은 줄무늬 검정색 수트에 눈부시게 하얀 셔츠를 받쳐입고 눈빛을 묘하게 번득이는 순간 나는 속으로 '뭐야, 정우성보다 이병헌이 더 멋지잖아!'라고 외치며 낭패감에 젖었었다.
이상한놈 송강호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터무니없는 스토리와 구성으로 제 아무리 돈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송강호의 연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이 영화는 분명 <죽 쒀서 개 주는> 형국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을 듯.
그러니까 나의 결론은?
<한국형 웨스턴무비>라는 꼬리표에서 예상되는 온갖 결점과 허무맹랑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
정우성과 이병헌 때문에라도 눈요기감으로는 꽤 쓸만하다는 것. ㅋㅋ
대신에 절대로 큰 기대를 안고 가지는 말 것. 꼬투리 잡을 생각을 미리 접는다 해도 도무지 이해해줄 수 없는 장면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주말 예매율이며 현재 추세로는 관객동원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과연 이 영화 관객이 얼마나 들까 나도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