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않는 눈사람

놀잇감 2008. 2. 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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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까닭없이 기분이 바닥을 기어다닐 때
고개를 들어 조카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돌아보면 단박에 미소와 함께 통통 튀는 활력이 샘솟는다.
명절 때 조카들과 만들기를 하며 놀 때였나 보다.
아직은 제도권 교육의 틀 속에 갇히지 않아 가장 유연한 사고와 풍부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지환이(6살)가
혼자 방문 닫아걸고 후다닥 만들어갖고 나와선 <눈사람>이라고 자랑한 작품이다.

이면지 두 장을 마구 구겨 셀로판 테이프로 둘을 연결하고 얼굴을 그려넣은 눈사람이
하도 예뻐서 모니터에 붙여놓고 늘상 감상할 터이니 선물해달라고 졸랐는데
지환이도 자기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드는지 결국엔 떼어가 버렸다.
(절대로 녹지는 않는데.. 함부로 다루면 이 눈사람 역시 찢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조카네 집으로 입양간 이 눈사람은 벌써 찢어지고 말았다는 듯하다.)

어쨌든 고모에게 남은 건 사진 뿐이지만 이것만 봐도 행복이 가슴에서 퐁퐁 솟아오른다.
주말에 놀러오면 또 만들어 달래야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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