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나 운수 사주 따위를 철썩같이 믿고 의지하는 편은 아니지만
해가 바뀌고 어디선가 공짜로 토정비결이나 새해 운수를 봐준다고 하면 거부하진 않는 편이다.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해도, 나의 미래를 가상으로 슬쩍 들여다볼 수 있다는데
그 재미마저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ㅋㅋ
사람들이 점집을 찾아가거나 사주, 관상, 손금, 타로카드 따위를 보러 가는 건
호기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발로 직접 사주를 보러 난생처음 찾아간 것은 잘 다니던 직장을 12월 31일일자로 때려치우고
번역을 생업으로 삼겠다고 작심했던 해의 정초였다.
본래 신이 내린 무당 같은 이들이 봐주는 점은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터라
그나마 "통계"를 바탕으로 한다는 사주에 과연 내 운명은 어떻게 예견되어 있는지
보러가자고 결심하고 친구를 따라나섰더랬다.
결국 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신이나 실마리 같은 빌미를 사주집에서 얻고자 했었고
스물여덟살이 되었던 그 해 몹시 추운 정초 어느날 나는 누런 갱지에 사주보는 아저씨가 낙서처럼 이리저리 적어준 나의 운명풀이를 받아들고 우스워 킬킬대면서도 꽤나 흡족한 마음으로
대현동 어딘가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왔더랬다.
당시 내가 희망의 단초로 삼았던 사주풀이의 설명 가운데는
"그해 새로운 일, 독립해서 사업 같은 걸 시작할 '괘'가 있다"는 것과
"글로 먹고 살면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땐 "참으로 용하다"는 친구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진
않았어도 어쩌면 번역가로서의 삶이 내 운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퍽이나 뿌듯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여자 나이 스물여덟에 사주를 적어주며 운명을 물으러 왔다면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운수'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겠나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게다가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란... 어디 한두 가지인가!
회사에 다니면서도 전공 탓에 늘 매뉴얼과 계약서 번역은 기본이었고, 사업계획서 따위를 만드는 것도
주업무였으니 당시에 회사를 관두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글로 먹고 사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며
내심 운명이라 여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암튼 연말연시에 만난 지인들 가운데는
정초라 사주나 운세를 보러 가겠다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해마다 꼭 정초가 되면 사주를 보러가는 지인도 있을뿐더러, 어떤 이는 아예 모든 삶을 철저한 사주와 운명에 비추어 결정하고 그 결과를 신뢰하는 놀라운 사고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_+
기이한 것은 그 친구가 이른바 '진보적인 지식인'이며 맹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행동가'라는 점이다. 물론 그게 무에 '기이한가'라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사주나 미신은 아무래도 '진보적인 지식인'이나 '사회 행동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습적'이고 '비과학적'인 행위다.
혹자들은 '주역'이 상당한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인 역술서라고 항변하기도 하는데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인간유형의 통계가 정말로 현대인들에게도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나로선 별다른 근거 없이 혈액형별 성격유형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할 뿐이다. *_*
(하지만 혈액형별 성격유형의 틀에 얽매여 사는 한국인들이 수없이 많듯... 사주와 운명을 철썩같이 신봉하는 이들도 수없이 많으니... 그들이 보기엔 내가 잘난척 하는 독불장군이고 생각자체가 틀려먹었을 수도 있겠다^^)
해마다 정초에 운세나 토정비결을 본 뒤 철저히 신봉하는 사람들은
일이 틀어지면 삼재에 걸려서 그렇다는둥, 원래 그 달 운수가 사납다더니 정말 그렇다는 둥
잘도 같다 붙이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인간의 삶이 오르락내리락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오르막과 내리막에 작용하는 수많은 내부 및 외부의 요인들이 교묘하게 얽혀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일 게다.
그렇기에 내 경우 정초 토정비결이나 새해 운수가 나쁘면,
'아하.. 덜렁대는 인간에게 좀 더 조심하라는 얘기로군' 하고 중얼거린 뒤 아메바스럽게 금세 잊기 일쑤이고
'공짜'로 본 새해 운수가 좋으면,
'캬캬.. 올해는 운수 대통이라니 좋아좋아'라고 웃어버리면 그뿐이다.
새해 들어 무료 운세나 사주 메일을 아예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이웃 블로거님^^의 글을 보고
언뜻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려던 것이 며칠 지나고 보니 원래 내가 이런 투의 글을 쓰려고 했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
암튼 나의 무자년 운수는 몹시 좋은 편이라니까(물론 모든 운세가 100% 좋은 일만 있을 리는 없다. 너무 좋아도 마가 낀다는 따위의 빠져나갈 구멍은 반드시 만들어 놓는 것이 역술의 교묘한 비법인듯 ㅋㅋ) 좋아라 하지만 작년에도 운수대통이라는 사주와 토정비결 결과에 낄낄거렸음을 떠올리며
결론은 매사에 회의적인 인간이라는 내 색깔이 올해도 변함 없으리라는 것이다! ㅋㅋ
해가 바뀌고 어디선가 공짜로 토정비결이나 새해 운수를 봐준다고 하면 거부하진 않는 편이다.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해도, 나의 미래를 가상으로 슬쩍 들여다볼 수 있다는데
그 재미마저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ㅋㅋ
사람들이 점집을 찾아가거나 사주, 관상, 손금, 타로카드 따위를 보러 가는 건
호기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발로 직접 사주를 보러 난생처음 찾아간 것은 잘 다니던 직장을 12월 31일일자로 때려치우고
번역을 생업으로 삼겠다고 작심했던 해의 정초였다.
본래 신이 내린 무당 같은 이들이 봐주는 점은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터라
그나마 "통계"를 바탕으로 한다는 사주에 과연 내 운명은 어떻게 예견되어 있는지
보러가자고 결심하고 친구를 따라나섰더랬다.
결국 나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신이나 실마리 같은 빌미를 사주집에서 얻고자 했었고
스물여덟살이 되었던 그 해 몹시 추운 정초 어느날 나는 누런 갱지에 사주보는 아저씨가 낙서처럼 이리저리 적어준 나의 운명풀이를 받아들고 우스워 킬킬대면서도 꽤나 흡족한 마음으로
대현동 어딘가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왔더랬다.
당시 내가 희망의 단초로 삼았던 사주풀이의 설명 가운데는
"그해 새로운 일, 독립해서 사업 같은 걸 시작할 '괘'가 있다"는 것과
"글로 먹고 살면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땐 "참으로 용하다"는 친구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진
않았어도 어쩌면 번역가로서의 삶이 내 운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퍽이나 뿌듯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여자 나이 스물여덟에 사주를 적어주며 운명을 물으러 왔다면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운수'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겠나 싶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게다가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란... 어디 한두 가지인가!
회사에 다니면서도 전공 탓에 늘 매뉴얼과 계약서 번역은 기본이었고, 사업계획서 따위를 만드는 것도
주업무였으니 당시에 회사를 관두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글로 먹고 사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며
내심 운명이라 여겼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암튼 연말연시에 만난 지인들 가운데는
정초라 사주나 운세를 보러 가겠다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해마다 꼭 정초가 되면 사주를 보러가는 지인도 있을뿐더러, 어떤 이는 아예 모든 삶을 철저한 사주와 운명에 비추어 결정하고 그 결과를 신뢰하는 놀라운 사고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_+
기이한 것은 그 친구가 이른바 '진보적인 지식인'이며 맹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행동가'라는 점이다. 물론 그게 무에 '기이한가'라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사주나 미신은 아무래도 '진보적인 지식인'이나 '사회 행동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습적'이고 '비과학적'인 행위다.
혹자들은 '주역'이 상당한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인 역술서라고 항변하기도 하는데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인간유형의 통계가 정말로 현대인들에게도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나로선 별다른 근거 없이 혈액형별 성격유형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할 뿐이다. *_*
(하지만 혈액형별 성격유형의 틀에 얽매여 사는 한국인들이 수없이 많듯... 사주와 운명을 철썩같이 신봉하는 이들도 수없이 많으니... 그들이 보기엔 내가 잘난척 하는 독불장군이고 생각자체가 틀려먹었을 수도 있겠다^^)
해마다 정초에 운세나 토정비결을 본 뒤 철저히 신봉하는 사람들은
일이 틀어지면 삼재에 걸려서 그렇다는둥, 원래 그 달 운수가 사납다더니 정말 그렇다는 둥
잘도 같다 붙이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인간의 삶이 오르락내리락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오르막과 내리막에 작용하는 수많은 내부 및 외부의 요인들이 교묘하게 얽혀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일 게다.
그렇기에 내 경우 정초 토정비결이나 새해 운수가 나쁘면,
'아하.. 덜렁대는 인간에게 좀 더 조심하라는 얘기로군' 하고 중얼거린 뒤 아메바스럽게 금세 잊기 일쑤이고
'공짜'로 본 새해 운수가 좋으면,
'캬캬.. 올해는 운수 대통이라니 좋아좋아'라고 웃어버리면 그뿐이다.
새해 들어 무료 운세나 사주 메일을 아예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이웃 블로거님^^의 글을 보고
언뜻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려던 것이 며칠 지나고 보니 원래 내가 이런 투의 글을 쓰려고 했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
암튼 나의 무자년 운수는 몹시 좋은 편이라니까(물론 모든 운세가 100% 좋은 일만 있을 리는 없다. 너무 좋아도 마가 낀다는 따위의 빠져나갈 구멍은 반드시 만들어 놓는 것이 역술의 교묘한 비법인듯 ㅋㅋ) 좋아라 하지만 작년에도 운수대통이라는 사주와 토정비결 결과에 낄낄거렸음을 떠올리며
결론은 매사에 회의적인 인간이라는 내 색깔이 올해도 변함 없으리라는 것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