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삶꾸러미 2007. 12. 6. 23:54
인터넷의 익명성을 무기로 여기저기 악플을 달고 다니는 유형은 아니지만
실명을 잊어도 좋은 블로그의 장점에 기대어 주저없이 투덜거릴 수 있는 자유는 참 좋다.
그리고 블로그라는 공간이란 제 아무리 자기 것이라 해도 글이나 사진을 '올린' 순간 이미
타인과 그것을 공유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행위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난데없이 조회수가 많아지면 불안하고 어디론가 숨고 싶어진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뜨끔한, 제발저림 현상이 느껴지는 것이다.
내 컴퓨터가 고장난 게 아닌 한 오늘은 심히 조회수가 많다.
이웃 블로거들이 하루에 몇번씩 들락거려 주신다고 해도 도무지 계산이 안된다.
600명이 넘는다니!
이유가 뭘까.. 걱정이다. -_-;;

오늘 드디어 대선후보들의 홍보물이 우편으로 도착했다.
도대체 왜 나왔는지 이해도 안 되고, 쳐다보는 수고조차 하기 싫은 인물들을 포함하여
12명이나 되는 후보들 가운데는 아예 홍보물을 내지 못한 이들도 있다.
5억이나 되는 준비금(?)도 내야한다는데 돈지랄을 해가면서 그들은 왜 대선에 나왔을까?
마약 중독자처럼 매번 총선에 나와 패가망신하는 인간들은 흔히 있다지만
오로지 단 한 명 이나라 대통령을 뽑는다는 데 자기가 꼭 될 거라 착각하는 인간들도 있다는 말일까?
그들의 두뇌구조가 궁금해진다.

어쨌든 드라마틱한 검찰의 활약을 기대했건만
명바기는 이번에도 요행을 누릴 모양이다. 정말로 욕을 많이 먹을수록 명이 길어지는 거라면
그 역시 퍽이나 오래살겄다. 구린 구석이 그리도 많은데 요리조리 미꾸라지마냥 잘도 빠져나가는 걸 보면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면서 그 많은 비자금 꽁꽁 숨겨놓고 떵떵거리는 연희동 전씨의 계보를 잇는
크레믈린형 비리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고 시청율 드라마마다 바로 뒤에 따라붙는 명바기 홍보 광고 때문에 요새 아예 드라마가 보기 싫다.
그럼에도 현재 아직도 그 인간 지지율이 제일 높다니 하늘땅이 울 일이다.

내가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로
역사상 처음 모녀가 같은 후보를 선택하게 됐다. ^^;
정치면에선 막가파보수주의자에 가까웠던 남편 때문에 늘 딴나라당을 지지하던 왕비마마께서
어인 일로 이번엔 문국현 후보를 뽑으시겠단다.
이유는 사람이 제일 깨끗해 보여서란다. 맞는 말이다.

유한킴벌리에 다니던 지인이 그랬다.
산전, 산후 휴가를 비롯해 여러가지 사원복지 면에서 거긴 남자 직원들이 늘 역차별 받고 산다는 푸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오래 전부터 양성평등이 당연시된 회사 분위기였다고.
비밀리에 초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여서라도 어떻게든 편법으로 족벌 경영과 부의 세습을 꾀하고 있는 대기업 문화 속에서 기업을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주고 부를 사회에 환원하려는 경영마인드를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하고 더러운 정치꾼이 아니라서 또 어떤 정치 음모에 휩싸여 고전을 겪을지는 모르지만 5년전 그때처럼 나는 가장 깨끗하고 덜 타락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싶다.
그의 주변에 자진해서 모여든 도우미들도 다 나 같은 마음으로 곁을 지키는 게 아니겠나.
부디 남은 2주동안 비약적인 지지율 상승을 빌어본다.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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