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과거

책보따리 2007. 4. 6. 15:39

"늘 진행중인 기획과 실천은 항상 미완의 과거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우린 기억하여야 한다
."

S선생님, H와 함께 옮겼던 논문집 옮긴이의 말에 S선생님이 쓰신 이야기다.
국문학을 하는 친구의 아내가 대학원 수업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삼 민망하여  책을 뽑아들었다가는 옮긴이의 말만 다시 읽어봤는데
저 글이 왜 그리도 나에게 위안이 되던지.

시기적으로 몹시 늦은 감이 있던 그 책의 출간에 대하여,
거기 수록된 글의 한계나 현재 진행중인 페미니즘 논쟁의 치열함 때문에 낙담할 이유가 없다는 근거로 하신 얘긴데, 어쩐지 늘 조바심내며 흘려보낸 현재들이 모여 쌓인 나의 과거가
항상 미완이라는 자괴감에도 해당되는 말이라 여겨져 공연히(공연히가 아니라 근거가 있는 건가?) 기운이 났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삶 또한 늘 기획과 실천을 진행중이므로
항상 미완의 과거를 가지는 걸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내 마음대로 해석할란다.

미완의 현재와 더불어 과거도 완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겁쟁이 투덜이에겐 어쩜 이리도 큰 용기를 주는지.
역시 S선생님은 멋진 분이다! ^^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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