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20.02.27 80세 2
  2. 2020.02.19 다시 훈련 4
  3. 2020.02.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7
  4. 2020.02.06 아는 병 3
  5. 2020.02.03 2020 1월 영화 & 책 1

80세

투덜일기 2020. 2. 27. 14:20

10년 전에 엄마 칠순 생일 가족모임을 어떻게 준비하나 고민을 여기 블로그에 적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후딱 10년이 지났고 ㅜㅜ 주말에 왕비마마의 팔순 생신을 맞았다. 작년 생신때는 올해 팔순을 기약하며 아예 동생들도 집에 못오게 했었다. 그때도 병끝이라 엄마 상태가 부실했었기 때문이다.  1년전만 해도 칠순때처럼 팔순 역시 가까운 친척분들은 다 모시고 밥을 먹어야하는 게 아닐까 짐작했지만 1년새 생각이 확 바뀌었다. 다 귀찮아! 준비하는 나의 귀찮음이 가장 크겠지만, 오실 분들도 다 노친네들인데 오라가라 힘드니 안 부르는 게 서로 상책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불과 1달 전만 해도 엄마가 멀쩡히 외식을 하러 나갈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고, 그 말은 조울증세에도 해당된다. 엄마가 심히 아프기 전에 이미 의논했을 때 딴 식구는 절대 부르지 말자고, 우리 삼남매랑 손주들만 모여 평소처럼 조촐하게 밥 먹는 게 좋겠다고 주인공의 동의도 미리 받아놓았었다.

밥먹는 장소도 내 마음대로 정했고 3주전에 예약도 마쳤다. 경치가 밥값의 절반이라는 여의도 사대부집 곳간. 의외의 변수는 코로나19였지만 뭐 차로 이동하고 마스크 쓰고 가면 되겠거니 했다. 9식구 단촐하게 모여 밥먹는 자리라 딱히 준비할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팔순인데 하나쯤은 뭔가 달라야지 싶어 케이크토퍼를 주문했다. 토퍼까지 아예 세트로 보내주는 화려한 꽃앙금으로 만들어진 떡 케이크를 주문할까 말까도 오래 고민했지만 한식뷔페에 후식으로 떡이 지천일텐데 싶고, 우리 가족들은 몇번 사본 떡 케이크보다 역시 제대로 케이크를 더 좋아하므로 요맘때 제격인 딸기 케이크를 사기로 결정.

케이크토퍼 문구는 대충 샘플에서 이름만 바꾸고 주문했는데 바로 다음날 택배가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나마 대구에서 확진자 폭발하기 직전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요즘엔 뭘 시켜도 빠른 배송이 어려울 만큼 사람들이 생필품까지 배달시키며 사는 듯. 휴...

'팔순축하드립니다' 대신에 '항상 건강하세요'를 넣어야하는 게 아닐까도 좀 고민했었는데 도착한 택배를 보니 이렇게 추가 문구와 하트 두개까지 서비스로 넣어 딱딱한 종이에 단단히 붙여서 보내주더군. 뭘 살 때 잘 모르면 돈을 더주는 게 낫다는 옛사람의 진리를 요번에도 실감했다. ㅎㅎ

토요일 오후, 예약시간보다 넉넉하게 집을 나섰는데 다들 바이러스 공포로 집에 콕 박혀 있을줄 알았더니만 길에 차가 꽤 많았고, 음식점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심지어 바로 옆 연회장에선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었다. 20200222. 2가 무려 5개나 들어가는 엄청난 길일이라 결혼식이 많다는 이야기는 진즉 들었지만 에고.

째뜬 계획했던 대로 조촐하게, 배부르고 뿌듯하게 이른 저녁을 다 먹고는 케이크를 준비해 조용조용 생일축하노래를 불러드린 뒤 엄마에게 소원을 비시라고 했다. 아들놈 하나가 웃으며 '팔십살에도 소원이 있나?'라고 코멘트하기에 속으로 버럭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도 바라는 거 있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참 내... 


8개의 촛불을 엄마는 네번에 걸쳐 힘겹게 불어 끄셨고, 난 좀 속이 상했다. 원래 케이크 촛불은 거의 한방에 불어끄시는 분이었는데 흠... 사진을 보니 초를 너무 벌려 꽂아놔서 끄기 힘들었던건가 싶기도 하다. 하여간 이로써 우리나이로 80세, 엄마의 팔순 모임이 무사히 지나갔다. 약이 과도해선지 아니면 기억력이 심히 떨어진 때문인지 걱정스러운 수준이 된 건망증도 자극할 겸 열심히 외우게 시킨 영어문장 중 하나. 아임 에이티 이어즈 올드. I'm eighty years old.

헬로우로 시작되는 내용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동생들에게 퍼돌릴만큼 신나게 읽고 연습하시기에, 이날 손주들 앞에서 뭔가 짧게 영어 스피치도 하시라고 할까 계획했으나 결국 그러진 못했다. 발음도 좋으시고 읽기는 잘 되는데 암기는 어려워. ㅠ.ㅠ  반복 연습을 시키며 내년엔 에이티원이라고 말씀드리니 싫으시단다. 만으로는 에이티잖아. 계속 에이티만 할 거야. 하긴 나도 맘같아선 계속 피프티만 하고 싶다.  

그나저나 나는 팔십세까지 몇년 남은거지? ㅠ.ㅠ 또 10년 뒤면 엄마가 구순이 되시고 난 육십대가 된다는 게 지금으로선 상상도 되질 않는다. 무섭게 흐르는 시간을 이럴 때나 실감하는 듯. 하지만 그냥 하루하루 무심하게 흘려보내며 사는 수밖에 별 뾰족한 수는 없겠다. 가능하면 나이는 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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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훈련

아픈 손가락 2020. 2. 19. 16:46

수년전 금강경 사경을 시작으로, 작년 상반기까지 엄마는 꾸준히 거의 매일 불경이나 불교서적을 노트에 필사 하셨다. 처음엔 그냥 종교적인 신심에서 비롯된 자발적 시도였지만, 독서보다도 훨씬 더 두뇌활동에 자극이 되는 게 바로 책을 읽고 중얼거리면서 손을 움직여 쓰고 다시 확인하는 복합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강권하다시피 했고 엄마도 곧잘 협조해주셨다. 하지만 5월 22일을 끝으로 방치했던 노트는 나의 닥달로 9월1일에 딱 한번 다시 한 페이지 필사한 뒤 줄곧 외면당하고 있었다.

작년연말부터 병세가 나빠졌을 땐 온전하게 대화만 가능해도 감지덕지할 정도였으니, 필사는 개뿔. 바랄 수도 없었는데 2월 중순 접어들면서 엄마는 거의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되었고, 머잖아 다시 약을 줄여야할 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데 이번주에 걱정스러운 두번의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일요일인 2월 16일. 화장실에 다녀온 엄마는 대뜸 내일 큰아들 생일이지? 라고 물었다. 네? 뭐라굽쇼? 내일이 며칠인데 큰아들 생일? 엄마의 대답은, 11월 17일이잖아....  (큰아들 생일이 11월 17일인 것은 맞다. 건강한 상태였던 몇달 전 그날을 기념해서 엄마가 아들 가족에게 밥도 사주셨더랬다) 다시 잘 생각해보라고, 냉장고에 붙어 있는 달력을 보시라고, 정신 차리라고, 지금이 11월이 맞냐고 물었다.  

잠시 후 11월 아니야? 2월이야? 왜 헷갈렸지? 본인도 의아해하고, 나도 어리둥절함과 속상함 속에서 그냥 넘어가는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어제. 셋째주 화요일. 매달 엄마가 고교동창 친구들과 오찬을 하는 날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전날 저녁 취소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올해는 엄마도 엄마 친구들도 대부분 팔순이 되는 해여서, 1월부터 생일자들이 돌아가서 밥을 사기로 했다는데 1월엔 당연히 엄마 상태가 안좋으시니 불참했다.  2월 오찬은 곧 생일을 맞이하는 울 엄마가 밥값을 내기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엄마 본인도 요번엔 꼭 참석하리라 단단히 벼르고 계셨고, 나도 부실한 울 엄마를 종종 보살펴주시는 친구분들(길 잃고 헤매거나 약속장소 헷갈리는 울 엄마 찾으러 출동하기도 하고, 택시 태워 보낸 뒤 나한테 전화도 넣어주시고.. ㅠ.ㅠ)께 뭔가 약소하나마 선물을 하고 싶어서 핸드크림을 사다가 포장을 해두었었다.  엄마 친구분들은 성남시장까지 가서 참기름, 들기름도 짜다가 나눠주시고 막 그러는데 자긴 맨날 받기만 한다고 울 엄마가 징징거린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격 모임이 취소되었다는 전화통화 후, 미리 가방에 넣어두었던 핸드크림은 다음달을 기약하며 옷방 책상에 올려두었는데...  어제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보니 엄마가 보이질 않았다.

어랏? 설마... 절에 가는 날도 아니고, 에이, 모임에 가신 건 아니겠지... 생각했으나 핸드크림도 자취를 감춘걸 보며 문득, 취소되었던 모임 상황이 바뀌었나? 생각했으나 그럴 리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집이든 핸드폰으로든 전화가 걸려왔으면 내가 잠결에도 못 들을 리가 없다. 엄마가 우편물 확인하러 내려가셨나보다 했던 현관문 소리가 엄마의 외출소리였던 것이다!

득달같이 카톡을 보내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고... 통 답이 없더니 6번째 전화만에 엄마가 휴대폰을 받았다. 예상대로 약속장소인 사당역까지 갔다가 아무도 없어서 친구들한테 전화로 확인을 한 뒤 집에 돌아오시는 중이라고. ㅠ.ㅠ 어제 취소 전화 받은 건 전혀 기억에 없단다. 거의 두달만에 엄마 혼자 감행한 외출이다보니 그간 몇번 억지산책에 끌고 나가긴 했어도 불안했다. 혼자서 집에 잘 찾아올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엄만 무사히 집에 돌아오셨다. (현관 비밀번호를 엉뚱하게 눌러서 내가 소리쳐 알려드려야 했으나 뭐 그건 전에도 있는 일...) 따로 쇼핑백에 들고간 핸드크림도 손에 꼭 쥐고서. ㅠ.ㅠ (한번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고) 근데 모임이 왜 취소되었는지, 전날 모임 취소 관련 통화를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했다. 모임 장소에서 홀로 기다리다가 친구들과도 한분한분 다 통화를 한 모양인데, 집에 와서도 또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왜 안 만나기로 했는지 물으셨다. 

매달 셋째주 화요일 모임은 당연히 각인되어 있는 정보이니 잊지 않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모임이 취소되었다는 것도 일시적인 정보이고, 내가 친구분들에게 드릴 핸드크림을 사놓았다는 것도 일회성 정보인데 왜 둘 중에 하나만 기억에 남았을까? 인간은 누구나 기억이 선택적이고 중요한 정보만 두뇌에 남는다. 근데 친구들 나눠줄 선물은 중요하고, 모임 취소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으휴.

2주전 진료때 주치의에게 정밀 뇌진단을 받아보았으면 한다고 의논했을 때, 의사는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말했다. 인지기능개선제인 아리셉트를 드시고 계시지만, 지금 복용 용량으로도 알츠하이머 예방은 충분한 건가 불안한 엄마와 내 마음을 의사는 잘 이해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에피소드도 그냥 일시적인 걸로 무시하고 넘어가도 되는 걸까?

암튼 몹시 불안해진 나는 다시 그 옛날 필사 노트를 꺼내왔다. 재미없는 불경과 책 내용 필사는 별로 흥미가 없을 것 같고 두뇌자극에 제일 좋은 건 외국어 배우기라는 말을 본 적이 있어서 이번엔 영어 문장을 베껴적고 단어를 외우시게 할 작정을 한 거다. 

내 이름은 OOO이고 80살이고, 어쩌고 저쩌고... 10문장쯤 되는 말을 만들어서 반복 읽기를 시킨 뒤 단어를 10번씩 쓰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1시간쯤 뒤에 가보니, 3단어만 되풀이해서 쓰고 7개 단어는 깡그리 패스, 나머지는 마지막 네 문장을 베껴적어놓으셨다. 내가 나중에 외우기 시험볼 거라고 했더니 열심히 읽고 외우느라 바쁘셨나보다. 그게 아니면 정보 전달이 일부만 머리에 남거나. 흑흑.

암튼 근 6개월간 엄마가 글씨 쓸 일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영어단어 적어놓은 글씨를 보니 손가락 힘이며 인지기능 상태는 많이 나빠지지 않은 것 같아 조금 마음이 놓였다. 알츠하이머 노인들은 힘있게 획을 긋지 못한다고 들어서... 하여간에 너무 한번에 스트레스 주면 안되니깐 나머지 단어들은 오늘 다 10번씩 쓰시라고 숙제를 내주었는데... 어제 간만에 홀로 대중교통수단 외출로 무리를 한 탓인지 온종일 주무신다.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약도 과도해진듯.  그치만 난 또 못된 사감선생처럼 가서 노친네를 깨워가지고 다시 두뇌훈련을 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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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당신 영어 글씨 흡족해하심. ㅎㅎ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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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블로그에 로그인하다 보면 유입경로 순위에 사스SARS가 높이 떠 있다. 그만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몇년 전 사스와 메르스MERS의 외래어표기가 왜 다른가 트집을 잡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R이 똑같이 모음 뒤 S앞에 있는데 사스는 사르스가 아니고 메르스는 메스가 안 된 이유가 뭔지 지금도 모르겠다.  

요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잠시 '우한 폐렴'으로 불리다가 WHO 권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름이 굳어졌고, 영어명칭은 2019 novel Coronavirus(줄여서는 2019-nCoV)이다. 메르스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이었지만,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정부 발표와 언론,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사스와 메르스 때와는 체감하는 공포가 다르다. 과거엔 감염률과 치사율이 훨씬 높았는데도, 이 정도로 호들갑을 떨며 조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정부에서도 '과할 정도'로 경계하는 것이 좋다는 방향을 설정했고, 아무래도 과거에서 배운 점이 있으니 현실적인 방역과 대처 방식도 달라졌다고는 하더라도 이렇게 연일 전염병 소식이 언론 1면을 장식했었던가? 카톡으로 날아오는 온갖 ~카더라 소식과 근원을 알 수 없는 정보는 또 어떻고!

지난 주말엔 원래 동문산악회에서 강원도 선자령으로 눈꽃산행을 떠나기로 되어 있었고, 나는 간만에 원없이 눈세상을 볼 생각에 한껏 마음이 들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10km이상 걸어야한다기에 혹시나 체력이 딸릴까 염려되어 눈쌓인 동네 산에서 나름 특별훈련까지 마쳤는데.... 젠장. 바로 전날 눈꽃산행이 전격 취소되었다.

전염병 시국에 장시간 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다들 잘 한 결정이라고, 감사하다고 집행부를 칭송하는 글귀들이 어지럽게 단톡방에 올라왔다. 그런가? 나만 실망하고 섭섭했나? 겁나는 사람들 빼고 그냥 강행하기를 바랐던 내가 미친 건가? 난 오히려 아는 분들 3, 40명이 마스크 쓰고 버스타고 3, 4시간 이동하는 것이, 정체불명의 사람들과 동승하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돌아다니는 것보다  안전할 거라고 여겼다. 최소한 본인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자진해서 안 나올 테니까 말이다.

째뜬 그건 내 생각이었고, 연세 많고 보수성향이 강한 선배님들이 대다수인 이 집단은 강원도로 등산을 떠나는 대신 남산 둘레길을 돌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중국인들의 통행이 많은 명동 주변을 우회하겠다는 말씀. 푸핫. 남산에 중국인들이 얼마나 관광을 많이 가는데! 그렇게 중국인들이 무서우면 남산엘 아예 가질 말아야하는 게 아닌가? 참나... 모순이 따로 없다. 째뜬 말은 안했어도 바이러스가 무서워 등산 신청도 안했는지 원래 예정보다 참석 인원은 10명이나 더 많아졌다. 선자령에 가려다가 실망해서 오히려 빠진 사람을 감안하면 (실은 나도 남산이면 가지 말까 아침에 깨자마자 고민했었다. ㅎㅎ) 코로나바이러스를 염려했던 사람은 더 많다는 의미였다. 

동대입구역에 모여 장춘단 공원부터 투덜투덜 남산 둘레길로 향하며 그나마 유익했던 건 그간 한양도성 목멱구간을 두어번 돌았고, 남산둘레길도 남측 숲길과 순환로 위주로 두번이나 돌아봤지만 동대입구쪽에서 진입해서 서울타워 옆으로 뚫린 숲길은 처음 가보는 새로운 길이어서 나름 신났다는 점이다. 속으로 다음에 친구들 데리고 또 가봐야지 생각했다. 숲길을 지나 서울타워 주변으로 접근했을 땐 우어.. 화장실과 매점 주변 방역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하철 안과 역사에선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걷기 시작한 이후로 난 이미 숨이 가빠 될대로 되라 마스크를 벗어던진 상황. 솔직히 나는 까짓 코로나바이러스 따위 올테면 와봐라 뭐 이런 심정이었다. 혹시라도 걸리면 신상 털리고 행적 드러나는 게 쪽팔려서 그렇지 국가 비용으로 2주간 편히 격리병상에서 일이나 하지 뭐, 이런 생각을 꽤 오래 전부터 했었다. 엄마 때문에 괴로운 심정으론 차라리 그쪽이 감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느낌일 거라고 주변에 고백한 적도 있다.   

미생물학과 교수인 후배님의 말로는 첫 발생 직후 확산률로 볼 때 이 정도면 방역을 잘 하고 있는 게 맞고 손씻기 같은 개인위생과 마스크 쓰기만 잘 하면 별 문제 없을 거란다. 어차피 모든 감기 바이러스엔 치료제가 없고, 독감 치사율은 정확히 집계가 불가능해서 그렇지 최소 연간 100명은 사망한다고 보아야 하며, 어떤 학자들은 독감 사망자 수를 비율로 따져 그 열배인 1000명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최종 사망 원인이 폐렴이나 패혈증이기 때문에 독감이 원인으로 잡히질 않는다는 얘기다. 해서 해마다 노약자들은 독감 백신 맞으라고 홍보를 하는 것이고. 독감보다 치사율은 낮고 전염율은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고 처음이라 겁나는 건 인정하지만, 이렇게 온 나라가 공포에 휩싸여 괴담이 돌 정도인가?

암튼 지인들 가운데서도 가짜뉴스인지 진짜로 근거있는 뉴스인지 생각도 않고 열심히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소식을 퍼나르며 실제로 걱정에 휩싸인 분들은 공교롭게도 정치적 성향이 일치한다. 그분들은 모든 중국인들의 입국을 막아야하며, 모든 대학이 중국인 유학생을 추방하는게 옳다고,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를 방치하면 큰일나는데 이번 정부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현대의 흑사병으로 곧 판데믹이 찾아와 엄청난 인명살상이 예상된다고, 일단 감염되면 완치되어도 폐가 섬유화되어서 죽을 때까지 고생할 거라고 '아는 의사'가 말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 아는 의사 이름은? 소속은? 물론 개인 정보이므로 알려줄 수 없다고. +_+ 내가 괜히 공포분위기 좀 만들지 말라고, 팩트 체크가 필요한 사항인 것 같다고 반기를 들어도 그들에겐 소용없다. 나더러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니 정신차리라고 오히려 나무라심.  

폐는 병을 앓고 나면 반드시 그 흔적이 남는 장기라고 한다. 울 엄마도 젊어서 폐결핵을 앓으신 적이 있는데, 검진 때마다 의사가 그곳을 묻는다. 폐렴을 심하게 앓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폐섬유화는 아주 심하게 오랜 기간 폐렴을 앓는 경우에 생기는 후유증이고, 최근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때문에 들어보았으며, 호흡곤란이 심해 산소호흡기를 늘 가까이 하고 살아야한다고 들었다. 근데 요번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은 벌써 퇴원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런 후유증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일말의 가능성으로만 그렇게 부들부들 떨 것 같으면 독감 치사율을 걱정하시라니깐요! 

독감이든 바이러스든 전염병이 창궐하면 조심하는 게 옳다. 그래서 다들 집밖에도 안나가고 가게마다 쇼핑몰마다 영화관마다 텅텅 비고 마스크 매진사태가 이어지는 것이겠지. 하지만 여러모로 의심 많은 나는 또 궁금증이 인다. 과연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지 않았다면 언론이, 정치인들이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대대적으로 떠들어댔을까? 물론 메르스 사태 때에도 야권이 정부를 공격하는 발언은 있었지만 그땐 진짜로 의사를 포함해 수십명이 죽어나갔고, 정보를 숨기려 쉬쉬했었으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언론은 일제히 메르스 사태만 조명하며 환자들의 개인정보까지 캐내려들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제 아카데미상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본상부터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모두 휩쓸면서 이 꿀꿀하고 찜찜한 전염병 시국을 잠시 잊을만한 희소식을 날려주었다는 점이다. 난 드물게도 아직 <기생충>을 보지 않은 사람이지만 ^^; (초창기에 보지 않고 뜸들이는 사이에 천만 영화가 되어버리면 난 에라잇.. 괜히 더 보기 싫어지는 마이너 취향이다) 싫어하는 케이블 채널에서 해주는 생중계를 일부러 찾아보며 감동했다. 출판계에서 노벨문학상의 힘이 예전처럼 폭발적이진 않듯이 지난 몇년간 지켜보면 아카데미상의 힘빨도 별로여서 넘나 미국적인 아카데미 후보작들 인기도 시들하던데, 와... 이런 일이! 

현재 CNN 1면을 동아시아3국이 다 차지했다면서, 한국-기생충 아카데미, 중국-코로나바이러스, 일본-크루즈선 코로나환자 폭발, 이라는 인터넷 뉴스를 좀 전에 보았다. 개인적인 성취를 두고 무엇 하나 도와준 건 없는 나라가 나서서 (김연아, 박태환 때처럼) 국가적인 성취로 선전하는 거 딱 질색이지만, 암튼 워낙 독보적인 최초의 성과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국뽕'이 차오르려는 걸 애써 밀어냈다. 나와 관련된 온갖 행사, 교육, 자원봉사 일정까지도 다 취소되는 마당에, 어제의 쾌거 이후 나의 지인들 가운데선 슬금슬금 새삼 <기생충> 보러 영화관에 또 가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전염병 시국에서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영화 제목이 <기생충>이라니 이 또한 아이러니다. ㅋㅋ 나 역시 용감하게 <작은아씨들>을 개봉일인 내일 보려고 예매를 해두었다. 2주 전부터인가 씨네큐브와 몇몇 극장에서 아카데미 특별상영을 하는 걸 알긴 했지만 어쩐지 공식 개봉일에 보고 싶어 내린 결정이다.

원래부터 개인 위생 신경 안쓰고 막무가내로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나의 외출 및 영화 관람 동선이 겹칠 일은 없을 것 같다. 혹 겹치더라도 물샐 틈 없어보이는 방역에 더하여 내겐 마스크와 장갑이 있으니. ^^; 정말로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처럼 영화관이 파리를 날리는지 실제로 가보면 알겠지. 마스크 사기가 그렇게 힘들다고 노상 뉴스에서 나오던데, 저렴하게 대량으로 인터넷 구입이 어려워서 그렇지 우리 동넨 지난주 약국에서도 올리브영이나 랄라블라 같은데서 다 팔길래 그 또한 좀 의아했다. 나 같은 게으름뱅이가 집에 황사마스크를 수십장씩 쌓아두고 살 리도 없지 않은가. 필요할 때마다 구입하는 편인데, 지난 한달간 외출했을 때 어디를 들르든 없어서 못 산적 이제껏 한번도 없었다. 이 역시 내일 다시 둘러보겠음. 기레기들이 발로 기사 안쓰고 언론호도에만 힘쓰는지 어쩐지 나가보면 알듯. 그 결과가 나도 궁금타.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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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병

아픈 손가락 2020. 2. 6. 16:31

 

다행히 설날을 기점으로 엄마의 병세는 고비를 넘긴 듯하다. 불안증과 의심증도 차츰 줄어들더니 드디어 오늘은 내가 언제 그랬냐 싶게 간간이 기분이 좋으시다. 1년 전에도 12월에 심하게 발병했다가 설날 지나고 2월 들어 진정세에 접어들었었다. 그래도 작년엔 2월 말이었던 79세 생일 모임을 건너뛰었다.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었다는 의미다. 당시 핑계는 내년이 팔순이니 2020년에 거하게 밥을 먹자고, 그리고 곧이어 잡혀 있던 고손녀의 돌잔치 때 얼굴 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동생들을 설득했다. 

 

2019년 3월9일이었던 돌잔치날 엄마는 도무지 환자로 보이지 않는 건강한 모습으로 파티에 참석하셨다. 심지어 미용실에 가서 머리 드라이도 하고 오셨던 터라 기쁨에 겨워 기념 사진도 남겼었다. 미소가 온화하고 우아하기 이를데가 없다. 평소 내가 왕비마마라고 떠받들어드리는 울 엄마의 모습이다. 남들도 다들 인상 좋으시다고, 엄청 고우시다고 (경복궁 선생님들의 칭찬이다 ㅋ) 하는 얼굴.  

오랜 세월 함께 엄마의 병증을 겪어온 가족들은 엄마 표정만 보아도 안다. 증세가 나쁠 때는 얼굴의 일부 근육과 신경도 이상해지기 때문에 사나운 표정과 눈빛으로 돌변한다. '호랑이 눈썹'이 되었다고 내가 표현하기도 하는데 눈 주변의 주름이 바깥쪽을 대각선으로 경직되면서 무서운 느낌으로 바뀌는 거다.  뇌의 일부 전달물질이 불균형을 이르면서 신경이 곤두서면 근육도 그에 따라 지배되는 것 같다. 암튼 오늘 엄마의 표정은 완전히 이 모습까지 이완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표독스러워져서 무서울 정도의 느낌에선 확실히 벗어나셨다. 이제 나도 겨우 숨을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

 

엊그제 2주만에 다시 진료를 받으면서, 잠자는 게 여전히 불편하다는 엄마의 말에 의사는 세로켈 용량을 200mg으로 더 늘렸다. 연세가 많으셔서 복용량 변화를 심하게 할 수가 없다보니 늘 이런식이다. 입원을 시켜 곁에서 면밀히 지켜보지 않는 한 1, 2주 만에 한번씩 상담후 조금씩 약을 바꾸다 보면 한두달이 훌쩍 지나간다. 요번엔 엄마가 비협조적이어서 중간에 더 먼저 찾아가 약을 바꿀 기회를 놓쳐서 더 기간이 오래 걸렸다. 젠장.

하여간 그래도 역시나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이건 '아는 병'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면서 참으면 결국 좋아지는 때가 온다. 다시 병세가 나빠지는 주기가 너무 빨라져 그것이 절망스럽긴 하지만, 악화일로에 놓이는 알츠하이머와는 또 다르니까.

연세 때문인지 점점 더 증세가 심해지고 기간도 길어지면서 요번에 특히 역대로 힘들고 괴롭던 차에 신기하게도 인간의 심리 원리를 다룬 책 증정본을 하나 받았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어쨌든 겪어 나가는 당사자로서 삶은 참 공교로울 때가 있다. 엄마한테 난데없는 의심과 비난을 받으며 내가 징징 울며 괴로워할 때 도착한 이 책을 받자마자 양극성 장애 부분을 펼쳐보았다. 그림과 도표로 간단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임에도, 그 간단한 정보가 엄청 위로를 주었다. 어차피 치료약이 있으니 전문가들은 다 아는 병이겠지만, 계속 재발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긴 하지만 엄마가 보이는 성격 변화와 온갖 증상들도 결국엔 다 예측범위 안에 들어 있었다.

"기분이 급변할 때는 극단적인 성격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사회적, 개인적 인간 관계에 심한 긴장을 유발한다" (<심리 원리> p40)

"일반적으로 양극성 장애의 주요 원인은 뇌 기능에 관여하는 화학물질들의 불균형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 전달 물질이라고 불리는 이 화학 물질에는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도파민이 포함되며 신경 세포 간에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도 원인의 하나로, 양극성 장애는 가족 내에서 유전되고 어느 나이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 100명 중 2명은 살면서 한번 이상의 양극성 장애의 삽화(episode, 우울증이나 조증 같은 특정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옮긴이)를 경험한다고 하는데 그 중 일부는 평생 두어번의 삽화만 겪지만 어떤 이들은 여러 번 겪는다. 삽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질병,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이나 돈 또는 직장과 관련된 문제 같은 일상 생활 속의 괴로움 등이 있다." (p40-41)

우울증과 조증의 패턴을 나타내는 그림을 보아도, 아 그렇구나 싶다.   

안정기 → 경조증 →우울증(이 시기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수면장애와 식욕저하를 겪고 망상 환각 불안정한 사고를 경험)  → 약한 우울증 → 조증 → 혼재성 상태  ㅠ.ㅠ

영원한 레아 공주, 캐리 피셔가 남겼다는 말도 위로가 됨. "양극성 장애는 도전이지만,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을 줄 수도 있다." 

석달째 엄마를 돌보면서 나도 우울증 환자가 되는 건 아닌가 싶은 순간이 꽤 많았다. 뭔가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느낌? 아는 게 병이기도 하지만 또 아는 게 힘이기도 해서, 기분이 바닥을 칠 때면 위험신호라는 걸 스스로 인식하고 홀로 뛰쳐나가거나 약속을 만들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위기를 나름 잘 극복한 것 같다. 스스로 장하다. 물론 장기적으로 볼 땐 엄마의 '삽화'가 매년 같은 시기에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또 지나갈 것으로 믿어야지 별 수 있겠나.

엄마의 성격변화와 몇몇 이상 증세가 유독 심해서 혹시 조울증 때문이 아니라 알츠하이머의 전조이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 치매 환자를 겪어본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알츠하이머의 가능성에 손을 들었다 - 주치의에게 두뇌 정밀검사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증세가 완전히 회복된 이후에도 그러는지 두고 보자고. 엄마도 나도 가장 두려워하는 그 병만은 진짜로 아니면 좋겠다. 째뜬 보름 뒤로 다가온 조촐한 팔순 가족모임은 별 문제 없이 강행해도 좋을 듯하니 다행이다. 다들 웃는 얼굴로 맛있는 밥 먹고 힘낼 수 있기를.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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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월 영화 & 책

놀잇감 2020. 2. 3. 01:35

2019년 각종 문화생활 베스트 포스팅은 적다 말고 그냥 비공개로 두었는데;; 과연 2020년은 제대로 기록을 남기게 될까. 암튼 일단 시작은 해보는 걸로.

= 영화 =

총5편을 보았다. 

*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 - 시리즈 마지막을 보려고 하니 전편 내용이 기억나질 않아서 한번 더 챙겨보았으나 아직 마지막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보지 못했다. 내리기 전에 빨랑 봐야되는데;; 
* 가장 보통의 연애 - 설날연휴에 무료로 풀렸길래 봤음. 
* 유열의 음악앨범 - 역시나 연휴 동안 무료길래 봤다. 두 로맨스 영화 중에선 차라리 가장 보통의 연애가 좀 더 나았던 듯. 주인공들의 나이대와 관련이 있었을까? ㅎㅎ 벌써 잘 기억도 안난다. 
* 파바로티 -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영화다. 지인께서 음향특화된 영화관에서 보고싶다 하시었으나 이미 그런 곳은 없어졌고 시네큐브에서 하루 한번 정도 상영하고 있어서 다행. 오페라는 모르지만 파바로티의 노래 몇곡은 되게 좋아하는데 개인사는 모르는 게 나을뻔했다.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인류애를 펼쳤으나 주변 여자들에겐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처를 준 뻔뻔한 불륜남. 기대보다 음악도 많이 나오질 않고 초기 영상들은 당연히 화질도 음원도 구리다. 정작 꼭 보고싶다고 했던 일행은 옆에서 코를 골며 절반 이상 잠들었다. +_+

* 우리집 - 윤가은 감독,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주연. 1월에 본 5편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최고작이다. 아이들의 연기가 어쩜 그리도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지. 어른인게 부끄럽더라.  배우들과 장면이 좋아서 화면 캡쳐도 했음.


= 책 = 

달랑 2권을 보았다.

* 백의 그림자 - 황정은 장편소설, 민음사

작년에 동네 서점에서 블라인드 선물(내용물이 뭔지 모르게 포장해 놓고 작품에 대한 힌트만 메모해놓는다)로 구매해놓고선 좀 읽다가 머리 맑을 때 읽고 싶어 좀 아껴두었다가 드디어 마무리. 생각해보니 요즘 한국 소설을 별로 안읽고 살았던 듯 신선하고 깔끔하니 좋았다.

*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 이다혜 지음, 현암사

재작년부터 페미니즘 관련 책들 몇 권 사두고 다 건드리다 말다가 완독한 게 드물다. 작년 연말에 <밀크맨> 북토크 행사때 진행자로 나온 저자를 보고서야 아 맞다, 그 책 마저 읽어야지 했다. 최근에 나온 책보다 역시 난 이 책이 더 좋았다. ^^; 

2월엔 좀 더 많은 문화적 소양(?)을 쌓게 되길 빈다. 전시도 책도 좀 다 보고, 보고프다고 생각한 영화도 좀 놓치지 말고 찾아보길.

Posted by 입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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