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꾸러미
떠나는 꿈
입때
2007. 3. 12. 17:02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하루에 꼭 필요한 만큼의 잠을 자주지 않아서 부족한 잠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가
고약한 채무업자처럼 나중에 덜컥 한꺼번에 그 빚을 받으러 온단다.
그래서 커다란 병이나 피로가 생겨난다나.
달콤한 잠을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나는 부족한 잠을 빚진다고 생각하는 그 개념이 좋기도 하고 가끔씩 하루쯤 "몰아서" 잠을 자면서도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순전히 빚진 잠을 갚는 건강한 행위라는 자부심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엄마의 입원으로 그간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으로 살면서 중간중간 자꾸만 깨어나
시계를 확인하고, 혹시나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건 아닌가 노심초사했던 나날이 이어졌으므로 당연히 그간 잠이 많이 모자랐나보다.
토요일에 엄마의 퇴원이 결정되고 나서
금요일밤에 다시 병원 보호자 침대에서 쪽잠을 잔 것까지 쳐서
원없이 푹 자고 싶다는 바람을 계속 품었더랬는데,
그제 어젯밤, 이젠 엄마가 안방에 누워 계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는지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잠들어 아침에 알람이 울릴 때까지 정말로 시체처럼 쿨쿨 잤다.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뜨고 보니 벌써 아침인 기분...
그러더니 어제는 병원 식사시간에 얼추 맞추느라 일찌감치 아침상 차려드리고 나서 고꾸라져 또 자고 12시 반에 점심상 차려드리고 나서 또 자고....
그렇게 계속 아침잠인지, 낮잠인지 모를 잠을 잤는데
간밤엔 꿈도 꾸지 않더니만--물론 꿈을 꿨어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지ㅎㅎ-- 틈틈이 잘 땐 계속 꿈을 꾸었다.
그것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꿈...
입원과 퇴원할 때 꾸렸던 작은 여행가방 때문인지...
그 여행가방을 들고 내가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어 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가방을 끌며 떠나가는 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깨어나서도, 과연 내가 어디로 떠나려던 길이었을 까 궁금했는데
점심 먹고 나서 다시 잠든 꿈에 그 뒷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국적인 풍경의 어느 길거리 카페.
여전히 여행가방을 옆에 둔 채 나는 지도를 펼쳐놓고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었다.
고흐 그림속 '밤의 카페'의 낮 버전이랄까...
감색 차양이 찬란한 햇살을 가린 탁자엔 작은 꽃화분이 놓여있고
나는 혼자서도 수다스럽고 행복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사실...
4월엔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이번에도 늘 가던 캘리포니아 친구네집이긴 했지만, 비행기값이 제일 싼 2, 3월에 예약을 하고 4월 첫주와 둘째주에 훌쩍 여행을 다녀오려 했는데...
이번에도 왕비마마는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나마 엄마가 퇴원해서 참 기쁘기는 하지만, 여행계획이 틀어져서 속상한 건 또 별도의 이기적인 속상함이다.
그래서 떠나는 꿈은 당분간 다시 꿈속에서나 꾸어야 할 형편.
어젯밤엔 다시 어어지지 않았지만, 오늘밤에 잠들면 또 다시 떠나는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친구와 계획했던 멕시코 칸쿤으로 떠나는 꿈.
하루에 꼭 필요한 만큼의 잠을 자주지 않아서 부족한 잠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가
고약한 채무업자처럼 나중에 덜컥 한꺼번에 그 빚을 받으러 온단다.
그래서 커다란 병이나 피로가 생겨난다나.
달콤한 잠을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나는 부족한 잠을 빚진다고 생각하는 그 개념이 좋기도 하고 가끔씩 하루쯤 "몰아서" 잠을 자면서도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순전히 빚진 잠을 갚는 건강한 행위라는 자부심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엄마의 입원으로 그간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으로 살면서 중간중간 자꾸만 깨어나
시계를 확인하고, 혹시나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건 아닌가 노심초사했던 나날이 이어졌으므로 당연히 그간 잠이 많이 모자랐나보다.
토요일에 엄마의 퇴원이 결정되고 나서
금요일밤에 다시 병원 보호자 침대에서 쪽잠을 잔 것까지 쳐서
원없이 푹 자고 싶다는 바람을 계속 품었더랬는데,
그제 어젯밤, 이젠 엄마가 안방에 누워 계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는지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잠들어 아침에 알람이 울릴 때까지 정말로 시체처럼 쿨쿨 잤다.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뜨고 보니 벌써 아침인 기분...
그러더니 어제는 병원 식사시간에 얼추 맞추느라 일찌감치 아침상 차려드리고 나서 고꾸라져 또 자고 12시 반에 점심상 차려드리고 나서 또 자고....
그렇게 계속 아침잠인지, 낮잠인지 모를 잠을 잤는데
간밤엔 꿈도 꾸지 않더니만--물론 꿈을 꿨어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지ㅎㅎ-- 틈틈이 잘 땐 계속 꿈을 꾸었다.
그것도 이야기가 이어지는 꿈...
입원과 퇴원할 때 꾸렸던 작은 여행가방 때문인지...
그 여행가방을 들고 내가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어 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가방을 끌며 떠나가는 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깨어나서도, 과연 내가 어디로 떠나려던 길이었을 까 궁금했는데
점심 먹고 나서 다시 잠든 꿈에 그 뒷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국적인 풍경의 어느 길거리 카페.
여전히 여행가방을 옆에 둔 채 나는 지도를 펼쳐놓고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었다.
고흐 그림속 '밤의 카페'의 낮 버전이랄까...
감색 차양이 찬란한 햇살을 가린 탁자엔 작은 꽃화분이 놓여있고
나는 혼자서도 수다스럽고 행복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사실...
4월엔 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이번에도 늘 가던 캘리포니아 친구네집이긴 했지만, 비행기값이 제일 싼 2, 3월에 예약을 하고 4월 첫주와 둘째주에 훌쩍 여행을 다녀오려 했는데...
이번에도 왕비마마는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나마 엄마가 퇴원해서 참 기쁘기는 하지만, 여행계획이 틀어져서 속상한 건 또 별도의 이기적인 속상함이다.
그래서 떠나는 꿈은 당분간 다시 꿈속에서나 꾸어야 할 형편.
어젯밤엔 다시 어어지지 않았지만, 오늘밤에 잠들면 또 다시 떠나는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친구와 계획했던 멕시코 칸쿤으로 떠나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