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꾸러미
올빼미족
입때
2006. 10. 30. 00:50
아침형인간이 여러 모로 유리하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얘기가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고, 아침형 인간이 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들도 쏟아져나와
나 같은 저녁형인간, 즉 올빼미족을 민망하게 만든 적도 있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올빼미족 생활을 탈피할 수가 없다.
별로 여유도 없으면서 집 밖에 작업실을 장만했던 건
일의 능률을 올려보겠다는 욕심에 더하여, 나도 한번 '남들 자는 시간에 자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일해보자'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는데
여전히 나는 오전엔 시체처럼 자고, 정오가 넘어야 부스스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 뒤
아침형, 새벽형 인간이 하루를 시작할 무렵에야 잠이 든다.
오후 두어시쯤 작업실에 출근했다가 가끔은 초저녁에, 대부분은 밤늦게 퇴근하는 나의 행태가 몹시 이상했는지, 오피스텔 관리인 아저씨는 어느날 나에게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랬다.
ㅎㅎ
하여간 며칠 전 또 다시 컴퓨터방 형광등을 갈아주시며 아부지가 타박을 하셨다.
도대체 일년에 형광등을 몇개나 잡아먹느냐고...
생각해보니, 자는 방 형광등은 언제 갈았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일하는 방 형광등은 몇달 전에 갈아준 것도 같다.
낮에 일할 때도 시력보호를 위해 형광등은 켜고 컴퓨터 작업을 해야한다고 변명은 했지만
나의 밤일에 대한 타박이 단순히 전기료나 형광등값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내 건강을 위한 것임을 잘 알기에 그냥 말꼬리를 흐렸다.
한밤중에 내 방쪽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걸 보면
부모님은 한숨이 다 나오신다고 한다.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생명 단축시켜가며 (밤에 안자고 낮에 자면 잠의 질이 떨어져 남들보다 일찍 죽는다는 얘기를 부모님은 철썩같이 믿고 계신다 *.*) 왜 꼭 밤에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사실 밤에 일을 하면 오히려 작업시간이 짧다.
간만에 일찍 일어나 낮동안에 일을 해보면 훨씬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도 한밤중의 고요함과 집중력은 낮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밤중에 열심히 일만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때아니게 심취한 블로그질도 해야지, 싸이질도 해야지, 쓸데없이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며 기웃거리기도 해야지...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밤에도 몇 시간씩 허튼 짓을 하고 돌아다니기 일쑤라, 차라리 일찍 잠이나 잘 것을... 하는 후회를 할 때가 많은데도
아침형 인간은 고사하고 시간활용을 제법 잘하는 저녁형 인간이 되려는 노력마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아주 열심히 일을 하고 난 어스름 새벽
귀가 멍해질 만큼 피곤이 느껴질 때쯤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기분은
아침형 인간들이 일찌감치 하루를 시작하는 뿌듯함과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고,
홀로 집에 버려진 이웃 개가 슬피 운다든지 ㅠ.ㅠ 한여름에 이른 새벽부터 매미떼가 울어재낀다든지 하는 문제만 없으면 아침에 잠들어도 제법 잘 잘 수 있으므로
올빼미족 생활 자체에 크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혹시 내 명이 좀 단축되더라도 그건 내가 선택한 삶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아무튼 오늘도 나는 올빼미족의 하루 마감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새벽까지
버틸 요량인데, 밤참 챙겨 먹으러 거실에 나가보니
거의 다 컴컴한 동네에서 우리 집 앞 빌라 맨 꼭대기층에만 불이 환하다.
그러고보니, 늘 거긴 한밤중에도 불이 켜져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올빼미족이 사는 겐가.
뭐하는 사람일지 궁금하면서, 한편으로 반갑다. ^^;;
이따 새벽에 자러 들어가면서 또 한번 확인해봐야지.
아무려나...
지금 깨어서 일하고 있는 모든 올빼미족들에게 축복 있으라!
또 혹시 모르지.
몇십년쯤 후에, 누군가 올빼미족의 일생과 아침형 인간의 일생을 다시 비교평가했는데
올빼미족의 삶의 질도 아침형 인간과 별로 다르지 않다거나 더 월등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올지도. ^__________^
만들기도 했고, 아침형 인간이 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들도 쏟아져나와
나 같은 저녁형인간, 즉 올빼미족을 민망하게 만든 적도 있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올빼미족 생활을 탈피할 수가 없다.
별로 여유도 없으면서 집 밖에 작업실을 장만했던 건
일의 능률을 올려보겠다는 욕심에 더하여, 나도 한번 '남들 자는 시간에 자고 남들 일하는 시간에 일해보자'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는데
여전히 나는 오전엔 시체처럼 자고, 정오가 넘어야 부스스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 뒤
아침형, 새벽형 인간이 하루를 시작할 무렵에야 잠이 든다.
오후 두어시쯤 작업실에 출근했다가 가끔은 초저녁에, 대부분은 밤늦게 퇴근하는 나의 행태가 몹시 이상했는지, 오피스텔 관리인 아저씨는 어느날 나에게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랬다.
ㅎㅎ
하여간 며칠 전 또 다시 컴퓨터방 형광등을 갈아주시며 아부지가 타박을 하셨다.
도대체 일년에 형광등을 몇개나 잡아먹느냐고...
생각해보니, 자는 방 형광등은 언제 갈았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일하는 방 형광등은 몇달 전에 갈아준 것도 같다.
낮에 일할 때도 시력보호를 위해 형광등은 켜고 컴퓨터 작업을 해야한다고 변명은 했지만
나의 밤일에 대한 타박이 단순히 전기료나 형광등값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내 건강을 위한 것임을 잘 알기에 그냥 말꼬리를 흐렸다.
한밤중에 내 방쪽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걸 보면
부모님은 한숨이 다 나오신다고 한다.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생명 단축시켜가며 (밤에 안자고 낮에 자면 잠의 질이 떨어져 남들보다 일찍 죽는다는 얘기를 부모님은 철썩같이 믿고 계신다 *.*) 왜 꼭 밤에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사실 밤에 일을 하면 오히려 작업시간이 짧다.
간만에 일찍 일어나 낮동안에 일을 해보면 훨씬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도 한밤중의 고요함과 집중력은 낮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밤중에 열심히 일만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때아니게 심취한 블로그질도 해야지, 싸이질도 해야지, 쓸데없이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며 기웃거리기도 해야지...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밤에도 몇 시간씩 허튼 짓을 하고 돌아다니기 일쑤라, 차라리 일찍 잠이나 잘 것을... 하는 후회를 할 때가 많은데도
아침형 인간은 고사하고 시간활용을 제법 잘하는 저녁형 인간이 되려는 노력마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아주 열심히 일을 하고 난 어스름 새벽
귀가 멍해질 만큼 피곤이 느껴질 때쯤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기분은
아침형 인간들이 일찌감치 하루를 시작하는 뿌듯함과 아마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고,
홀로 집에 버려진 이웃 개가 슬피 운다든지 ㅠ.ㅠ 한여름에 이른 새벽부터 매미떼가 울어재낀다든지 하는 문제만 없으면 아침에 잠들어도 제법 잘 잘 수 있으므로
올빼미족 생활 자체에 크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혹시 내 명이 좀 단축되더라도 그건 내가 선택한 삶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아무튼 오늘도 나는 올빼미족의 하루 마감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새벽까지
버틸 요량인데, 밤참 챙겨 먹으러 거실에 나가보니
거의 다 컴컴한 동네에서 우리 집 앞 빌라 맨 꼭대기층에만 불이 환하다.
그러고보니, 늘 거긴 한밤중에도 불이 켜져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올빼미족이 사는 겐가.
뭐하는 사람일지 궁금하면서, 한편으로 반갑다. ^^;;
이따 새벽에 자러 들어가면서 또 한번 확인해봐야지.
아무려나...
지금 깨어서 일하고 있는 모든 올빼미족들에게 축복 있으라!
또 혹시 모르지.
몇십년쯤 후에, 누군가 올빼미족의 일생과 아침형 인간의 일생을 다시 비교평가했는데
올빼미족의 삶의 질도 아침형 인간과 별로 다르지 않다거나 더 월등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올지도. ^__________^